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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의 지혜

기자명 법보신문
분별에서 오는 지식 온전하지 못해
옳고 그름 초월한 지혜 볼 수 있어야



이 세상은 본래로 완벽하고 완전하다. 온전한 지혜가 이 세상을 움직이는 근원에 흐르고 있다. 이 법계 어느 구석에도 애초부터 불완전하게 삶을 부여받은 존재는 없다. 사람들도 그렇고 동물, 식물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일체 모든 존재는 모두가 제 삶의 몫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러나 단 하나, 사람들의 욕심과 분별에서 오는 관념이 그런 법계의 여법한 모습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생각과 분별의 지식에서 나온 답만을 찾고 있다. 대자연 법계의 답변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머리로 짜낸 답을 기다리고 있다. 대자연 법신은 옳고 그르고를 나누지 않은 무분별의 절대 긍정의 답을 항상 나투고 있지만, 아직 사람들은 그 법계의 답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짜내어진 답을 더 올바른 것으로 믿고 있다.

이제 인류가 그동안 해 왔던, 과학 산업 발전이 만들어낸 대량살상,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패턴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 당장에는 편안하고 편리할지 모르지만 분별지가 만들어 낸 과학과 산업의 발전은 더 큰 불안과 전 지구적이고 총체적인 위기만을 남겼을 뿐이다.

우리 머릿속에서 나온 이 분별의 지식은 단지 작은 편리를 가져왔을지언정 평화와 지혜를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이제 그런, 옳고 그른 두 가지로 나누고 그 가운데 옳음을 선택하는 그런 분별의 지식은 놓아 버릴 때가 되었다. 그로인해 세상이 더럽혀지고, 온 우주가 시름시름 앓고 있다.

예를 들어, 몸의 어느 한 부분이 좋지 않다고 하면 그 부분만을 보고 약 처방을 해 주지만, 그건 내 몸 전체적인 문제이지 그 부분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세상의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만을 보고 그것만을 임시방편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을 생각하지 전체적인 통찰의 지혜를 닫아 버린 지 오래다.

온 우주는 어느 하나 서로 깊은 인연관계 속에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 모든 존재며 생명들은 어느 하나 중하고 천할 것도 없이 서로가 서로를 살려주는 온전한 진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삶의 모든 문제를 풀어내려면 온 우주 법계 전체를 보아야 하고 전체적인 통찰의 지혜가 절실하게 요청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람들은 인간만이 중하고 자연은 그렇지 못하다거나, 대자연을 훼손시켜 개발하는 것은 옳고 가만 놔두는 것은 그르다거나 하는 등의 나뉨과 분별에서 오는 지식들만을 최고의 가치로 알고 살아왔다. 신과 인간을, 인간과 자연을, 나와 너를 나눌 것이 없고, 더 옳고 그른 가치를 따질 것 없는 무분별의 지혜는 무시해왔다. 차별 없이 모든 존재가 다 옳고 다 중하며 전체가 그대로 진리의 나툼인 그런 대자연 법신의 무분별지는 안중에도 없다.

그런 모든 분별에서 오는 지식은 온전하지 못하다. 옳고 그름을 나누지 않고 그 둘의 양 변을 초월하는 전체적인 지혜, 전일성을 바탕으로 하는 지혜, 그러한 법신 부처님의 반야 지혜야말로 오탁악세의 인류가 가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분별의 양 변을 버리고 무분별의 중도 지혜를 따르라. 인간의 극단으로 치닫는 분별지를 버리고 이 우주법계의 함이 없는 무위의 무분별지를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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