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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사람만이 열매를 딴다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6.02.03 14:00
  • 댓글 0
송 위 지
서울보건대학 교수

저출산의 해결을 위해 교계가 나섰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의 교계는 개신교계를 의미한다. 그 동안 한국사회에서 커다랗게 자리매김을 하였던 개신교계는 과학의 발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신자의 급감은 없지만 종교적 정체성을 잃을 위기에까지 몰렸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위기를 사회가 구해줄 수 있는 게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것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이다. 개신교계가 일부 기업들과 손을 잡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과 희망의 네트워크’ 운동을 시작하였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개신교가 아닌 종교들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교회의 울타리를 낮춰 지역사회에 자녀 양육시설을 개방하는 등 시민운동을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선교와 사회봉사 그리고 교회를 유지할 수 있는 비용의 충당, 자 종교인의 고용의 확대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으로 일석몇조의 효과가 있는지 실로 말로 하기 어렵다. 한번 생각해 보자. 어려서부터 사회적 양육이라는 이름아래 교회에서 키워지는 아이가 커서 개신교인이 될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를.

그렇다면 불교계는 이를 넋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그저 우리는 도심에 시설이 얼마 없어 그들이 하는 일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인가? 아니다. 그런 말은 결코 통할 수 없다.

만일 저출산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개신교계가 하고자 하는데로 방관한다면 2~30년 후의 젊은이들의 종교 분포는 불을 보듯 뻔하게 기울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불교계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모든 종단의 역량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군대는 포교의 황금어장이니 청소년 포교가 어떠니, 혹은 나이가 들어서 인연이 되면 다 불교로 올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하지만 그렇지 않다. 불교계가 비록 시설은 부족할지 모르나 이에 대한 계획을 세워 일부라도 공동 분담을 해야 한다. 이는 사회봉사라는 명분을 살리면서 정부로부터의 보조를 받을 수 있기도 하고 나아가 어린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불교계가 영유아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데 나서야 하는 이유에는 크게 인류애적인 문제와 종교적인 문제로 나눌 수 잇다. 인류애적인 문제란 불교가 아닌 종교에서 사회해악적인 일이 더 많이 벌어지는 것에 대한 대비이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일수록 사회적 문제의 발생 빈도가 많음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항상 나를 먼저 내세우는 종교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향후 그렇게 바뀌어 가는 것을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다.

다음은 종교적인 이유이다. 영유아 때의 종교적 경험과 그 종교적 경험이 마음에 각인되어 신앙생활로 연결되는 효과는 다른 어느 방법과도 견줄 바가 못 된다. 자라고 난 다음에 학생회나 어린이회 또는 청년회 등에서 흡수하면 된다고 하지만 학생회나 어린이회나 청년회 등의 조직이 부실한 한국 불교계로서는 그 또한 내세울 만한 일이 못되며 차제에 아예 영유아의 보호 및 포교부터 계획을 세워 나서부터 성인이 될 때 가지의 포교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위기가 곧 기회라 하였다. 도심 포교당의 부족 등을 내세우면서 손을 놓고 기다릴 것이 아니다. 총체적인 계획을 한두 종단이 아닌 종단협의회 차원에서 세워 모든 불교계 사찰들이 동참하여 영유아 보육 문제를 재고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해야 한다. 이를 각 종단의 부흥은 물론 각종 단체들의 활성화의 계기로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 정착시켜야 한다.

찬란한 불교 유적을 보존하고 있는 많은 지역들이라 하더라도 그 지역이 유일신을 믿는 종교로 고착화 된 이후 다시 불교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영유아 문제에 참여함으로서 미래 불자의 씨앗을 뿌리는 작업에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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