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한줄기 보고 만족해 들뜨면 천길 벼랑서 떨어져
빛 한줄기 보고 만족해 들뜨면 천길 벼랑서 떨어져
  • 법보신문
  • 승인 2005.10.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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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 우 자띨라 사야도
지난 10월 19일 한국을 방문한 우 자띨라 사야도는 미얀마 위빠사나를 전 세계에 전파한 마하시 사야도의 제자다.

간화선 위주의 한국불교 정서 속에서의 우 자띨라 사야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난 1988년 서울 승가사를 방문해 위빠사나 수행을 전함으로써 우리나라에 미얀마 위빠사나 수행의 씨앗을 심은 스님이다. 스님의 한국 방문은 올해로 두 번째. 세계 각지에 500개의 분원을 운용하고 있는 마하시 선원에 주석하며 세계 각지서 운집하는 수행인들을 지도하고 있다. 마하시 선원을 찾는 수행인만도 매월 300여명. 그러나 스님은 한국 불자들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스님 스스로 우리나라에 처음 위빠사나 수행을 전파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나라 수행인들의 심지 굳건한 발심 때문이다.

밥 맛있다 느끼면 번뇌 몰려

위빠사나 수행에서 ‘알아차림’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양을 할 때 공양 하는 그 자체를 알아차릴 뿐입니다. 이 노력을 하지 않으면 밥이 맛있다, 없다. 이 반찬은 맛있는데 저 반찬은 맛이 없다는 분별에 따른 번뇌가 밀려오고, 급기야는 다음 공양 때 맛있는 반찬만을 찾게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그 맛있는 밥과 반찬을 얻기 위해 욕심을 부리며 또 다른 번뇌를 불러 오고 맙니다. 이런 악순환을 거듭하면 결국 집착은 끊기지 않습니다. 일정 공간 속에서의 정진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알아차림’에 집중 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알아차림’은 번뇌를 차단 할 수 있는 요건을 형성해 줍니다.”

위빠사나에서의 적정은 어떤 경지입니까?
“출감한 사람의 경우 감옥에서 나온 순간 모든 고통이 사라진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문둥병 환자 역시 병이 치유되면 그간의 고통이 사라진 느낌을 받습니다. 적정도 이와 같이 고통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다만 비유한 것과 다른 것은 고통이 사라진 느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통이 완전히 소멸된 상태가 최고의 적정이라는 것입니다.”

적정은 모든 고통 소멸된 상태

적정을 체험한 수행인은 깨어난 이후부터 번뇌를 일으키지 않습니까?
“근기에 따라 다르다고 보아야 합니다. 좀 전에 말한 적정은 적어도 아라한과를 증득한 사람의 경우입니다. 굳이 세부적으로 말하면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등의 경지서 이루는 적정은 차원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다원도를 증득한 사람이 규칙적인 수행을 하지 않으면 수다원과에 도달하기 어렵고, 사다함도를 증득한 사람이 수행하지 않으면 사다함과에 오르기 어려우며, 아나함도를 증득한 사람이 수행하지 않으면 아나함과를 얻지 못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아나함을 지나야 아라한의 도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왜 부처님 경지를 목표로 하지 않고 아라한 경지에 머무르는지를 의아해 하는 불자가 많습니다.

“한국과 미야만에서 인식하는 아라한이 약간 다른 듯 합니다. 물론 문화와 수행 풍토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겁니다. 위빠사나 수행의 궁극의 목적은 닙바나(열반) 성취입니다. 갈애로부터 벗어나 탐진치가 불타서 완전히 소멸된 상태에 이른 것을 열반이라 합니다. 유여열반(有餘涅槃) 측면에서 볼 때 최초로 열반을 경험하면 수다원의 경지가 되는 것입니다. 아라한과는 모든 고통과 번뇌가 끊긴 상태입니다. 벽지불과 아라한, 부처님이 이 경지에 올랐습니다. 다만 아라한에 비해 부처님은 공덕이 다릅니다.”

최고의 적정(열반)에 이른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닙바나의 상태는 몸과 마음의 대상을 알아차리다가 몸과 마음이란 대상이 사라진 상태를 말하므로 인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느 정도의 닙바나인지는 결국 깨어나서야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스승의 점검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다함, 아라한이라는 도과는 일종의 깨달음의 정신적 상태를 이르는 말이지 무슨 자격증 시험에 합격해 얻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닙바나는 있어도 닙바나를 얻은 사람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념처경에 7년, 혹은 7일이면 아라한이나 아나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준 설정이 무리지만 이 번 생에서 처음으로 발심한 사람도 아라한이 될 수 있습니까?

“경험으로 미뤄볼 때 한 번의 원력으로 아라한과를 얻기란 쉽지 않지만 수다원과는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수다원과 단계만도 의심이 없는 상태입니다. 불선업을 짓지 않고 선업만을 지어갈 수 있기 때문에 사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경전서 전하는 천상의 세계는 따로 존재합니까?
“존재하기에 부처님이 설하신 것입니다. 수행인이 죽는 순간까지도 정진의 끈을 놓지 않으면 천상에 태어날 수 있고, 목건련 존자처럼 수행력이 높은 사람은 현 생에서 천상을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앞 일 예견한다고 흡족해 말라

식물도 생명을 다하면 천상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식물은 선업이니 불선업이니 하는 업이 없기 때문에 윤회하지 않습니다. 일종의 종자 번식 원리에 따라 씨앗을 띄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을 뿐입니다. 윤회의 근본 핵심은 업입니다.”

위빠사나 수행 하는 분 중에는 특별한 빛을 보거나 몸이 날아 갈 듯 가벼워진 느낌을 받은 분들이 많습니다.

“수행 중에 빛을 볼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이 빛을 보고 흥분해 만족해 한다면 이는 아직 먼 사람입니다. 기쁨과 평온에 대해 우리는 주의해야 합니다. 빛을 보는 것은 물론 몸의 가벼움과 마음의 고요함을 경험했을 때, 여기에 들떠서 자신이 특별한 깨달음을 성취했다고 생각하고 수행을 그만 두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이러한 정신적 즐거움에 집착한다면 이는 잘못된 길로 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알아차림’이 예리하면 앞일을 내다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데 맛 들이면 이 또한 잘못된 길을 걷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 이른 분들은 스승으로부터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수행 열정은 한국불자들이 그 어느 나라보다 높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이번 생에 아라한 경지는 아니더라도 ‘수다원과’를 얻겠다는 각오로 수행에 임하기를 바랍니다.”

우 자띨라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위빠사나와 간화선의 공통점은 아마도 두 수행법이 지향하는 목표일 것이다. 위빠사나는 ‘닙바나’ 즉 ‘열반’을, 간화선은 ‘확철대오’ 즉 ‘깨달음’이다. 그렇다면, 미얀마 불교의 ‘닙바나’와 우리 선가의 ‘깨달음’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미얀만의 ‘적정’과 선가의 ‘성성적적’ 근본은 다른 것인가? 그러나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일단 고수(?)들에게 맡기기로 하자. 우리는 어떤 수행법을 택하든 스님의 당부처럼 이 생에서 ‘수다원과’를 얻는 데만도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다원과를 얻은 사람은 적어도 일곱생 이내에 아라한과에 오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채한기 기자



우 자띨라 사야도는

일곱 살에 출가한 ‘고귀한 스승’



1935년 11월 미얀마 북부 민창 카야인까또 마을에서 태어난 스님은 일곱 살에 출가해 열 살에 ‘자띨라’라는 법명으로 사미가 되었다. 1953년 위사린다 사야도를 비롯한 저명한 스승 아래서 팔리 경학을 배운 후 정부가 주관하는 아비담마 시험, 하위 경전 시험과 율장 시험에 합격했다.

1955년 구족계를 받은 스님은 정부 종교성주관의 삼장과 연관된 상급 시험을 합격함으로써 1961년 사사나다자 시리빠와라 담마짜리야(율 팔리 박사)라는 명호를 얻었으며 2000년에는 정부가 수여하는 악가마하 까맛타나짜리야(고귀한 수행 스승)훈장을 받았다. 이후 1966년 양곤 마하시 사사나 센터에서 마하시 선사 지도 아래 수행에 전념한 후 현재는 미얀마 마하시 법사 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위빠사나 선원의 묘원 지도법사가 편주해한『큰 스승의 가르침』(행복한 숲),『보니, 거기 세상이 있다』(행복한 숲)를 보면 스님의 가르침을 좀더 상세히 전해들을 수 있다.

한국위빠사나선원-현정사서 지도

우 자띨라 사야도는 10월 28일부터 11월 10일까지 14일간 한국 위빠사나 선원이 진행하는 집중수행에 참여해 한국 불자들을 지도한다. 또한 우 자띨라 사야도는 11월 12일부터 20일까지 총 9일 동안은 경북 영주 여래산 현정사에서 수행지도한다. 문의: 02)512-5258, 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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