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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편향 교사 퇴출시켜야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5.09.27 14:00
  • 댓글 0
김 재 성
백운중 교사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 내실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그 방안 중에는 교사들을 평가하는 교원평가, 즉 부적격 교사를 퇴출시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시도에 대해 다양한 이해집단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원평가를 부담스럽게 생각해 피하고 싶어 하고, 학부모나 정부는 교원평가를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어느 쪽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것인지는 차치하고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교사에 대해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성적 조작, 금품 수수, 성관계 등에 대해서 엄격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두말할 나위도 없는 셈이다.

사회적인 문제의 경중은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종교적인 문제도 경우에 따라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의 정신세계를 다루는 종교는 ‘체험’이라는 독특한 성격으로 인해 그 당사자를 편향된 사람으로 만들고 심하면 집단 간의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의 정신세계는 백지와 같아서 누구라도 그의 정신세계에 들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즉 아이의 뜻과는 다르게 특정의 종교를 주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신적인 폭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폭력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부작용이 오래 간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해야 한다. 특히 왜곡되고 편향되기 쉬운 개인의 종교적 체험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아이에게 특정한 종교관을 주입시킨다면 그 아이의 정신세계 자체가 왜곡될 수도 있다. 한번 왜곡된 세계관과 정신세계는 평생토록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자칫 사회 구성원간의 동질성을 파괴시켜 더불어 사는 의식에 지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부모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이 학부모의 말에 따르며 아이는 A종교를 믿는데, B종교를 믿는 아이의 선생님은 기도로 수업을 시작하고, 다른 종교를 믿는 아이를 선생님 집으로 초청하지 않는 등 아이들을 편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 부모가 이러한 문제를 지적해도 교장은 해당교사에게 주의만 주었을 뿐, 오히려 그로 인해 아이는 더 심각하게 차별을 받고 결국은 전학까지 갔다는 이야기였다. 그 당시에는 우리 교육현장이 어린이의 정신세계에 대한 공격에 이렇게도 무방비였던가 싶어 울분이 나기도 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런 종교적인 문제가 교육현장에서 얼마든지 있을 것임을 미루어 생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종교적인 체험을 경험해본 사람은 말 할 수 없는 신비감과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도 전해주고 싶을 것이다. 또 당장 눈에 보이는 위험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더욱 큰 문제는 공교육기관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사의 일방적인 종교 전파 행위가 헌법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침범하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공교육 현장에서의 종교전파가 지금까지도 별다른 제재 없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공격받고 편향되며 왜곡돼 가고 있는 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할 때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종교에 관해 어떤 영향과 공격을 받고 있는가를 모두가 살펴보아야 한다. 동시에 부적격 교사의 기준에 성적 조작, 금품 수수 등과 함께 특정 종교를 전파하려는 종교 맹신적 행동도 포함시켜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교사들이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편향되게 왜곡시키는 행동을 근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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