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 순치황제 출가시

기자명 법보신문
황금 백옥만 귀한 줄 알지 마소
세상일 백년이 하룻밤 꿈 같구나


곳곳이 총림이요 도처에 밥이거늘/ 발우 들고 가는 곳에 밥 세 그릇 걱정하리!/ 황금과 백옥만이 귀한 줄 알지 마소./ 가사장삼 얻어 입기 무엇보다 어렵다네!

내 자신 이 국토의 주인 노릇 하느라고/ 나라와 백성 걱정 마음만 더욱 시끄럽네./ 백년을 산다해도 사는 날 삼만 육천/ 풍진 밖 이 산 속의 반나절에 비교하리!

당초에 부질없는 한 생각의 탐욕으로/ 가사 장삼 벗어 치우고 곤룡포(袞龍袍)를 감게 됐네/ 이 몸은 그 옛적에 서천축 스님인데/ 그 어떤 인연으로 제왕가에 떨어졌나

이 몸을 받기 전에 무엇이 내 몸이며/ 세상에 태어난 뒤 내가 과연 뉘이런가./ 자라서 사람 노릇 잠깐 동안 내라 더니/ 눈 한번 감은 뒤에 내가 또한 누구런가

세상 일 백년간은 하룻밤 꿈과 같고/ 수만리 산과 들은 한판의 바둑일세!/ 대우씨는 9주 긋고 탕임금 걸을 치며/ 진시황이 6국 먹자 한태조 새터 닦네

자손은 제 스스로 살아갈 복 짓고 받나니/ 후손을 위한다고 소와 말 노릇 그만 하소/ 유구한 역사 속에 많고 적은 영웅들이/ 산과 언덕 사방 위에 한줌 흙 되었다네!

올적에는 기뻐하고 갈 적에는 슬퍼하나/ 덧없는 인간 세상 한바퀴 도는 걸세/ 애당초 안 왔으면 갈 일도 없을 텐데/ 기쁜 일없을 진데 슬픈 일인들 있을 손가!

나날이 한가로움 스스로 알 것이니/ 이 풍진 세상 속에 온갖 고통 여의고/ 입으로 맛들임은 시원한 선열경계/ 몸 위에 입는 것은 누더기 한 벌뿐이로다!

사해와 오호에서 가장 높은 손님 되어/ 부처님 도량에서 마음껏 노닐 적에/ 세속을 떠나는 일 쉽다고 하지 마오/ 숙세에 쌓아놓은 선근 없인 아니되네!

지나간 18년간의 일 자유라곤 없었는데/ 땅 뺏는 큰 싸움을 어느 때 그치려나/ 내 이제 손을 털고 산 속으로 돌아가니/ 천만가지 근심걱정 아랑곳 할 것 없네!


순치황제는?

순치황제는 곧 세종으로 6세에 황제의 자리에 올라 24세로 죽을 때까지 18년의 재위 기간 동안 만주와 중국을 통일한 역대 최고의 황제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전생에 인도의 수도승이었는데 그 나라 임금의 폭정에 백성들이 시달리자, 선정 가운데 ‘내가 왕이었다면 백성을 위하여 왕도로서 정치를 할 것이거늘’ 하고 찰나 생각을 한 인과로 중국의 제왕이 되었다는 얘기도 전한다.
순치황제가 이 출가시와 함께 오대산 청량사로 출가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역사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