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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서 알아차릴 수가 없습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졸음과 싸우려 말고 그 반응을 보아야

Q : 좌선을 시작하면 먼저 졸음부터 옵니다. 알아차리려고 해도 졸음이 와서 도저히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졸음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A : 졸음은 수행자가 맞이하는 가장 강력한 손님입니다. 좌선을 할 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손님이 망상, 통증, 그리고 졸음입니다. 그 중에 졸음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졸아버리면 상황이 끝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영화를 보다가 필름이 끊어진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주의해야할 대상입니다.

수행이란 알아차리는 것이고 졸음은 알아차림이 끊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수행자들이 졸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수면욕이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고 싶어 합니다. 또한 졸음이 와서 졸음을 이겨내려고 하면 졸음이 더 강해집니다. 없애려고 하면 반대급부로 더 강해지는 것이 정신세계의 덫입니다. 그러므로 좋아서 잠을 자려고 하지도 말아야 하며 오는 졸음과 싸우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냥 졸음이 오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졸음이 오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했거나, 몸이 피곤하거나, 과식을 한 경우입니다. 또한 알아차릴 대상을 놓치고 멍청한 상태로 있거나, 집중이 강해지고 상대적으로 알아차림이 약해져도 졸립니다. 이런 원인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졸음은 몸으로 인해 생긴 졸음과 마음으로 인해 생긴 졸음이 있습니다. 몸으로 인해 생긴 졸음이 와서 감당할 수가 없으면 눈을 뜨고 바닥을 응시하십시오. 그래도 졸리면 밝은 곳으로 나와서 경행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으로 인한 졸음은 알아차리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알아차릴 대상을 정확하게 겨냥하지 못하면 재미가 없고 싫증이 나서 졸게 됩니다. 재미가 있으면 졸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상이 매 순간 새롭게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볼 것이 많아서 졸수가 없습니다. 특히 호흡을 알아차릴 때는 일어남과 꺼짐 뒤에 있는 쉼에서 졸음이나 망상이 오는 수가 많습니다. 일어남과 꺼짐을 알아차린 뒤에 쉼에서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이때 쉼에서는 움직임이 없으므로 아는 마음으로 여백을 채워야 합니다.

집중이 지나쳐도 졸게 됩니다. 이때는 알아차리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고요함이 강해지면 상대적으로 알아차림이 약해지고 집중의 정도가 지나쳐서 졸게 됩니다. 그래서 대상을 바꾸어서 알아차리는 것이 좋습니다. 집중이 강해져서 졸게 될 때 알아차리려는 마음이 있으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이것이 알아차림과 집중의 부딪침입니다.

졸음이 올 때는 졸음과 싸우거나 좋아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마음과 몸이 졸음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가만히 알아차리십시오. 마음은 나태하고 몸은 무거울 것입니다. 이처럼 끝까지 알아차림만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그 이후에 오는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국위빠사나선원 지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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