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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종말, 생명의 종말

기자명 법보신문
국토 파괴-환경 훼손을 개발과 부로 여겨
자연의 눈물- 시름은 고스란히 인간의 몫


온갖 기상이변들이 전 세계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이건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가히 재앙적 수준이다. 그리고 이런 이변과 재앙은 앞으로도 더욱 빠른 속도로, 더욱 거대한 크기로 계속해서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어쩌면 이 지구라는 별이 지금까지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이 엄청난 경고를 그다지 깊이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아니 대다수의 사람들은 개발과 발전에 목숨을 걸고 있다. 자연 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시키며 그 대신 돈과 욕심을 채우는 쪽에 완전히 인생을 걸었다. 가히 세상이 완전히 미쳐가고 있다는 말이 맞지 싶다. 정치인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이 지도자로 있을 때 보다 완전히 또 폭넓게 자연을 훼손시켜 개발시킬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고, 또 국민들 또한 얼마나 많이 개발시켰느냐에 따라 그 정치인을 평가하고 있다. 경제인들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자연을 파괴시켜 자연 속에서 인간이 필요한 것만을 쏙쏙 뽑아냄으로써 얼마나 많은 돈을 벌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

제3세계 국가들은 조금씩 개발과 발전으로 인해 국토가 파괴되는 현장을 지켜보며, 이제 비로소 서구사회를 조금씩이나마 따라가고 있다고 행복해하고 있다. 생각해보라. 우리나라가 불과 2~30년 만에 자동차 왕국으로 바뀌었는데, 13억 중국인과 11억 인도인들이 앞으로 2~30년 후에 너도나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그 큰 땅에 산과 숲을 밀어버리고 빌딩숲으로 주차장으로 만든다고 상상해보라. 어디 인도, 중국뿐인가. 전 세계가 그나마 숲이 남아있고, 생명의 정신이 남아있는 수많은 나라들 덕분에 살고 있는데 그마저도 몇 십 년 안에 다 파괴되어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소름이 끼친다.

우리나라만 해도 벌써 소나무 제선충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나라 백두대간에 소나무 한 그루 남아있지 않다면 그건 더 이상 우리가 살 터전이 아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산과 대지는 아무 잘못도 없이 눈물을 흘릴 것이며, 모든 숲들은 시름시름 앓게 될 것이다. 물론 그 눈물과 시름은 결국 고스란히 인간의 몫으로 남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 때, 다 멸망하고 지구의 아름다움이 남아있지 않은 그 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인가. 그럼에도 여전히 나서서 자연을 파괴하고, 이 어머니 대지를 죽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인가. 이제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 때다. 이 아름다운 땅 지구가 사라지고 나면 우리의 사사로운 욕심 충족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숲이 사라지면 우리 생명의 끈도 끊어지고 만다.

나 한 사람이 자각하고 생명 살림을 시작한다고 세계를 살려낼 수 있겠는가 하고 미리부터 포기할 것인가. 나 한 사람의 깨어남은 이 우주의 깨어남이고, 나 한 사람의 시작은 곧 법계를 감동시킬 것이다. 우리 모두가 내 앞의 작은 생명 하나를 살릴 때에만 이 지구는 다시 꽃피어날 수 있다. 집 앞의 작은 꽃 한 송이를 함부로 꺾지 말라.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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