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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18

기자명 법보신문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마음이 번뇌
삼매 수행으로 번뇌 약화·무명 타파

수행은 번뇌를 끊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는데 번뇌란 무엇이며 어떻게 없앨 수 있습니까?

한마디로 중생이 일으키는 모든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번뇌를 교리적 측면에서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 거만 의심 악견 분노 원한 질투 들뜸 산란 고뇌 질투 등 중생을 어지럽게 하고 들뜨게 하고 괴롭게 하는 등의 불쾌한 생각이나 감정만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중생들이 쓰는 마음은 다 번뇌 아님이 없습니다.

그게 악한 마음이건 착한 마음이건 감정이 일어나건 안 일어나건 깨어 있건 잠을 자건 중생의 마음은 모조리 번뇌 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중생은 번뇌 속에서 살다 번뇌 속에서 죽는 존재라고 하겠습니다.

알다시피 번뇌는 중생을 중생이게 하는 질료로써 생사윤회를 비롯한 일체의 괴로움을 가져오게 하며 제법의 참모습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이와 같은 번뇌는 크게 근본 번뇌와 지엽번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근본번뇌는 나무의 뿌리와도 같은 번뇌로 무명을 가리키고 지엽 번뇌는 나무의 줄기나 잎과 같은 번뇌로 중생이 일으키는 일체의 망상들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수행을 한다함은 항상 일어나고 꺼지는 지엽번뇌로써의 망상들을 비롯한 이놈들의 근거가 되는 근본번뇌로써의 무명을 타파 하는데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근본 번뇌인 무명은 여간한 수행이 아니고는 치료 되지 않는 중생들의 고질 된 병으로 뿌리가 매우 깊습니다.

그런데 수행하는 사람은 이와 같은 번뇌들에 대해 꼭 알고 넘어 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번뇌의 속성에 관해서입니다. 번뇌는 과연 어떠한 속성을 지니고 작용을 하느냐를 바로 아는 것이 수행에 도움을 줍니다. 번뇌는 인연의 법칙에 의해 생겼습니다. 인연에 의해 생긴 모든 법은 아무리 견고해도 자체적 성질을 지니고 있지를 못하여 허깨비와 같습니다. 따라서 번뇌는 크게도 일어나고 작게도 일어나고 일어나면서 항상 작용을 하고는 있지만 그 정체는 허깨비와도 같아서 있어도 실로 있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로 정체가 실답지도 못한 공한 놈이 중생의 마음을 따라 일어나서 온갖 짓거리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들이 수행을 해서 번뇌를 끊는다는 말은 다른 측면으로는 번뇌의 속성이 허깨비와 같은 줄을 바로 본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만 번뇌를 끊을 수 있겠는가? 늘 말하지만 부처님이 일러 주신 삼매 수행과 관찰 수행을 통해서 가능 합니다. 아무리 기도를 하고 참회를 하고 복을 지어도 삼매 수행과 관찰 수행이 없으면 번뇌는 끊어지지 않습니다. 수행자는 기도와 참회와 복 짓는 행을 열심히 실천하면서도 주된 수행으로 삼매와 관찰을 닦아야만 합니다. 삼매는 수많은 지엽번뇌들을 약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고 관찰은 근본 번뇌인 무명을 타파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행자가 이 두 가지 수행을 겸비하면 두말 할 나위가 없이 좋겠지만 수행의 기초가 다져지지 않으면 함께 닦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이 두 종류의 수행 중에 삼매수행은 관찰수행보다는 방법도 다양하고 수행도 용이해서 관찰수행에 앞서 삼매수행을 먼저 닦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삼매를 닦으려면 수행 주제를 하나 설정해야 합니다. 이때 수행 주제는 스스로 택하는 것 보다는 스승이나 선지식으로부터 받는 것이 무방합니다. 수행에는 반드시 신심과 함께 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밝혔듯 관찰수행과는 달리 삼매수행은 주제가 다양해서 사람마다 각기 다른 방법을 가지고 수행을 할 수가 있습니다.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든지 번뇌가 현저히 약화되면 필히 마음을 직접적으로 들여다보는 관찰수행으로 돌리게 해야 합니다. 번뇌의 끝은 지혜가 온전히 들어날 때 이루어지는데 지혜는 관찰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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