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쌍윳따니까야』 ⑪

기자명 법보신문

정진이 언제나 효과적 처방 될순 없어

『쌍윳따니까야』에서는 선정에 들기 위해 특정한 가부좌를 취해야한다든가 하는 것이 필수 조건으로 언급된 적은 없다는 것을 설명했지만, 『쌍윳따니까야』의 「불의 경」을 보면, 선정이라는 것이 특수한 심리적 상황 속에서 필요한 것이지 언제나 보편타당하게 무작위로 적용될 수 있는 명상수행의 방법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수행법도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하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마음이 침체되었다면, 선정에 들거나 삼매에 들어서는 안 된다. 정진도 마찬가지이다. 정진도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효과적인 처방은 아니다. 특별히 제자들에게 부처님은 이와 같이 경고하고 있다.

“수행승들이여, 마음이 침체되었다면 그 때 안온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고 집중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고 평정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다. 그것은 어떠한 까닭인가? 수행승들이여, 마음이 침체되었다면 그것을 이러한 조건으로 고양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서 집중이란 바로 삼매를 뜻하며, 삼매는 일반적으로 선정을 그 핵심으로 한다. 안온이나 집중이나 평정은 바로 선정의 요소들이다. 그런데 부처님은 마음이 침체되었을 때는 이러한 선정에 들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자칫 선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해서 언제나 주리를 틀고 앉아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부처님은 그러한 사람에게 비유를 들면서 까지 경고하고 있다.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사람이 불씨를 살리려하는데, 거기에다 젖은 풀잎을 던지고 젖은 쇠똥을 던지고 젖은 나무를 던지고 물보라를 끼얹고 먼지를 뿌리면, 그 사람은 불씨를 살려낼 수 있는가? 수행승들이여, 마찬가지로 마음이 침체되었다면 그 때 안온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고 집중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고 평정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다. 그것은 어떠한 까닭인가? 수행승들이여, 마음이 침체되었다면 그것을 이러한 조건으로 고양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마음이 침체되었을 때는 어떻게 하라고 했을까? 부처님은 마음이 침체되거나 위축되었을 때는 탐구, 정진, 희열을 추구해야한다고 했다.

“수행승들이여, 마음이 침체되었다면 그 때 탐구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고 정진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고 희열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다. 사람이 불씨를 살리려하는데, 거기에다 마른 풀잎을 던지고 마른 쇠똥을 던지고 마른나무를 던지고 입으로 바람을 불고 먼지를 뿌리지 않으면, 그 사람은 불씨를 살려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선정은 언제 닦아야하는 것일까? 마음이 들떠 있을 때나 흥분되었거나 고양되었을 때에는 선정을 닦아야한다.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수행승들이여, 마음이 들떴다면 그 때 안온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고 집중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고 평정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다.

그것은 어떠한 까닭인가? 수행승들이여, 마음이 들떴다면 그것을 이러한 조건으로 들뜨게 하기 쉽기 때문이다.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사람이 큰 불더미를 끄려 하는데, 거기에다 젖은 풀잎을 던지고 젖은 쇠똥을 던지고 젖은 나무를 던지고 입으로 바람을 불지 않고 먼지를 뿌리면, 그 사람은 큰 불더미를 끄는 것과 같다.”

마음이 들떴을 때나 흥분되었거나 고양되었을 때는 탐구나 정진이나 희열을 추구하면 안 되고, 안온, 집중, 평정을 추구해야 한다.

“수행승들이여, 마음이 들떴다면 그 때 탐구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고 정진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고 희열의 깨달음 고리를 닦으면 옳지 않다. 그것은 어떠한 까닭인가? 수행승들이여, 마음이 들떴다면 그것을 이러한 조건으로 고요하게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사람이 큰 불더미를 끄려 하는데, 거기에다 마른 풀잎을 던지고 마른 쇠똥을 던지고 마른 나무를 던지고 입으로 바람을 불고 먼지를 뿌리지 않으면, 그 사람은 큰 불더미를 끌 수 있겠는가?”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