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군을 항복시킨다. 날마다 문수와 보현이 마귀가 되어서 온다.”
그러면서 어떤 스님이든 와서 절을 하기만 하면 말했다.
“마귀가 왔도다.”
그리고는 목검으로 이리저리 몇 차례 휘두른 뒤에 방장실로 돌아갔다. 이렇게 하기를 12년이 지나 목검을 치워 버리니 어떤 스님이 물었다.
“12년 전엔 어째서 마귀를 항복시키셨습니까?”
이에 화상이 말했다.
“도둑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느니라.”
이에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12년 뒤엔 어째서 마귀를 항복시키지 않으셨습니까?”
화상이 다시 답했다.
“도둑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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