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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중국 사회과학연구원 두계문(杜繼文) 박사

기자명 법보신문

과학적 무신론에 입각해 중국선종사 체계화

사회주의적 종교관으로 선종해석-신이 비판
중국불교는 중국 둘러싼 다민족 문화의 총체


두계문 교수의 학문과 사상의 성과는 주로 『중국선종통사』, 『중국불교와 중국문화』, 『대승기신론』에서 알 수 있다. 그는 불교사의 연구에서 중국의 불교, 문화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를 중시했다. 즉 그는 사회적·역사적 입장에서 중국불교사를 기술했다. 이러한 방면에서 그는 중국불교의 학술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선종통사』가 출판된 후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학술계에서 대단히 주목받았다. 이 책은 1994년에 중국에서 고적도서 출판의 분야에서 2등상을 획득했다.

그의 『중국불교와 중국문화』라는 책은 논문집이다. 그 속에는 21편의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그의 20년간의 불교 연구 및 한국과 일본의 불교 학술계와 교류했던 성과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불교와 중국문화 사이의 관계, 불교의 비담 철학, 신라승과 법상종, 미륵신앙, 불교경전의 정리 등과 같은 여러 방면의 내용들도 언급되고 있다. 그의 불교철학의 내용이라면 당연히 『대승기신론』에서 집중적으로 잘 드러나 있다.

두계문의 불교사연구의 대표작이라면 역시 『중국선종통사』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요한 특징은 중국 최초로 선종의 발전사를 체계적으로 서술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선종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데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창의적이고도 개척적인 성격을 지녔다. 그는 선종의 선 관념과 선종조직의 형식이 변천하는 과정을 구체적이고도 개별적인 사회적·역사적 조건 속에서 고찰하여 논했다. 여기에는 단순히 불교경전의 근거, 사상적 원류, 철학적 이론, 사유의 방식 그리고 학파들의 분기와 결합 등과 같은 것들만을 논술하는 데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 속에서 그는 선종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천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이루어진 성격 및 양상과 같은 제반 사항들이 각 시대의 사회적·역사적 형태가 변화함에 따라서 어떻게 전개되었고, 또한 그 속에서 사회적으로 혹은 역사적으로 제약받았던 활동의 작용이나 역할에 관한 부분들을 깊이 있게 고찰했다. 이것이 그가 혹은 그의 책이 세계 불교학술계에서 주목받는 이유 중의 하나인 것이다. 더 나아가 그는 선종 전체의 활동과 역사적 변천을 지도했던 철학적 기초와 사유방식을 체계적으로 논술했다. 그리고 신이(神異)가 선종 속에서 차지했던 지위 그리고 선종에서 신이에 관해 가졌던 태도도 논술했다. 이는 중국 내외의 학술계에 각종의 오해를 바로 잡았다는 이론적 의의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이는 또한 새로운 세력으로 출현했던 신이(神異)의 사회적 기능 등의 현상들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와 같은 것들을 비판했다는 현실적 의의도 지닌 것이다.

또한 『중국선종통사』에서 그는 중국불교의 전체적인 역사에 관해 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한 측면을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중국불교가 다민족문화의 사상이라고 생각했다. 즉 중국불교는 중국민족의 수도승, 속세의 문인들, 중국교민, 탁발승 그리고 소수민족들이 공동으로 창조한 것이라고 본다. 동한시대 말기 이후에 서방의 여러 나라에서 불교가 유입된 이후로 불교는 발전했다. 수당시대에 이르면 불교의 여러 종파들이 형성되었다. 그는 이 여러 종파들의 창립자들이 중국민족이 아닌 승려들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즉 삼론종의 창시자는 파르티아인 길장(吉藏)이었다. 그리고 현장이 개창했던 유식법상학(唯識法相學)이 최종적으로 형성되었던 것은 그의 제자들인 선비족의 규기(窺基)와 조선인인 원측(圓測)에 의한 것이었다. 또한 그는 중국불교의 여러 종파들은 모두 개성을 지니는데, 그 중에서 밀종과 선종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의 선명한 개성을 가지고 당시의 사회적인 특수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회적·역사적 조건이라는 그의 입장에서 보건대, 외래의 불교가 도입된 것이 중국에서 승려의 계층을 형성케 했다고 본다. 여기에는 바로 승려계층이 사회적 대항이나 반발에서 일종의 완충적인 역량을 구성했다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특히 당대부터 남송시대에 이르는 선종의 발전사에서 그는 그러한 선종의 발전사에 깔려있는 사회적 토대는 바로 토지를 잃은 농민, 유랑민 및 좌절한 사대부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그는 선종 속에는 농민과 사대부들의 의식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을 간파했던 것이다.

또한 선종을 사회적 여건 속에서 고찰해 보자면, 그것은 비이성적 색채를 지니므로 이른바 철학적인 이성적 사고의 영역 밖에 있으며, 이는 선종에는 또 다른 종류의 사유형식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선을 수행하는 사람은 수양 중에 환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이른바 신이(神異)의 현상이 일어난다. 신이의 환각에 의해 일어나는 마음과 몸의 기이한 변화를 불교의 이성주의자들은 선병(禪病)이라고 불렀다. 이를 위해 그들은 선병을 치료하는 경험적 축적이 있었다.

그가 보건대, 이러한 측면이 선종으로 하여금 어떠한 경전이라도 똑같이 신성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본다면, 선종의 자서전적인 역사서는 상당부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선종의 사회적 역사에 관한 그의 입장에 따르면, 수도승의 역사, 사원의 역사, 그 지방의 역사 등은 상대적으로 믿을만하고, 더욱이 탑의 비문이나 정사 혹은 필기본 등의 내용은 더욱 상대적으로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다른 한편, 선종에 관한 그의 철학적 바탕은 『대승기신론』라는 책에 집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 내용에 따르면, 선종에서 3대 주요 하지(學支)는 심학지(心學支), 리학지(理學支), 반야학지(般若學支)이다. 이것들 모두가 대승기신론의 체계에서 연역되어 나온 것이다. 중당(中唐)시대 이후에는 심하지와 리학지가 논쟁을 벌였고, 양송시대에는 문자선(文字禪)과 묵조선(默照禪)이 논쟁을 벌였다. 그는 문자선에서는 언어가 객관적 진리를 장악하는 기능을 긍정했다. 이는 곧바로 반야공관(般若空觀)의 이론적 기초가 되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그의 『대승기신론』에서 가장 두드러진 논점이 된다.

이상과 같이 두계문은 사회적·역사적 입장에서 중국선종사를 논술함으로써 다민족들로 구성된 중국불교의 독특한 성격을 밝혀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오늘날 중국불교의 학술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또한 동북아시아의 불교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그가 선종의 선 관념과 선종조직의 형식을 구체적인 사회적·역사적 조건 속에서 고찰했다는 점은 그의 업적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하겠다.

김연재 (동국대 연구교수)


두계문 교수는

두계문 교수는 1930년 중국 산동지방에 있는 청도 근처의 노산에서 태어났다. 1958년 북경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1961~1963년 남경대 불학연구반에서 학습했으며 당시 저명한 불교학자인 여징(呂徵)에게서 사사를 받았다. 이후 내몽고 대학 철학과에서 교편을 잡은 이후 북경대에서 후학들을 지도했다. 현재 북경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1980년대 임계유가 주편한 『종교사전』1권(상해사서출판사, 1981) 과 『중국불교사』(1~4권, 중국사회과학출판사)의 저술에 참여했으며, 위도유(魏道儒)와의 공저인 『중국선종통사』(강소고적출판사, 1993), 『대승기신론 전역』(파촉서사, 1992), 『중국불교와 중국문화』(종교문화출판사, 2003)등이 있다. 최근에 그는 『한문대장경(漢文大藏經)』의 불교철학에 관해 저술하고 있으며, 임계유와 같이 『불학대사전』을 주편하면서 「유식학 연구」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 『과학과 무신론』이라는 잡지를 주편하고 있다.


e-mail 인터뷰

“중국 정토사상은 적극적 현실변혁 의지”


△위도유 선생과의 공저인 『중국선종통사』는 출판된 후에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선종 외에 특히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 있다면?
선종뿐만 아니라 중국불교의 정토 관념을 대단히 중시한다. 정토의 출현은 불교가 소극적인 출세주의에서 적극적인 처세주의로, 세속적인 변혁에 참여하게 되는 중대한 전환을 이루었다. 중국의 불교는 근본적으로 현실적 고난에 대한 단순한 신음과 미래에 대한 허황된 환상으로부터 벗어나, 적극적으로 전진하는 인생으로 궤도를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특성은 불교적 치국과 구세에 관한 중요한 이론적 논거를 제공했다. 중국불교의 정토(淨土) 관념에는 주로 두 가지가 있다. 즉 미타정토(彌陀淨土)와 미륵정토(彌勒淨土)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현존세계에 대한 불만과 이상세계에 대한 건설에 대한 발원이 담겨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최종적으로는 ‘인간정토(人間淨土)’라는 크나큰 조류로 합류된다. 이러한 점에서 선종 못지않게 정토 관념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에 전념하고 있는 분야는?
최근에 과학적 무신론에 관한 연구와 선양에 전심전력하고 있다. 원귀인(袁貴仁)이라는 학자와 같이 『과학무신론 대학생 독본(科學无神論大學生讀本)』 등과 같은 과학적 무신론에 관한 일반적 서적들을 편집했다. 이 서적들이 출판된 후에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이를 통해 과학적 사상을 선전하고 과학적 정신을 종지로 함을 고취시키고 사이비 과학을 식별하고 미신을 타파하고자 한다.

△자신의 종교관 혹은 중국의 종교관은 무엇인가? 거기에는 어떠한 것을 주된 내용을 삼아야하나?
중국은 역대로 여러 종교들이 공존하는 국가였다. 중국에서는 유사 이래로 일종의 종교적 독단이 나타난 적이 없었다. 중국 사람들은 당연히 인민의 자유로운 종교의 선택권과 공민정신을 존중해야 한다. 종교를 믿던 안 믿던 간에, 이 종교는 믿고 다른 종교는 믿지 않던 간에, 어떤 종교는 선택하고 어떤 종교는 선택하지 않던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의 가족의 이해관계 혹은 국가사회의 이해관계에 입각하여 명백한 공리주의와 실용주의적 색채를 지녀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내가 주창하는 과학적 무신론이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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