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타 수행의 달인 미얀마 파욱 사야도
사마타 수행의 달인 미얀마 파욱 사야도
  • 법보신문
  • 승인 2005.11.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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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온 봐야 삼법인 자각
집중 없는 위빠사나 무의미
사마타 정진 없이 위빠사나 수행 못해
중음세계 없고 식물은 윤회할 수 없어


초기불교 수행의 강국인 미얀마에서도 최고의 수행자로 손꼽히는 파욱 아친나 사야도(70)가 최근 방한했다. 서울 홍원사가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고 또 직접 호흡관을 중심으로 한 집중수련을 지도하기 위해서다.

파욱 사야도는 최근 널리 확산돼 있는 마하시 계통의 위빠사나 지도자가 아니라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미얀마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돼 있는 사마타 수행의 ‘절대 고수’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위빠사나가 몸, 느낌, 마음, 마음의 대상이 변함을 관(觀)하는 것이라면 사마타는 호흡 등 특정한 무엇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하시 계통에서 사마타를 그리 중요시 하지 않는 것과는 달리 파욱 사야도는 깊은 사마타 수행 없이 위빠사나를 제대로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수행자가 오온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면 무상, 고, 무아를 분명하게 지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오온을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무상, 고, 무아를 본단 말인가? 오온을 보지 않고 수행한다면 그것은 단지 위빠사나를 암송하는 것일 뿐이고 위빠사나는 아니다. 실재 위빠사나만이 궁극적인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파욱 사야도의 견해는 그의 독특한 수행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미얀마 힌타다에서 태어난 파욱 사야도는 10세에 출가해 아친나라는 법명을 받고 20세에 비구계를 받았다. 1956년 사설법사 시험에 통과해 법사가 된 그는 이후 본격적인 수행의 길로 접어들었다. 처음 마하시 사야도와 우 판디타 사야도의 지도 아래 위빠사나 수행을 시작한 그는 얼마 후 옛날 수행자들이 그랬듯 숲속 수행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파욱 사야도는 지수화풍 사대를 관찰하는 수행을 탄린 사야도로부터 배우고 쉐테인도 사야도로부터는 입출식념을 지도받으며 사마타 수행을 크게 매료되기 시작했다. 파욱 사야도는 이러한 내용이 그 자신을 비롯한 몇몇 사람의 경험이나 새롭게 발견된 방법이 아니고 경전, 청정도론, 아비담마 주석서에 나오는 정통수행법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파욱 사야도와의 일문일답.
사마타(집중) 수행을 왜 강조하는가?
“정신과 물질 그리고 그 원인을 완전히 식별한 후에 위빠사나 수행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신과 물질의 연기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정신은 물질의 변화보다 16배 이상 빠르게 일어난다. 따라서 이것을 식별하려면 깊고 아주 강한 집중이 필요하다. 사마타는 삼매를 일으키고 삼매에서 나오는 그 강한 집중력으로 이것을 식별해야만 무상, 고, 무아를 통찰할 수 있고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

집중수행으로 사선정을 얻은 후 곧바로 무상, 고, 무아를 체험해서 열반을 얻지 않고 왜 위빠사나를 수행하나?
“모든 것이 무상이고 고통이며 무아임을 깨닫는 것이 진짜 위빠사나다. 수행자는 12연기를 알지 못하고 각 단계의 통찰지로 12연기를 꿰뚫어 보지 못하면 윤회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궁극적인 열반을 위해서는 위빠사나 수행을 해야 하고, 사마타수행은 이러한 위빠사나를 잘하기 위해서다.”

마음집중이 잘되면 초능력이 생기고 몸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데?
“많은 종류의 고통이 있다. 이중 이전의 업으로 생기는 고통은 부처님도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지수화풍 4대의 불균형으로 일어났다면 이는 고칠 수도 있다.”

자애관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는?
“나와 남과 삼라만상을 위해 축원하는 자애관은 내 안의 증오심을 없애고 수행이 잘 되도록 돕는다. 그렇기 때문에 붓다께서도 비구들에게 자애관을 강조했고 파욱 수행센터에서도 자애관을 반드시 수행토록 하고 있다. ‘한 아들을 가진 어머니는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면서까지 완벽한 자애심으로 아들을 보호한다. 그래서 비구는 어머니와 같은 태도로 모든 존재에게 자애심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한 붓다의 말씀을 새겨들어야 한다. ”

죽은 다음에 일정기간 머문 뒤에 다음세계로 간다는데?
“통찰지로 연기를 식별할 때 중음(中陰)의 삶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 업에 따라 죽으면 바로 하늘에 태어나기도 하고 업에 따라 죽은 후에 곧바로 지옥으로 간다.”

삼매에 들면 수레 500대가 지나가도 모른다고 그랬는다데 정말 그런가?
“그렇다. 삼매에 머물러 있으면 모든 것이 차단된다. 그러나 삼매 상태에서 마음을 내 무엇을 관하고자 하면 관할 수 있다.”

삼매에 있는 동안 붓다를 볼 수 없지만, 신통력으로 붓다와 담마를 논하기 위해 붓다를 만날 수 있는가?
“할 수 없다. 신통력 중의 하나가 숙명통이다. 수행자가 이 신통력을 가지고 과거 생에 붓다를 만났다면 그것은 새로운 경험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으로 본 것이다. 또 과거 생에 담마(法)를 논했다면 이 역시 과거의 질문과 대답이지 새로운 질문과 대답은 아니다.”

화두를 통해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는 간화선을 사마타 수행으로 볼 수 있는가?
“간화선에 대해 잘 몰라 뭐라 말할 수 없다. 다만 『청정도론』에는 사마타로 명명할 수 있는 40가지 수행주제가 명확히 제시돼 있는데 화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요즘 식물도 공포나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나무도 윤회의 대상인가?
“모든 물질에서는 지, 수, 화, 풍, 색깔, 냄새, 맛, 영양소 등 8가지 궁극의 물질을 식별할 수 있다. 그리고 생명이 있는 것에는 생명요소라는 게 하나 더 있다. 그러나 나무에서는 이것이 없다. 이는 식물이 윤회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사진설명>열반은 윤회의 괴로움으로부터 자유이고 생로병사의 끝이라는 파욱 사야도. 그는 우리가 여러 가지 괴로움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수행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왜 수행을 해야 하나?
“불교의 목적은 열반이다. 열반은 정신과 물질의 소멸이다. 열반에 도달하기 위해서 우리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 등 삼독이 없는 건전한 정신 현상과 삼독에 기초한 불건전한 정신현상 둘 다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생로병사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열반은 윤회의 괴로움으로부터의 자유이고 생로병사의 끝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가지 괴로움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수행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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