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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共鳴)의 법칙

기자명 법보신문
남의 흉 볼때 내 안엔 똑같은 흉 있기 마련
염불·진언은 부처의 진동 따라하는 수행


피아노나 기타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다 보면 가끔씩 재미있는 현상을 목격할 때가 있다. 피아노의 어떤 건반을 누르고 나서 그 피아노 소리와 비슷한 음정을 사람 목소리로 내고 있으면 건반에서 손을 떼어도 피아노의 현이 계속해서 울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기타를 마주 보면서 둘이 연주하다가 한 기타가 연주를 멈춘 상태에서 맞은편 기타가 기타줄 5개중 하나를 세게 치면 맞은편 기타의 똑같은 줄이 진동하면서 울리는 현상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현상을 과학자들은 공명(共鳴)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같이 울리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공명 현상은 이 세상 모든 물체가 일정한 진동수로 진동한다는 법칙에 근거를 둔다. 피아노 건반 소리의 진동수와 사람 목소리의 진동수가 비슷하게 일치되었을 때 둘 중 하나의 소리가 멈추어도 남아 있는 하나의 소리가 멈춘 대상을 진동시켜 같이 울리게 한다는 법칙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아무리 큰 소리가 난다 하더라도 그 주변에 같은 진동수를 가진 물체가 없을 경우에는 혼자 소리가 날 뿐 그 주위에는 아무것도 같이 공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런데 딱딱하기만 한 과학의 법칙 같지만 실제로는 이 원리가 우리의 삶에 바로 적용이 된다.

내가 다른 사람의 흉을 잡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의 어떤 부분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십중팔구 내 안에도 그 사람의 결점과 일치하는 무언가가 똑같이 진동하고 있다. 만약 내 안에 같은 결점이 없다면 다른 사람의 흉이 내 의식의 레이다망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나를 괴롭힌다거나 그 사람의 흉을 보기까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너무 잘난 척해서 싫다고 흉을 본다면 사실은 본인도 무척이나 잘난 척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와 반대로 우리가 존경하는 인물을 만나거나 불보살님을 염불을 통해 생각하고 있으면 내 마음에 비친 존경하는 이가 가지고 있는 품성이라던가 불보살님의 자비로운 마음이 내 마음속에서 똑같이 진동을 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처럼 점점 변해 가는 것이다.

사실 밀교에서 하는 진언(眞言) 수행도 이런 공명의 법칙과 관련이 있다. 지금 내 모습이 부처님 같지 않더라도 모든 중생은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불성의 진동수를 가지고 있는 진언으로 계속해서 염을 하고 있으면 내 안의 불성의 진동수도 같이 공명하면서 언젠가는 부처님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명의 법칙을 잘 이용하다 보면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일의 능률이 몇 곱절로 돌아오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같은 진동수의 소리가 동시에 두 곳에서 울리게 되면 그 진동의 진폭은 배(倍)가 되기 때문에 그 만큼 힘이 강해지는 것이다. 간혹 가벼운 돌풍에도 쉽게 무너지는 다리들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람이 그 다리를 치면서 다리의 진동수와 공명하는 경우에 발생한다고 한다.

기도나 좌선을 혼자 하는 것 보다 여러 명의 사람들과 같은 시간에 같이 하는 것이 서로의 힘을 받아 더 크게 진보 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공명의 법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혜민 스님 vocalizethi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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