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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선을 시작하면 망상이 많아져요.

기자명 법보신문

없애려 하지 말고 알아차려라

Q : 좌선을 하면 망상이 많아서 알아차릴 수가 없습니다. 앉아서 호흡을 보려고 하면 이 생각 저 생각이 꼬리를 물고 계속됩니다. 망상을 없애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A : 망상은 평소의 생각입니다. 그러므로 망상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고 ‘지금 망상을 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망상은 실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에 속하며 법은 경원의 대상이 아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선에서 수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평생을 하고 살아 온 것이 망상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알아차리는 것 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에서는 무엇이나 바라는 것이 없어야 하고 없애려는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좋거나 싫거나에 상관없이 무엇이나 나타난 대상을 분리해서 주시하면 됩니다. 수행 중에 바라는 것은 탐욕이고, 없애려는 것은 성냄입니다. 이것을 모르는 것이 어리석음입니다.

망상하는 것을 알아차릴 때는 대상을 정확하게 겨냥하여 제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렇게 알아차리면 망상은 즉시 소멸됩니다. 그러나 알아차렸는데도 망상이 계속되었다면 알아차렸다기 보다 망상을 즐긴 것입니다. 그러면 끝이 없는 소설을 쓰게 됩니다.

이때 먼저 망상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음에 망상하는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마음 때문에 망상을 했는지 알게 되어 뿌리를 본 것입니다. 뿌리를 보면 근본 원인을 알게 되어 지혜가 납니다. 그런 뒤에 망상한 마음이 일으킨 가슴의 느낌이나 호흡을 주시해야 합니다. 이때 가슴에서 일어난 거칠거나 미세하거나 어떤 느낌이거나 간에 계속해서 주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망상하는 힘이 약해집니다. 망상의 강도가 강하면 가슴의 느낌도 강합니다. 약한 망상을 할 때도 덤덤한 느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때로는 머리의 느낌이 강하면 머리의 느낌을 알아차려도 좋습니다.

망상을 알아차렸다고 해서 망상이 완전하게 소멸된 것은 아닙니다. 망상의 힘은 습관적인 것이라서 늘 강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소멸되었다가 알아차리는 힘이 약해지면 다시 나타납니다. 이때는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망상이 다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가슴이나 머리에서 일어난 느낌을 계속해서 알아차려야 합니다.

망상은 열 번 나타나면 열 번, 백 번 나타나면 백 번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것을 견디지 못하면 인내심이 부족한 것입니다. 망상이 나타날 때마다 알아차리면 알아차린 만큼 힘이 증장됩니다. 이 힘을 키워야 수행의 가속도가 붙습니다. 그래서 망상은 오히려 수행의 힘을 키워주는 스승입니다. 망상이 일어나면 손님이 찾아온 것이므로 정중하게 알아차리십시오.

한국위빠사나선원 지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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