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박사, 상처입었지만 세계적인 학자”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6.01.16 09:00
  • 댓글 0

특별기고-‘황우석 지지’ 강경구 의학박사

2005년은 희망의 한 해였다. 우리에게 다가온 희망은 선진국의 이미지였다.
세계적인 과학자를 갖고 있다는 자부심이 온 국민을 흥분시켰다. 귀에도 생소하던 ‘줄기세포’란 단어와 함께 단아하게 생긴 한 교수님이 우리들을 매혹시켰다. 아 그렇게도 고생스럽던 후진국의 시절부터 우리가 꿈꾸어 왔던 일류 국가의 이상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도 삼성이나 현대 같은 기업 외에 정신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뿌듯함, 그 충만한 가슴이 우리를 설레게 한 것이다.

줄기세포란 것이 단순한 화학물질의 발명이었으면 적이 설레임이 덜 하였을 것이다. 그게 아니고 그 세포에서 각종 신체 장기가 자라나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 그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한 마취와 도취와 환상과 몽상은 정부 당국과 언론 매체가 주도하였다. 1-2개월 사이에 한 연구실 과학자는 세계적인 유명인사로 급부상하였다. 불경기라 좌절 속에 헤매던 한국인들은 자신의 희망을 대리 충족시켜 줄 우상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른바 천운과 지리와 인화의 삼재가 들어맞은 시간이었다. 엄청난 액수의 연구비가 언론에 보도될 때에도 국민들은 자기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것도 잊은 채 열광적으로 환호하였다.

그러나 꿈은 사라지고. 노래 가사처럼 이제 참담하게 꿈은 깨졌다. 깨어진 호박덩이를 보며 욕을 퍼부어 대는 흥부마누라들이 온 나라에 넘쳐 나고 있다. 누구는 정부를 욕하고 누구는 정치인, 누구는 언론 매체를, 누구는 네티즌들을 비난하고 있다. 사람들끼리 불신과 증오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흥분이 배신으로, 희망이 절망으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국민 전체가 추락하였다.

이제 어디에 정을 붙이고 살아야 하나? 다만 독일 월드컵이나 미치도록 잠 설치며 소리 질러 볼까? 정치도 같잖고 과학은 끔찍하며 귄위는 가증스럽다. 정치는 무관심, 권위는 불복종, 상호 불신, 말초적 쾌락 추구 등등 홍수처럼 쏟아져 다닐 것이다. 이러한 난국은 누구를 탓하기 앞서 우리가 맹렬하게 반성하고 스스로 겸허해야 한다. 황 교수를 마녀사냥하듯이 욕해선 안된다. 책임자라고 가혹하게 몰아부쳐서는 안 된다. 황 교수만 제거하고 생명공학은 지원하자는 이론도 그를 희생양으로 공식화하려는 주장일 뿐이다. 황 교수는 이용당한 인물이다. 황 교수 사태는 학문적 사건이 아니다. 정치적 사태임을 직시하여야 한다. 미래 비전을 주려는 정치적 게임에 올려진 배우에 불과한 것이다. 배우를 희생하는 연극은 안 된다. 황 교수 제거의 음모는 있을 수 없다. 황 교수는 상처를 입었지만 세계적인 학자이다. 영웅을 죽이고 이득 보는 소인배들이 날뛰어서는 안 된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군사들을 막아낸 것은 의주의 임경업 장군이었다. 그 때 정권을 잡고 있었던 것이 김자점이었다. 임경업의 승리로 인하여 정치 생명이 위태롭게 되었다. 그러한 그가 궁지에서 벗어나려고 임금의 교지를 날조하여 임 장군에게 사약을 내렸다.

장군은 억울하게 죽었고 조선은 마침내 청나라에게 굴복하였다. 영웅을 죽이려는 음모가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민중은 영웅을 원한다. 영웅은 위대하다. 영웅이 죽어서는 안 된다.


강경구 박사는 서울대 의학박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창녕서울병원 내과부장이다. 선재마을의료회 창립회장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