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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20

기자명 법보신문

마음 관찰 없이 번뇌·망상 제거 불가능
하나의 주제에 마음 두면 일상 지장없어

법사님 말씀대로 하나의 주제에 마음을 항상 집중을 하다 보면 일상생활을 해나가는데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평소에 일어나는 마음과 수행하는 마음이 서로 상충 될 것인데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삼매에 들 수 있습니까.

우리들의 일상생활은 번뇌 망상 아님이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려면 의도적이건 의도적이지 않건 수많은 생각과 함께 수많은 감정을 일으켜야만 하는데 이들을 하나의 주제에 몰입 하여 다스린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 일 하지 않고 조용한 곳에 앉아 수행만 한다면야 그럴 일이 별반 없겠지만 몸뚱이 끌고 다니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얼마간의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걱정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대로만 하면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상충이 되진 않습니다. 틈틈이 자신의 기량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행 주제를 놓치게 되면 놓치는 대로 놓치지 않으면 놓치지 않는 대로 열심히 참구 하다보면 생활에 큰 무리가 없이 삼매 상태를 경험하게 됩니다.

삼매의 상태를 설명함에 있어 초기 경전에서 말 하는 삼매와 대승 경전에서 말하는 삼매가 차이가 있습니다. 초기 경전의 경우에 있어서는 삼매의 단계를 아홉 단계로 나눕니다. 이에 반해 대승경전에서는 삼매의 종류는 많으나 단계적으로 나누고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수행의 과위를 십지로써 설명은 하고 있다고는 하나 초기 경전만큼 실제 적이지를 못합니다. 몇 번을 강조 하지만 불교 수행의 요체는 마음 관찰에 있습니다. 마음 관찰 없이는 번뇌와 망상을 제거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에게 삼매 수행을 권하는 것도 마음을 하나로 몰입하는 삼매를 통해 마음을 관찰하는 수행으로 이어지게끔 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여러분들이 알아 두어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그 점은 다른 게 아니고 수행하는 사람이나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줄로 압니다만 불교 수행은 마음 관찰에 필요한 삼매의 경지는 그다지 깊은 단계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초기 경전을 보면 아홉 단계의 선정 삼매 중에 네 번째 단계의 선정 삼매에서 관찰하는 수행으로 이어진다고 말 하고 있습니다. 초기 경전에서 삼매를 이렇게 말 하는 이유는 수행자에 있어 삼매가 너무 깊게 되면 정작 관찰해야 할 몸과 마음의 현상을 지나쳐 버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간화선은 이와는 현격히 다릅니다. 간화선에서는 화두를 의심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삼매와 관찰을 겸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아주 깊은 단계의 삼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소위 은산 철벽이니 몽중 일여 같은 말들은 삼매의 극점을 말 해줍니다. 불교 수행의 갈래가 많다보니 어느 것을 따라야 하는 지는 각자의 인연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마음을 관찰 하는 수행에 전 단계로 삼매를 먼저 닦으라고 알려드리고는 있지만 이도 꼭 정해진 방법은 아닙니다.

마음 관찰 없이도 선정삼매를 닦게 되면 깨달음을 얻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공관법의 경우 ‘범소유상 개시허망’ 이라는 글귀로 삼매를 닦다보면 자연히 일상에서 글귀를 놓치지 않으려는 주의력으로 인해 마음이 관찰 되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수행하는 사람이 글귀로써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을 관찰 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함께 깃들여져 있기 때문 입니다.

어떤 수행법일지라도 염불이건 화두건 주력이건 간에 그 방법을 가지고 집중을 하되 되도록이면 자신의 감정이나 시비심 분별심과 같은 번뇌를 알아채려고 개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인으로써 앉아서 수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떤 방편이건 굳센 신심과 더불어 순간 순간 쉬임 없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의 작용을 놓치지 않고 관찰 하려는 시도를 가지고 열심히 하나의 주제에 마음을 두면 걱정하는 것처럼 일상생활 하는데 큰 지장은 초래 하지 않을 것입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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