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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17

기자명 법보신문

생멸심과 불생불멸심은 다르지 않은 것
일어나는 마음에 자체성품 없음 알아야

수행자가 견성을 하게 되면 생멸을 벗어나 불생불멸의 경지를 얻게 된다고 합니다. 이 말대로라면 생멸하는 현재의 마음 외에 불생불멸하는 마음이 따로 있는 것인데, 어찌 법사님은 생멸하는 마음을 보는 것으로 견성을 말하는지요.

질문하신 분께서 제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까닭은 찰나 찰나에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멸의 마음과 일어나고 사라짐이 없는 불생불멸의 마음을 상대적 관점으로 따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을 끝내 버리지 못하면 지금 생멸을 거듭하면서 작용하는 마음을 떠나 불생불멸하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는 견해를 가지게 되고, 그런 견해를 가지고 수행을 하게 되면 올바른 결실을 맺지 못합니다.

분명한 것은 잘났건 못났건 망상을 피우건 선정을 닦건 여기에 하나의 마음만 있을 뿐이지 마음 안이건 밖이건 또 다른 마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곧 생멸하는 마음과 불생불멸하는 마음은 한 놈 이지, 두 놈이 될 수 없습니다. 지난번에도 비유를 했듯, 한 사람이 때에 따라 술 취한 놈이 될 수도 있고 술 깬 놈이 될 수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 술 취한 놈이 곧 술 깬 놈이요 술 깬 놈이 곧 술 취한 놈인 것처럼 생멸하는 마음과 불생불멸하는 마음 역시 별개가 아닙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 본다면 견성은 생멸하는 마음을 보는 것으로써 불생불멸 하는 마음을 보는 것이지 생멸하는 마음을 떠나 따로 불생불멸의 마음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견성이란 생멸 하는 마음을 바로 보아 생멸하는 마음 그대로가 생멸 없는 마음임을 분명히 아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서 생멸 하는 마음이 불생불멸 하는 마음이 될 수 있다고 하느냐? 그건 생멸하는 마음이 본래 허깨비와 같아서 실제로 있는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과 같이 미혹을 벗어난 경지에서 보면 마음이 일어난 듯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일어난 마음 자체는 실로 있지 않은 허깨비라 본래는 일어난 바가 없습니다. 바로 생멸 하는 마음 그대로가 공하여 본래 있지 않으므로 불생불멸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참된 견성은 생멸하는 마음을 제처 놓고 불생불멸하는 마음을 보는 경지가 아닙니다. 원각경에 ‘음심과 탐심과 치심이 그대로 깨달음’ 이라거나 유마경에 ‘생멸 있음과 생멸 없음이 둘이 아니라’는 말씀을 보면 제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겁니다. 이치가 이와 같다면 수행인은 생멸한다고 여기는 일체의 번뇌 망상을 끊어 없애가지고 생멸 없는 자리를 얻으려는 견해를 가지고 수행해서는 안 되고 도리어 생멸로 여겨지는 번뇌 망상들을 사무치게 관찰하여 번뇌가 번뇌라 할 게 없고 망상이 망상이라 할 게 없어 일어나도 일어난 것이 아니요 멸했어도 멸한 것이 아닌 줄을 철저히 알도록 수행해야 합니다.

견성이나 해탈은 지금 일어나는 이 마음을 그게 탐심이 되었건 보리심이 되었건 관계없이 그대로 돌이켜 자체 모습이 없고 자체 성품이 없는 줄을 깨달을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견성이나 해탈한 사람은 결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도를 삼지 않고 인연 따라 일어나는 마음을 그대로 도를 삼아 중생들과 함께합니다. 견성 해탈 한 사람은 종일토록 마음이 일어났다 할지라도 실제로는 한번도 일어 난적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일어난 마음 그대로가 지혜가 되고 적멸이 되고 정토가 됩니다.

다시 말 하면 생멸 하는 마음을 끊어 생멸 없는 마음을 얻는 것으로 견성을 삼느냐 아니면 생멸하는 마음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생멸이 생멸 아님을 아는 것으로 견성을 삼느냐 인데 생본무생이요 멸본무멸이라 한 부처님의 말씀이 그 답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이 순간에라도 자신이 일으키는 번뇌를 곧 바로 돌이켜 그 본성이 실체 없음을 볼 수만 있다면 자신을 괴롭혔던 번뇌는 즉시로 지혜가 되어 견성의 대열에 오르게 될 것 인데 문제는 어떻게 하면 마음을 돌이켜 본성을 볼 수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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