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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검(木劒)

기자명 법보신문
호남 기림 화상이 일찍이 목검 하나를 들고 말했다.
“나는 마군을 항복시킨다. 날마다 문수와 보현이 마귀가 되어서 온다.”
그러면서 어떤 스님이든 와서 절을 하기만 하면 말했다.
“마귀가 왔도다.”
그리고는 목검으로 이리저리 몇 차례 휘두른 뒤에 방장실로 돌아갔다. 이렇게 하기를 12년이 지나 목검을 치워 버리니 어떤 스님이 물었다.
“12년 전엔 어째서 마귀를 항복시키셨습니까?”
이에 화상이 말했다.
“도둑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느니라.”
이에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12년 뒤엔 어째서 마귀를 항복시키지 않으셨습니까?”
화상이 다시 답했다.
“도둑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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