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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 앵무새 재주 배우지 않겠다”

기자명 법보신문
  • 수행
  • 입력 2006.05.09 14:19
  • 댓글 0

한암 스님 수행일화집 ‘그리운 스승~’발간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춘삼월에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다”는 한 마디를 남기고 홀연히 오대산으로 들어가 입적할 때까지 27년 동안 산문 밖을 출입하지 않았던 한암 스님은 과연 어떤 스승이었을까.

지난 날 한암 스님(1876∼1951) 회상에서 수행했던 스님과 재가불자 25명이 한암 스님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증언한 내용을 담은 수행일화집 『그리운 스승 한암 스님』이 도서출판 민족사에서 출간됐다.

『그리운 스승 한암 스님』은 불교사학자 김광식 씨가 범룡 스님을 비롯해 도원, 보경, 화산, 도견, 설산, 천운, 무여 스님 등 한암 스님 회상에서 수행했던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으로, 어렴풋하게나마 스님의 수행과 생전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계종 전 전계대화상을 역임했던 범룡 스님은 한암 스님을 “서릿발처럼 엄하면서도 자비롭고 진실한 스승”으로 회고했으며, 파계사 대비암 도원 스님은 “시주물건을 무섭게 알라”고 했던 가르침을 떠올렸다. 한암 스님은 참선, 간경, 의식, 염불, 수호가람 등 승가5칙을 제시해 승려의 본분을 가르쳤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해인사 극락전 도견 스님은 “중노릇하면서 부처님 밥은 내려 먹어야 한다”며 염불을 가르쳤던 한암 스님의 모습을 전했다. 서울 정토사 회주 설산 스님은 “그 어른은 오줌을 눌 때에도 옷을 바짝 올리고 일을 보라고 하시는 등 천진난만했다”면서도 “법을 설할 때는 사자 같은 눈이 번쩍번쩍했다”며 한암 스님 때문에 오대산이 살아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오대산에서 한암 스님과 인연을 맺었던 25명의 출재가자들은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한결같이 한암 스님을 ‘계정혜 삼학의 실천자로서 한국불교의 전통을 옹골차게 붙잡은 선지식’으로 회상했다. 

심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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