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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불교(人間佛敎)

기자명 법보신문
대만은 어느 나라 보다 작은 나라
그러나 불교 영향력은 세계 ‘으뜸’
산중 불교 탈피 인간 중심 불교로


9월에 들어섰는데도 대만에는 아직 여름의 기운이 많이 남아 있다.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대륙에서는 구할 수 없는 논문 자료를 구하러 대만에 잠시 들렀다. 요번이 벌써 3번째 대만 방문이다 보니 제법 길이 눈에 많이 익다. 대만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대만 사람들은 중국 본토인에 비해 온화하고 여유가 있다. 문화 대혁명을 겪지 않아서 그런지 전통을 아끼고 종교를 존중하는 문화가 잘 정착돼 있다.

국토의 면적이나 인구의 수 만을 놓고 보면 대만은 아시아의 어느 불교국가 보다 왜소한 나라이지만 대만 불교가 가지고 있는 세계적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전세계 그 어느 나라도 감히 무시하지 못한다. 먼저 세계 곳곳에 지사를 두고 다양한 불교 활동을 벌이는 불광산(佛光山) 본사가 대만 까우슝(高雄)에 있고, 재해가 나면 세계 어느 곳이라도 제일 먼저 가서 구호 활동을 하는 자제공덕회(慈濟功德會)가 대만의 화련(花蓮)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불교대장경을 가장 먼저 디지털화해서 세계 불교학자들이 손쉽게 불교 경전을 컴퓨터로 볼 수 있도록 만든 법고산(法鼓山)의 중화불학연구소(中華佛學硏究所)도 대만에 있다.

그런데 이렇게 눈부신 대만 불교의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간불교(人間佛敎)라는 사상적 뿌리가 있다. 인간불교라는 것은 20세기초 타이슈(太虛) 스님이 처음 제창한 것으로, 중국 불교가 그동안 사회와 단절된 채 장례 불교, 산중 불교의 형태로 전락한 데 대한 비판을 던지면서 등장한 사상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 동안 내세(來世) 중심의 불교가 현세(現世) 인간 중심의 불교로 바뀌어져 좀더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타이슈 스님의 사상은 비록 대륙에서는 크게 펼쳐지진 못했지만 얼마 전에 입적하신 인?(印順) 큰스님께로 이어져 대만에서 큰 꽃을 피게 된 것이다.

이런 인간불교 운동은 불법을 전하는 전법 활동 이외에도 교육, 의료, 문화, 출판, 학문 등 여러가지 방면으로 펼쳐 나가게 된다. 대만에서 텔레비전을 켜면 불교 방송만 3군데 채널에서 매일 나오고 있고, 시내 곳곳에 불교 채식 식당이 있으며, 대만 최고의 병원 가운데 하나가 자제공덕회에서 만든 것이다. 불광산만 하더래도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이 대만에 2군데, 미국에 1군데를 세워 놓았다. 나만 해도 불교대장경 컴퓨터 프로그램 CBETA를 무료로 전해 받고 얼마나 대만 불교인들에게 감사했던지 모른다.

한류(韓流)라 해서 우리나라 문화가 중화권으로 영향을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불교만을 놓고 보면 우리는 대만에서 배워할 것들이 오히려 많이 있는 것 같다.

혜민 스님 vocalizethi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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