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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韓流)와 불교

기자명 이학종
다 아시겠지만, 한류(韓流)란 한국의 대중문화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류의 열풍은 동아시아 일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을 정도로 폭발적입니다. 한류 열풍이 어찌나 거세고 강력한지 최근에는 중국정부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을 정도입니다.

“문화 시장에서 상당한 정도의 혼란한 현상과 불량 문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는 게 중국 국무원 회의의 결과입니다. 중국의 ‘인민일보’도 “문화시장 질서를 한 단계 더 정돈하고 규범화하자”는 주장을 사설을 통해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한국과 일본 등에서 유입되는 사치향락성 문화에 대한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지요. 이런 움직임들은 한류 열풍이 곧 강력한 반작용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한류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열풍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현상일 개연성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류 열풍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아쉬운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탤런트나 가수 등 대중스타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과연 한류로 불릴 만큼 정말 한국적인 것인가에 대한 회의입니다. 힙합과 랩 등을 장기로 하는 가요들, 그리고 드라마 등을 통해 번지는 대중문화가 한국적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지요. 이런 현상들은 서구에서 들어온 문화현상들이 한국이라는 무대를 거치면서 동양적 특성을 가미한 것이라는 분석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따라서, 아직은 서구문화에 덜 익숙한 중국,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의 정서에 동양적 옷을 적당히 겹쳐 입은 한국의 대중문화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은 설득력을 갖습니다.

문화의 흐름이나 이동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현상입니다. 약 2000여년 전 서양의 문물들은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에 전해지기 시작했고, 이것은 다시 중국화의 과정을 거쳐 한국에 전해졌습니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전해 받은 문화를 일본에 전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당시 한중일 3국은 문화교류를 통해 수입한 문화적 현상들로 인하여 문화적 성숙과 국가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의 문화적 수준이 향상되고, 이질문화의 토착화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지혜를 발휘한 것이지요.

세월이 흘러, 오늘날 우리의 대중문화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주변국가로 폭풍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문화를 전하게 됐다는 점에서 일견 뿌듯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문화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고품격의 대중문화를 전하는 데에 더 신경을 써야 할 시기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불교계로서는 문화혁명 이후 침체된 중국불교에 한국불교의 우수한 전통을 전해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1700년 전 중국으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여 우수한 해동불교의 문화를 꽃피웠던 것처럼 중국이 다시 불교의 르네상스를 구가할 수 있도록 우리의 고급한 불교문화를 전해줄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한류 열풍을 보다 진지하고 냉철하게 바라보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편집부장 이학종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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