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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금룡 스님(1892~1965)

기자명 법보신문

비구니 법맥 이은 대강백

1965년 1월 19일 입적
비구에게 입실 첫 비구니
장좌불와-오후불식 실천
출가자 본분사 강조


‘항상 계행을 스승으로 삼아 만법도생 하는데 조금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한국불교 비구니계 3대 강백 중 한 명인 월광(月光) 금룡(金龍) 스님. 이사(理事)를 겸비한 덕망 높은 스승으로 추앙 받고 있는 금룡 스님은 한 평생 방일을 경계하고 계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후학양성에 전념하는 동시에, 스스로 일상생활에서 출가자의 본분사를 다하는 것으로 모범을 보이며 비구니계를 이끈 입지전적 인물이다.

금룡 스님의 속성은 정씨. 부친 동래 정씨 명원, 모친 안동 장씨 성우 사이에서 1892년 6월 태어났으며, 2남 3녀 중 셋째로 딸로는 맏이이다. 스님은 불교경전을 손수 베껴 쓰는 신심 깊은 불자였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불교적 환경에서 자라나다, 18세 되던 1909년 호거산 운문사에서 신선덕 스님을 은사로 축발 득도했다. 그리고 2년 후 해인사에서 사바 스님을 계사로 금룡이라는 법명과 함께 사미니계를 수지하면서 비구니 법사로서의 행로를 정했다. 이후 통도사에서 해암 스님께 일대시교(一代詩敎)를 마친 스님은 ‘평소 신심 없는 수행자는 무기 없는 군인과 같으니, 부처님의 진리를 알려면 남보다 부지런히 정진하는 길밖에 없다’며 용맹정진을 거듭, 공부에만 전념했다.

스님은 1922년 31세에 월광이라는 당호를 받고 구하 스님에게 입실한다. 이는 비구니가 비구에게 입실한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스님은 이후부터 중생의 무명을 씻어주겠다는 일념으로 전국 방방곡곡 높은 산 깊은 물을 가리지 않고 법문행각에 나섰다. 그리고 운문사 초대 주지를 비롯해 서울 개운사, 부산 소림사 등 제방에 주석하면서 수행에 힘쓰는 한편 대중을 외호하는데도 힘을 다했다. 비구니가 법상에 오르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당시의 정서에도 불구하고 매년 평균 3개월은 법화경이나 화엄경 산림을 연 것은 스님의 구도열정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역시 비구니로서 대강백의 긍지를 드날린 일로 평가받고 있다.

스님은 일생 동안 강설을 통해 수많은 납자와 대중의 눈을 뜨게 했고, 제자들에게는 대학에 진학해 현대 학문을 배우라고 권장하는 등 일찍부터 승가교육개혁의 기치를 내세워 학문에 정진할 것을 강조했다. 스님은 평소 후학을 경책하는 한편 자신도 새벽예불 이전에 일어나 좌선과 간경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또한 하루 3시간 이상을 눕지 않고 오후불식하며 출가자의 본분사를 그대로 실천했으며 이같은 수행은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온 62세까지 이어졌다.

한국불교에서 비구니 3대 강백으로 꼽힐 정도로 학문에 뛰어났던 스님은 수행에 있어서도 이처럼 본분사를 다하는 것으로 수행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비구니도 법맥을 이을 수 있음을 강조하며 한국 비구니계의 한 맥을 형성했던 스님은 67세 되던 해인 1958년 후학 광우 스님에게 가사와 대단주 등을 전했다. 이 역시 비구니가 비구니에게 법을 전한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지극히 엄격한 수행자세와 진정한 자아를 각인시키며 한국불교사에 비구니 법맥을 이어온 스님은 이후 고향인 전주 정혜사에서 만년을 보내다가 65년 1월 19일 세수 74세 법랍 56세를 일기로 홀연히 열반에 들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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