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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양주동 박사(1903~1977)

기자명 법보신문

국문학 연구의 개척자

1977년 2월 4일 별세
향가-고려가요 해석법 제시
사장된 옛 시가 발굴 앞장
동국대 교수로도 활동


양주동 박사는 국문학 연구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고대가요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던 1940년대, 그는 신라 향가를 연구한 『조선고가연구』, 고려가요를 연구한 『여요전주』등의 저서를 발표하면서 한국문학을 올바로 읽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외국문학과 한국문학을 번역과 번안으로 소개하면서 국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갔기 때문이다.

1903년 개성에서 태어난 양주동 박사는 여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열두 살 때는 어머니마저 여의면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배움에 대한 갈망만큼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았다. 3·1운동이 일어난 이듬해인 1920년 양주동 박사는 신학문을 배우기 위해 상경, 중동학교 고등속성과에 입학했다.

그는 남다른 이해력을 바탕으로 수학과 영어 학습에 열중하면서 1년 만에 중학교 전 과정을 마쳤다. 이후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마치고 귀국한 그는 1918년 평양 숭실 전문학교 교수로 부임하면서 후학 양성과 함께 문학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특히 그는 민족주의적 성향의 작품으로 일관했는데 그 대표적 작품이 1930년 발표한 시집 『조선의 맥박』이다. 찬란한 우리의 역사를 바탕으로 암울한 일제시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었던 이 시집은 이후 발간된 시화집에 대부분 수록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양주동 박사는 염상섭과 함께 「문예공론」등 수많은 창작 활동과 비평관련 작업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양주동 박사의 가장 큰 업적은 고시가에 대한 해독 및 주석에 대한 연구였다. 1937년 『청구학총』(19호)에 발표된「향가의 해독, 특히 원앙생가에 취하여」라는 논문은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향가의 해독 방법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계에서 큰 평가를 받았다. 이후 그는 1942년 현존하는 향가 25수 전문을 해독한 『조선고가연구』와 1947년 고려가요에 대한 주석을 집대성한 『고가연구』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양주동 박사는 국문학 고대시가연구의 독보적인 존재로 칭송받았다.

이처럼 양주동 박사가 대학에서 전공한 서구 문학 연구를 뒤로하고 한국문학 연구를 전공으로 선택, 뛰어난 성과를 낸 것은 일본을 이기고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학문뿐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후 1947년 동국대 교수로 부임한 양주동 박사는 1958년부터 3년간 연세대에서 교수직을 잠시 수행하기는 했지만 이후 줄곧 동국대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국문학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스스로를 ‘걸어다니는 국보 1호’라 칭했을 정도로 ‘괴짜’에 가까웠던 양주동 박사. 자칫 사장될 수 있었던 우리 고대가요인 향가와 고려가요를 발굴, 이를 올곧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등 국문학계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양주동 박사는 1977년 2월 4일 7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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