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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영국 세인트 마틴 대학 이안 헤리스 교수

기자명 법보신문

캄보디아 연구 토대로 불교-정치 접점 모색

<사진설명>올해 봄 동국대학교 건학 100주년 기념 ‘지식기반사회와 불교생태학’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이안 헤리스 교수. (사진제공=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주로 고전에 대한 치밀한 번역과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영국의 불교학 전통이 옥스퍼드와 켐브리치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이러한 연구 성과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응용하는 연구는 랭카스터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안 헤리스는 이러한 랭카스터 대학의 연구전통을 이어받아 자신의 초기불교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캄보디아 불교를 심도있게 연구하고 윤리학과 정치학의 분야에서 불교적인 접점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학자이다.

올해 봄 동국대학교 건학 100주년 기념하기위해 ‘지식기반사회와 불교생태학’이란 주제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이안 헤리스는 영국불교학회(UK Association for Buddhist Studies)의 창립멤버로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불교윤리학회(Journal of Buddhist Ethics)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영국 남부 켄트 지방의 길링함(Gillingham)의 그래머 스쿨(Grammar school)을 졸업한 이안 헤리스는 랭카스터대 종교학과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된다. 당시 랭카스터대학은 비교종교학의 중심지로서 특히 니니안 스마트(Ninian Samrt)교수가 활동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주로 테라바다 불교를 중심으로 초기불교를 연구하던 이안 헤리스는 티베트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옥스퍼드대학에 있는 마이클 아리스(Michael Aris)를 찾아가게 된다.

마이클 아리스는 미얀마의 유명한 민주화 운동가인 아웅산 수지(Aung San Suu Kyi) 여사의 남편으로 옥스퍼드에 티베트학 연구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노력한 티베트학자였다. 비록 이안 헤리스는 마이클 아리스 아래에서 티베트어 및 티베트불교에 큰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마이클 아리스 가족들과의 인연을 통해서 동남아시아 불교와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85년 랭카스터대학 종교학과에서 초기불교를 전공으로 박사를 받은 이안 헤리스는 영국남부의 그래머 스쿨(Grammar school)에서 종교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근무하다가 1987년부터 랭카스터의 세인트 마틴대학에서 종교학과의 강사로 재직하게 된다.

이때 이안 헤리스는 주로 불교윤리학(Buddhist Ethics)분야에서 활동하게 되는데, 주로 불교와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는 피터하비(Peter Harvey) 데미안 키온(Demian Keown)과 폭넓게 교류하면서 불교윤리학이 불교학의 새로운 영역으로 정착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의 동남아시아 불교에 대한 열정은 1999년 영국연구원(British Academy)으로부터 캄보디아 현지조사를 위한 연구기금을 받으면서 본격화 된다. 그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번에 걸친 캄보디아 현지조사를 통해서 미안마나 태국불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캄보디아 불교를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당시 캄보디아는 크메르 루즈의 혹독한 탄압을 거치면서 거의 파괴되어 버렸던 불교가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시기였으며, 자본주의 체재로의 전환을 위한 개혁과 개방의 파도가 몰아치던 시기였다.
 
이안 헤리스의 이러한 캄보디아 불교에 대한 연구 성과는 2004년 미국 하와이 대학 출판부에서 『캄보디아불교 그 역사와 실천(Cambodia Buddhism: History and Practice)』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이 책은 서구의 불교학계에 거의 잊혀져 있었던 캄보디아 불교의 참모습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끝까지 독립을 유지했던 태국과 달리 캄보디아는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주로 불어권 학자들에 의해서 캄보디아의 역사와 불교 등이 연구되어 왔다.

그는 이러한 이전의 연구들을 충분히 답지한 상태에서 4번에 걸친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한 풍부한 자료들을 활용하여 캄보디아불교의 참모습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문헌학적 연구과 인류학적 현지조사연구를 접목시킨 것으로서 불교학이 지역학적 성격을 띄었을 때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으로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우리들은 캄보디아를 테라바다 계열의 남방불교국가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테라바다 불교는 앙코르(Angkor) 문명이 쇠퇴한 이후에 새롭게 들어왔을 뿐이다. 그 이전의 앙코르 왕조는 비슈누와 쉬와를 중심으로 하는 힌두교와 딴뜨릭한 대승불교를 숭배해왔다.
 
그는 앙코르 문명의 쇠퇴와 함께 테라바다 계열의 남방불교가 캄보디아에서 점차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풍부한 자료들을 중심으로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크메르 루즈에 의해 거의 완벽하게 파괴되었던 캄보디아 불교가 자체적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집중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캄보디아 불교에 대한 그의 헌신적인 노력과 학문적인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이안 헤리스는 2005년에 랭카스터에 있는 세인트 마틴대학(University College of St. Martin)의 종교학과 교수로 임용되게 된다.

최근 이안 헤리스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불교와 정치이다. 그는 정치학의 분야에서 불교적인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그의 연구 성과는 루트리치 불교비평시리즈 (Routledge Critical Studies in Buddhism)에서 『불교, 권력 그리고 정치질서』 (Buddhism, Power and Political Order)란 제목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그는 이 책에서 스리랑카와 동남아시아에서 불교가 정치권력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면서 교류해 왔는가를 살펴보면서 종교권력과 정치권력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안 헤리스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은 최근 응용불교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한국불교학에 많은 시사점들을 준다고 할 수 있다.
 
황순일(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

 

“경전속에 등장하는 전륜성왕 모델이 동남아 불교에서 수용된 양태에 관심”
e-mail 인터뷰

불교와 정치를 다룬다고 하셨는데, 불교란 기본적으로 우리들이 속한 사회로부터 떠나가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가 아닌가요?

물론 불교가 지향하는 바는 개인적 소유와 사회적 구속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완성하여 이 세계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초기경전을 살펴보면 다양한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에 붓다가 노출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마우리아왕조의 아쇼까왕의 경우 이상적인 불교적인 군주의 모습으로 수많은 불교문헌들에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빨리 디가니까야(Dighanikaya)의 전륜성왕경(Cakkavatti suttanta)과 같은 문헌들을 주목하고 계신지요?

전륜성왕경의 경우 이 경전이 아쇼까왕을 모델로 만들어 졌는가 아닌가에 대한 많은 논란들이 있습니다. 저의 관심은 그러한 경전들에 나타나는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이 실재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여러 불교국가들에서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에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특히 캄보디아 불교에 대해서 한국불교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직까지 한국불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조계종이란 한 지배적인 종단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대승불교의 전통과 선불교의 전통을 중단 없이 유지해오고 있는 점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불교가 조선시대 유교정권에 의한 박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즈 시대와 관련해서 조사해 보면 아주 흥미로울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안 헤리스 교수는

1952년생, 랭카스터대학 종교학과 졸업. 옥스퍼드 대학에서 마이클 아리스(Michael Aris)에게 티베트어를 공부하고 켐브리치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를 받은 후, 랭카스터대학에서 초기불교철학의 역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옥스퍼드대학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세인트 마틴 대학(University College of St. Martin)에서 불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불교와 정치 및 캄보디아불교 분야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서 『캄보디아 불교 : 그 역사와 실천(Cambodian Buddhism: History and Practice)』 (2004), 『불교, 권력 그리고 정치질서(Buddhism, Power and Political Order)』(2006)이 있다.

대표적인 논문으로 「불교는 얼마나 환경친화적인가?(How Environmentalist is Buddhism?)」, 『Religion XXI』 (1991), 「불교환경론 첫걸음 : 임시적 유형(Getting to Grips with Buddhist Environmentalism: A Provisional Typology)」, 『Journal of Buddhist Ethics』 (1995), 「불교와 생태학(Buddhism and Ecology)」 『Contemporary Buddhist Ethics』, ed. Damien Keown, Curzon (20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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