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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논란을 지켜보며

기자명 법보신문
건전한 비판도 때-장소 가리는 법
남 지적 이전에 자신 먼저 돌아봐야


지난 몇주간 황우석 교수님과 관련된 사건과 논쟁들을 인터넷과 언론 매체를 통해 쭉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황우석 교수님께서 연구하시는 분야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전문적 지식이 없는지라 뚜렷하게 뭐라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분의 과학적 연구가 특종을 찾는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의해 시사화되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여러 언론기관들의 분주한 여론몰이, 또 그것을 막고 수습해 보려는 다른 한쪽 언론기관들의 발빠른 사설과 기사 그리고 그 글들 아래에 적힌 네티즌들의 무수한 댓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래 특종을 잡아야만 하는 것이 언론인이라는 직업의 속성이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대중들로부터 가장 주목 받는 이를 선정해 그 사람의 허점을 파헤치는데 분주했다. 우리나라 언론이 황우석 교수님을 마치 대한민국의 절대 영웅으로 치켜 세운지가 채 1년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변심을 해서 그를 비윤리적이고 논문 조작의 가능성이 있는 사기꾼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어떤 때는 앞다투어 띠워 주었다가 어느 때 가서는 한없이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언론기관들의 특종을 향한 얄팍한 관례를 종종 보아왔지만 그 불똥이 연예인이나 정치가가 아닌 과학자에게도 튀게 될 줄은 몰랐다. 더욱이 시간이 지나면 학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전문가들 사이에서 황교수님 논문의 진위가 판단 될 일을 가지고 비전문가가 나서서 방송을 통해 따지는 대담성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황 교수님을 향해 비판을 가한 방송 프로그램이 다른 방송사에 의해 비판을 받았다. 그 결과는 아시다시피 아이러니의 연속이었다. 윤리적인 문제를 이유로 황 교수님 비판을 한 본인들이 정작에 취재 과정에서 비윤리적 행동을 한 것이 드러나 버린 것이다. 거기다가 취재전에 결론을 이미 정해 놓고 쑤셔넣기식 취재를 강행한 것이 밝혀지니 황 교수님의 논문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한 본인들이 오히려 사실을 조작해 버린 셈이 돼버렸다. 이 얼마나 창피한 노릇인가.
이 세상에는 100% 객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권력자나 언론인들이 객관인 것 처럼 말을 한다고 해도 그 이면에 얽혀있는 파워의 함수 관계를 이제는 일반 국민들도 알아 버리고 말았다. 이번 사태는 특종과 시청률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비판부터 해놓고 카메라 뒤로 숨을 수 있었던 언론이 일반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너무 우습게 본 데서 발생한 사건이 아닌가 싶다.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는 너무나 쉽다. 그러므로 타인에게 잘못이 있다고 손가락질 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에게 그 잣대를 한번쯤 적용해본 다음에야 손가락질 할 수 있는 법이다. 다른 사람에게 정말로 도움이 될 비판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려서 언론을 통해 사회적 이슈화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되지 않았을까? 공개적 망신을 주고 나서 그것으로 본인이 이득을 보려한다면 그 구업이 다시 돌고 돌아 그 사람을 곤경에 빠트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다. 삶은 돌고 도는 법인데, 이제 비판한 자가 오히려 비판대에 올라 섰으니 지금 그들의 심정은 어떠할지 사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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