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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 큰스님을 기리며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6.09.05 09:59
  • 댓글 0

미국 교포들의 아버지
통일조국 꿈꾸던 보살

사바세계 다시 오셔서
미주불국토 이루소서

우리는 이제 평소 존경하고 사랑해온 도안 큰스님과 금생에 영원한 이별을 고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많은 고통과 슬픔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일시적인 이별이 아니고 더구나 삶과 죽음의 서로 다른 길에서 헤어지는 아픔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이 따릅니다. 우리에게 가장 고통스런 애별리고(愛別離苦) 순간에 서 있는 것입니다.

‘생자필멸(生者必滅)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태어난 자는 반드시 죽고 서로 만난 사람들도 반드시 헤어지는 것이 이 세상의 어길 수 없는 법칙이라. 하지만 평소에 우리 곁에서 미주포교와 조국평화통일의 원력을 성취하기 위해 진력하시던 큰 스님이 중도에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떠나시기에 슬픔과 안타까움은 더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리의 문에는 생사가 없습니다. 비록 오늘 차안(此岸)을 하직하는 도안 큰스님에게는 또 다른 피안(彼岸)의 삶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불여의(不如意)와 고통으로 범벅되어 사는 사바세계를 떠나 근심과 고통이 전혀 없는 극락정토(極樂淨土)에 왕생하게 되면 오히려 기쁜 일이 아닙니까?

평생을 위법망구하신 도안큰스님!

어려서 6.25 동족상쟁의 아픔을 직접 겪으며, 스님이 되어 민족의 비극을 치유하고자 했던 스님! 정화(淨化)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년의 몸으로 오로지 정법구현을 위해 신명을 다했던 스님! 문학도의 꿈과 불교학문을 도야했던 대학시절! 은사스님을 모시고 녹야원을 창건하여 청소년 교화와 신도 제접은 물론 총무원 살림까지, 바쁘게 사셨던 스님!

불현듯 한국불교의 불모지(不毛地) 나성으로 비래하여 30여년, 미주에 한국불교를 심기에 반평생을 진력하신 스님! 교포불자의 아버지셨던 스님! 재미교포의 지도자요 선각자였던 스님! 당신께서는 인동초와 같은 신심과 원력으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개척하신 분이셨습니다.

도안 형님!

40이 넘어 유학 간 법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셨던 형님! 1991년 스님을 모시고 평양을 다녀오던 전후의 에피소드, 그 후 평불협과 금강국수공장을 만들어 ‘빨갱이’소리를 마다 않고 조국의 가장 큰 분단의 아픔 치유에 나섰지요.

그해 조국분단 최초로 ‘남북해외 불교지도자 통일기원법회’를 노심초사한 끝에 관음사에서 성사시켰을 때의 감격과 먼저 가신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위원장 박태화 대선사, 홍화수 고문, 일본 조총련의 대표들과 보름간 미국 동부여행을 했던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무엇이 그리 급하여 대한민국 평균수명 76세도 못 채웠는가요? 스님을 따르던 저 수많은 교포불자들의 원망은 어쩔 것이며, 몹쓸 병고에 스러져간 도인의 행보는 무엇으로 변명하렵니까? 이제 나성에 와도 형님! 선배님! 부르지 못하게 됨과 또한 통일보살과 관음사의 후사 걱정에 아픈 마음이 더욱 깊어 갑니다.

도안 큰스님

저희들이 세연이 다 하여 가신 큰스님을 더 이상 이 회상(會上)에서 모시지 못하는 미련으로 아쉬움과 안타까운 마음에 비통해 하면서도, 큰스님께서 건강한 몸으로 속환(速還) 사바세계 하시어 금생에 못다 이루신 미주의 불국토화(佛國土化)와 조국평화통일의 원력을 이으시고 저희들을 부려 꼭 이루소서!

법 타 스님
평불협 회장
은해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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