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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석주 스님 (1909-2004)

기자명 법보신문

20세기 한국불교사의 증인

2004년 11월 14일 입적
총무원장 등 요직 역임
왜색불교청산 이끌어
역경-어린이 포교 견인


석주 스님은 그 자체로서 20세기 한국불교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격동의 세월을 온 몸으로 겪었던 인물이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정화 등 지난하기만 했던 100년의 한국불교사가 스님의 삶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석주 스님은 경술국치 바로 전해인 1909년 경북 안동의 신심 깊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15세 되던 해인 1923년 “형제가 다섯이나 되니 한 명은 절에 보내야 한다”는 집안의 결정에 따라 선학원에 주석하던 남전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면서 불문에 귀의했다. 이후 6년 간의 행자 생활을 마친 스님은 1928년 부산 범어사에서 남전 스님으로부터 사미계를 수지했으며, 49년 비구계를 받았다.

어린 나이에 불문에 귀의했지만 스님은 어느 수행자 못지 않게 뛰어난 면모를 보였다. 오대산 상원사, 금강산 마하연, 덕숭산 정혜사, 묘향산 보현사 등 전국의 제방 선원을 돌며 당대의 선지식을 찾아 수선안거를 하며 목숨을 건 참선 정진을 거듭했다. 특히 당대의 선지식이라 칭송 받던 남전, 만공, 석두, 도봉 스님 등을 시봉하며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수행에 전념하던 스님은 1958년 불국사 주지에 임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종무행정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63년 대한불교 청소년교화연합회 총재, 71년 제 7대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또 80년 중앙승가대 초대 학장으로 재직했으며, 84년 다시 조계종 총무원장과 조계종 제도개선촉진협의회 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종단이 누란의 위기에 휩싸일 때마다 주요 요직을 맡아 종단이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1994년 종단이 위급에 처해 있을 때 선뜻 개혁회의 의장을 맡아 종단 개혁의 버팀목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스님이 평소 보살처럼 온화하면서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파사현정의 진면을 보인 것은 한용운 스님 등 선각자들과의 교유에서 다져진 올곧은 성품때문이다.

스님은 또 용성 스님을 시봉하면서 역경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이에 스님 역시 경전의 한글 번역을 통해 불교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다. 특히 61년 5월 현 동국역경원의 전신인 법보원을 설립, 『열반경』, 『법화경』,『유마경』, 『육조단경』등을 한글로 번역했으며 64년 운허 스님과 함께 동국역경원을 설립, 한글대장경 편찬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스님의 포교에 대한 남다른 활동은 어린이 포교로도 이어졌다. 종단이 어린이 포교에 역량을 투입하지 못했던 1965년 스님은 칠보사에 어린이회를 창립, 어린이 포교의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또 총무원장으로 재직하던 1975년, 부처님오신날을 처음으로 공휴일로 지정하도록 노력을 기울여 부처님오신날을 국민적 축제로 만든 주역이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다.

평생을 종단의 개혁-역경-어린이·청소년 포교에 온 몸을 바쳤던 석주 스님은 1983년부터 칠보사 조실로 활동하다 2004년 11월 14일 입적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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