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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론』①

기자명 법보신문

열반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 제시한 책

<사진설명>스리랑카 콜롬보 근처의 켈라니야 절에 그려진 붓다고사 벽화 사진(18세기), 붓다고사가 청정도론을 지어서 대사(大寺·마하위하라)의 스님께 올리는 모습.

『청정도론(淸淨道論)』(Visuddhimagga)은 기원5세기, 지금부터 1500년 전 인도 출신의 붓다고사(Buddhaghosa)라는 스님이 스리랑카로 건너와서 지은 논서이다. 붓다고사라는 법명의 유래는 스님이 말씀하시면 마치 부처님의 음성과 같다고 해서 지어졌다한다. 붓다고사는 ‘불음’(佛音, 부처님의 목소리) 또는 깨달음의 소리라고 해서 각음(覺音)이라고 한다. 이 책은 팔리어로 되어 있는데, 팔리어는 2300년 전 스리랑카에 불교가 정착되면서 사용된 초기불교 언어이다. 팔리어로 전승된 남방상좌불교 전통(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에서는 이것이 부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라고 해서 ‘근본말씀’ 이라고 한다. 팔리어로 지어진 주석문헌으로 경율론의 삼장을 해석하면서 불교의 핵심을 7가지 청정도로 정리한 것이 『청정도론』이다.

청정도(淸淨道)의 ‘청정’은 괴로움이 완전히 소멸한 경지인 열반(涅槃)을 말한다. 열반을 의미하는 청정에 도(道)를 합해서 청정도가 되면 그 의미는 ‘청정에 이르는 길’, ‘열반에 이르는 방편(方便)’을 의미하게 된다. 즉 ‘청정한 길’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청정에 이르는 길’인 수행법을 뜻한다. 따라서 간단히 말하면 열반에 이르는 방법을 제시해 놓은 책이 『청정도론』이다.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위해 가르침을 펴신 단 하나의 이유이면서 불교의 목적인 ‘열반’, 괴로움이 완전히 소멸한 열반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을 정리해서 제시해주고 있는 책이 바로 『청정도론』이다.

책의 내용은 청정이라고 하는 열반에 이르는 방법을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으로 정리하고 있다. 불자들이 절에 가서 예불을 올릴 때, 5분향례를 한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할 때 앞의 계정혜 세 가지를 통해서 해탈에 이른다는 가르침이 예불의식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청정도론』은 총 23장으로 되어 있는데, 앞의 1, 2장은 계(戒)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고, 3장부터 13장까지는 정(定)이 설명되어 있고, 마지막 14장부터 23장까지는 혜(慧)에 대한 설명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계정혜를 순서대로 닦아 나갈 때 열반이라고 하는 청정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청정도론』의 간단한 윤곽이다.

계정혜, 삼학을 통해서 불자들이 수행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은 불교기초교리에 나오는 가장 근본적인 핵심이고 자주 듣는 이야기여서 이론적으로는 이해되지만 실제로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 삼학은 실제로 살아가면서 직접 경험해야만 제대로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학의 의미를 간단하게 설명해 보면, 계는 계율이라고도 하는데 계와 율은 실제로 다른 의미로 쓰인다. 먼저 율은 출가한 비구·비구니 스님들이 지켜야 하는 승단의 규율을 말한다. 승단이라고 하는 공동체가 존립하기 위해서 지켜야만 하는 규율인 것이다. 따라서 율은 타율적인 규범을 말한다. 이 율을 지키지 않은면 승단에 의해서 제재를 받는다. 사회에서 법을 어기면 벌을 받는 것과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율은 살인, 도둑질, 거짓말(큰 거짓말), 음행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을 어기면 승단에서 추방되는 가장 무거운 죄가 된다. 사회로 보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박탈하면서 감금된 상태에 처해지거나 그 사회에서 추방되는 것이다.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의 남방불교에서는 포살(보름에 한 번 하는)때 율의 조항을 외우고, 그동안 율을 어긴 것이 있으면 스스로 참회하고 거기에 대한 적절한 제재를 받는다. 학교로 말하면 한 달 동안 정학을 당하기도 하고, 한 달 동안 독방살이를 하기도 한다. 잘못의 경중에 따라서 승단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결정권을 박탈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율에 의해서 엄격하게 출가공동체의 질서가 유지되어 왔다.

김 재 성 교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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