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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뉴욕에서 만난 흑인 불자 조셉

기자명 법보신문

차별… 가난 … 흑인사회, 불교에서 희망을 보다

<사진설명>흑인 불자 조셉을 만난 할렘가의 거리. 인종차별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이곳의 흑인들에게 불교는 빠른 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얼마 전 뉴욕으로 떠났던 여행 기간에 나는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일들을 경험했다. 사실 뉴욕으로 여행을 떠났었던 것도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성수기에 이르기 전 몇몇 항공사가 제공하는 비교적 싼 가격의 항공편을 이용해보고자 하는 단순한 이유였다.

맑은 하늘 위로 햇살이 비추던 토요일 아침, 나는 그 유명한 뉴욕의 할렘 거리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그 때 문득 내 시선을 잡아 끈 것은 한 흑인이 보도 옆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그가 앉아 있는 곳의 뒤쪽 도로 위에는 “평화와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쓰여진 거대한 팻말이 걸려있었다. 얼마 후 그는 그 곳을 지나는 행인들에게 오렌지 색의 전단지를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그가 니치렌 쇼슈(Nichiren Shoshu) 불교 모임 소속의 불자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이 불교를 신봉하는 모습은 사실 그다지 자주 볼 수 있는 일은 아님이 분명할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정착해서 살아가는 흑인들의 대다수가 유대교 혹은 기독교를 그들의 종교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 중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됨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는 왜 미국 내 많은 흑인들이 불교가 무엇인지, 또 어째서 불교에 관한 기초적 지식조차 모르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그러므로 당연히 찬송가를 부르는 소리가 불교경전 읊는 소리보다 더 흔할 것만 같은 이 할렘 거리 한 구석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 상황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수 천 개 이상의 종교 집단이 존재하고 수 백 만 명도 넘는 사람들이 자신이 믿는 혹은 자신이 만들어 낸 종교를 다른 사람들에게 팔고자 애를 쓰고 있다. 온갖 종교가 난무하는 위험한 지뢰밭과 같은 세상에서 진정한 종교와 진리를 찾아 헤맨다는 것은 사실 꽤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각종 교리로 가득한 종교 사기꾼들에 의해 쉽게 현혹되기 때문이다. 기독교만 살펴보더라도 기독교 선교사들은 사람들에게 만일 다른 신을 받아들인다면 (마치 이 세상에는 많은 신들이 있는 존재하는 것처럼……) 영원히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타게 될 거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고 다닌다.

흑인사회에 불어오는 불교바람

이러 저러한 이유를 생각해봐도 뉴욕에서 흑인 불자를 만났다는 것은 정말로 예상치 못했던 놀라움의 그 자체였다. 그가 나에게 설명한 바에 따르면 그가 종교를 불교로 바꾼 것은 우연히 맨하탄에 위치한 한 서점에서 니치렌 쇼슈에 관한 책을 발견하면서였다고 한다. 불자로서의 길을 선택한 그의 갑작스런 변화에 그의 오랜 친구들마저 절교를 선언했다고 한다. 또한 그의 가족도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그로부터 미국에는 여섯 개의 니치렌 쇼슈 사찰이 존재하며 불교가 아프리카 가나에서 무서운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는 사실과 최근 에디오피아에도 불교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일이 이라크와 이란에서도 일어난다면 좋을 텐데……) 어느 새 나의 친구가 되어버린 그는 그가 불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절대로 과거를 돌아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또 한 가지의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항상 왜 그가 흑인으로 태어났어야만 했는지를 궁금해 했었다는 것이다.

“불평등한 이 삶도 나의 선택”

<사진설명>조셉이 보내온 사진. 에디오피아에서 흑인들에게 불교를 가르치고 있는 요시다 스님과 에디오피아의 흑인 불자들의 모습이다.

“예전에 믿고 따르던 기독교는 나의 이 궁금함에 해답을 주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만일 이 세상에 신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노예 제도와 같은 끔찍한 일들을 인간들에게 경험하게끔 했는지를 나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죠. 니치렌 쇼슈 불교는 나의 영원한 질문에 해답을 주었어요. 나는 이제야 내가 흑인으로서의 카르마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십대 시절, 나는 일종의 흑인 혁명가였죠. 내 권리를 찾아 싸우기 위해 태권도와 가라데도 연습했어요. 불교는 나의 이러한 혁명적 기질에 균형과 조화를 가져다주었지요.”

7년 전, 아프리카 가나에서 최초로 불교 센터가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대가 열림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불교 센터가 문을 여는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미국에 살던 몇몇 흑인들이 가나로 향했다고 한다. 나의 할렘 친구는 작년에 가나로 여행을 떠났었는데 그 곳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불교와 불교 철학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목격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미국에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깊은 불심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으며 불자로서 수행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나의 경우 아프리카 특유의 문화를 니치렌 쇼슈 불교에 잘 접목시켰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 사는 우리 흑인들은 가나에 사는 불자들로부터 많은 걸 배워야 해요”라고 덧붙였다. 최근 가나에는 일본 다음으로 가장 많은 니치렌 쇼슈 불자들이 거주한다고 전해진다.

한참 동안 그와 이야기를 나눈 후 (그의 이름은 조셉이다), 나는 왜 흑인들이 항상 가난함과 인종 차별, 불평등에 시달려야만 하는 지를 생애 처음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는 말했다. “불교는 우리가 추구하는 극락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사정에 상관없이 불교를 수행하며 극락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요. 당신과 같은 백인들은 인종차별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힘들 거에요. 물론 흑인이라고 해서 모두다 인종 차별이나 가난함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건 아니죠. 어떤 사람들은 가난해도 행복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부유하지만 불행해하죠. 불교는 나에게 각각의 개인이 좋고 나쁘건 간에 자신만의 카르마를 가지며 불자로서의 길을 걷고 수행을 함으로써 나의 운명을 바꿀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줬어요.”

불교를 받아들인 아프리카

조셉은 마지막으로 그가 더 이상 들려오는 찬송가나 개인적 설교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맨하탄에 살던 그에게 부처님께서 찾아 오셨고 그는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살아가고 있는 그의 흑인 형제 자매들이 언젠가는 그처럼 불자로서의 길을 선택하길 바라고 있다.

나는 조셉에게 나의 프랑스 주소를 건네주었고 그는 나에게 그가 가나로 여행을 떠났을 때 찍은 사진 몇 장을 보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제서야 나는 내가 왜 갑작스레 뉴욕으로의 여행을 결정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프랑스로 돌아오고 난 지 2주가 지난 후, 나는 조셉으로부터 감동스런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와 더불어 그는 가나에서 찍었던 몇 장의 사진들과 에디오피아에서 그의 동료 불자가 찍은 사진들을 같이 넣었다. 이런 놀라운 경험을 우리 법보 신문의 독자들과 함께 하게 되어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
 
국제칼럼니스트

African Americans Discover Buddhism

My last trip to New York was full of unexpected surprises. I was there for a long weekend, taking advantage of the cheap fares offered by some airlines before the high summer season.
As I was strolling in Harlem on a sunny Saturday morning, a Black American sitting on the sidewalk in lotus posture caught my attention. On the wall behind him was a large board where the words "Peace and Dharma" were written. He was handing out small orange leaflets to passers-by. I immediately realized he was a member of the Nichiren Shoshu Buddhist Society.
The sight of an African American practicing Buddhism is quite uncommon as most of them were brought up in a Judeo-Christian religion. Very few of them have had the change to be exposed to Buddhism and very little has been written about them. That explains why many Black Americansdo not even have a basic knowledge about Buddhism. So I was naturally very surprised by this encounter in the center of Harlem where gospels are definitely more common then Sutra chanting.
There are thousands of cults in the world and millions of people attempting to sell their own brand of religion. Navigating through the perilousreligious minefields is a very difficult task as many people are prayed upon by all kinds of dogmatic religious ‘pimps’. Many Christian preachers warn their flock that accepting another God (as if there were many Gods!) would make them burn in hell eternally. It was thus quite surprising to meet an African Buddhist in New York. He actually explained tome that his conversion to Buddhism was mainly due to his coming across a book on Nichiren Shoshu in a Manhattan bookstore. His sudden change led him to be rejected by his old friends. His family could not just understand what was happening.
I found out that there were six Nichiren Shoshu temples in America and that Buddhism is now fast spreading in Ghana and recently in Ethiopia (I hope it will reach Iraq and Iran soon!). My new friend told me that when he joined the Buddhist faith, he never looked back. He confided to me that he wanted to know why he was born black: "Christianitynever answered my question because I could never believe in my heart how a God could allow any person to experience the horrors of slavery. Nichiren Shoshu Buddhism answered my question. I know now that I chose to express my Karma as a black man. As a teenager, I was a Black Revolutionary. I practiced Tae Kwon Do and karate regularly in order to fight for my rights. Buddhism helped me balance my revolutionaryideas."
Seven years ago, the first Buddhist center opened in Ghana. It signified the beginning of a new era for the African people. Several black Americans traveled to Ghana to attend the ceremony. My Harlem friend told me he traveled to Ghana last year and that he was amazed at the deep understanding Africans had about Buddhist philosophy. He said they actually surpassed many Americans in Buddhist practice. In Ghana, they integrated African culture into Nichiren Shoshu Buddhism. He added, "We Black Americanscan learn a great deal by following the Ghana example. Today Ghana has the largest Nichiren Shoshu Buddhsit temple in the world outside Japan."
After a long talk with him (his name was Joseph), I had a first hand account of the black dilemma of poverty, racism and injustice: "Buddhism teaches that heaven is a life condition and through its practice one can find heaven on earth despite personal circumstances. It is difficult for a white person like you to understand racism. Of course, all black people do not suffer from racism or poverty. Some people are poor and happy while others are rich and miserable. We as African American have a collective karma. Buddhism has taught me that each individual also has its own karma, good and bad, and that I have the power to change that fate by practicing Buddhism,"
Joseph finally said that he did not want to be dazzled any longer by grand emotional preaching and gospel singing. Buddha had come to him in Manhattan and he hoped that all his black brothers and sisters all over Africa will one day follow the Buddhist path.
I gave Joseph my addressin France and he promised to send me some of the photos he took during his trip in Ghana. I had now understood the purpose of that short weekend in New York. Two weeks later I received a very inspiring letter from Joseph together with some of his Ghana photos as well as some photos taken by one of his Buddhist brothers in Ethiopia. I am happy to share some of them with my readers together with this wonderful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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