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日 야마가타대 마츠오 겐지(松尾剛次) 교수
46 日 야마가타대 마츠오 겐지(松尾剛次) 교수
  • 법보신문
  • 승인 2006.11.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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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계율의 부흥 꿈꾸는 율종 연구의 대가

세계의 불교석학으로 평가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가 활동하는 학계에서 중견 내지 석학의 반열에 올라서야 할 것이며, 자신의 학문을 세계를 향해 발산하고 또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야마가타(山形) 대학 인문학부의 마츠오 겐지(松尾剛次) 교수는 이러한 두가지 조건에 잘 부합하고 있는 학자다.

내가 마츠오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그의 책 『스님의 일본사』를 통해서였다. 교토불교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일본불교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에 소개하기로 결심했다. 이 책은 2005년 『인물로 보는 일본불교사』라는 이름으로 동국대 출판부에 의해서 번역·출판되었다. 그때 ‘옮긴이 해설- 일본불교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일본불교사 연구에 있어서 마츠오 선생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서는 언급한 일이 있지만, 간략하게 소개해 두기로 하자.

일본에서 중세 일본불교사를 거시적으로 살펴볼 때 종래에 통용되던 통설로 두 가지가 있었다. ‘구불교 대 가마쿠라 신불교’라고 하는 패러다임으로 중세 일본불교를 바라보는 것과 현밀체제론(顯密體制論)이 그것이었다. 특히 이 중에 근래까지 지배적인 견해가 현밀체제론이었다. 현교와 밀교가 중심이 되어서 중세 일본불교가 전개되어 왔다는 이론인데, 사실상 밀교중심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밀체제론에 대해서 마츠오 교수는 ‘관승(官僧) 대 둔세승(遁世僧)’이라고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중세 일본불교사를 설명해냈다. 물론, 이러한 마츠오 교수의 새로운 학설이 현밀체제론을 완전히 대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체를 보면서 거시적인 일반이론을 만들어 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본불교사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내가 이 글을 통하여 새롭게 소개하고 싶은 것은 그의 학문의 중핵을 이루고 있는 일본의 율종연구에 대해서이다. 마츠오 교수에게 있어서 율종 연구가 그의 학문적 업이 된 것은 그가 ‘일본판 마더 테레사’라고 부르는 닌쇼(忍性, 1217∼1302)스님을 만난 데에서 비롯된다. 그의 신앙고백을 들어보자.

“나와 일본불교의 만남은 에존(叡尊)·닌쇼 등의 한센변 환자에 대한 구제활동을 학부의 졸업논문에서 다룬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만, 당시 한센병 환자가 처해있던 상황을 이해하면 할수록, 한센병 환자의 구제에 힘썼던 에존·닌쇼 등의 활동이 갖는 중요성·곤란성·혁신성 등이 실감났던 것입니다. 지금 일본불교 연구자의 말석에 자리해 있는 것도 에존·닌쇼 외 가마쿠라 신불교를 건설한 불교인의 활동이 중세라는 시대적 제약을 받으면서도, 현재의 우리들에게 시간을 초월하여 인생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인물로 보는 일본불교사』 후기)

여기서 말하는 에존과 닌쇼는 사제지간으로 진언율종의 조사들이다. 공히 계율을 엄하게 지키는 율사들이면서도, 놀랍게도 한센변(나병) 환자의 구제를 위해서 전력하였던 사회복지의 선구자였다. 그래서 이 두분들은 모두 ‘보살로 불린다. 에존은 나라의 서대사(西大寺)를 중심으로, 닌쇼는 현재 동경 인근에 있는 가마쿠라의 극락사(極樂寺)를 중심으로 한센병 환자 구제에 전력을 기울였다.(에존과 닌쇼에 대한 마츠오 교수의 글이 각 1편씩 번역되어 우리에게 소개된 일이 있다. 『일본불교사 공부방』, 제1호 수록) 이러한 율종의 모습은 지계바라밀이 소극적인 섭율의계(攝律儀戒)의 준수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섭중생계(攝衆生戒)의 실천 속에서 담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로서도 배우고 받아들여야 할 전통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모습에서 진실한 종교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러한 전통의 부활을 지향하면서 일본불교사 연구에 뛰어들었던 것이 마츠오 교수였다. 실제 그는 『일본중세의 선과 율』, 『에존·닌쇼』, 그리고 『닌쇼』와 같은 율종관계 전문 학술서적을 저술하거나 편찬하게 된다. 현재 일본불교사 연구자들 중에서 진언율종(에존과 닌쇼의 계통으로서 특히 ‘新義律宗’이라고도 부른다.) 연구에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 하나를 내다 버려야 한다. 그것은 오늘날 일본불교의 스님들이 거의 모두 결혼하였다고 해서 옛날의 스님들 역시 모두 그러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에존이나 닌쇼 스님처럼 훌륭한 비구들의 지계사(持戒史)마저 외면해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와 같이 일본의 스님들이 결혼을 하고 머리를 기르고 육식을 하게 된 것은 메이지 유신 5년(1872)에 반포된 법령 ‘육식·대처·축발을 자유롭게 할 것’에 의해서였다. 그 결과 오늘 일본의 불교는 무계(無戒)의 불교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전에는 오직 신란(親鸞, 1173∼1262)을 개조로 하는 정토진종(淨土眞宗)만이 드러내놓고 결혼을 하고 육식을 했다. 그런데, 그들은 스스로 출가교단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비승비속(非僧非俗)을 지향하고 있었기에 어쩌면 예외로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던 것이 메이지 유신 5년 이후에는 오히려 승려의 결혼과 육식이 보편화돼 버린 것이다.

우리 감각으로 볼 때, 이 메이지 유신 5년에 반포된 법령은 어떻게 되었든지 간에 일본불교계의 자율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그것은 하나의 법난(法難)이라고 해야 할 사건이었다. 당연히 전 교단이 이에 대해서 저항할 법도 한데, 그러한 움직임은 그다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 속에서 이제 마츠오 교수는 일본불교에서 계율의 ‘부흥’을 꿈꾸고 있으며, 그를 위한 ‘재고’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금년에 그는 『계율의 책』(춘추사)을 편저하였다. 그 속에서 일본불교의 계율‘부흥’사를 살펴보는 논문을 집필하고, 또한 동경대 스에키 후미히코(末木文美士) 교수와 대담을 싣고 있다. 그는 일본불교에서 이 문제가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되어야 하며, 적어도 율종을 표방하는 교단에서는 다시 비구 전통이 부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 불교근대사의 정화운동에 대해서 언급한다. 그것을 계율부흥의 흐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57쪽, 195쪽) 물론, 우리의 정화운동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각도에서 조명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인 이념으로 볼 때에는 마츠오 교수가 말하는 것과 같은 계율‘부흥’이라는 의미 역시 내포하고 있음은 사실일 것이다. 나는 이러한 마츠오 교수의 시야, 즉 계율문제에 있어서는 한·일불교 사이에 함께 고려하고 함께 살피는 공관(共觀)의 방법론을 우리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 까닭에 적어도 우리 근대불교사 역시 일본의 근대불교사와 함께 연구해 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츠오 교수는 현재 여기까지 왔다. 영어에 자유자재한 그는 미국 뉴욕주립대, 프린스턴대, 영국 런던대, 중국 북경대 등으로부터 초빙받아서 강의를 해왔다. 그런 점에서 그는 세계적 불교석학의 조건을 두루 갖춘 학자로 평가될 수 있으리라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나는 그를 부러워하고 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

e-mail 인터뷰

“1950년대 정화운동은
  한국판 계율부흥운동”

▶“계율을 ‘재고’하기 바란다”라고 하신 선생의 뜻이 지금부터 일본의 스님들에게도 전달되리라 믿습니다. 그 ‘재고’와 ‘부흥’을 위해서는 불교계 내부로부터 공명(共鳴)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이 점에 대하여 선생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또한 “적어도 율종을 표방하는 종파는 계율부흥에 진지하게 임해야 할 시기에 이른 것은 아닐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에존·닌쇼로부터 시작하는 진언율종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이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선생은 한국불교와 일본불교 사이에 공유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두 나라 불교의 역사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한 방법론을 취하고 있는 다른 학자을 든다면 어떠한 분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 질문에 대하여 전망 등을 가르쳐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2006. 8. 22. 김호성)

-일전에는 간곡한 편지를 받아서 대단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선생의 불교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 전해져 왔습니다.
그런데 질문에 대한 회답입니다만, 불교교단의 계율에 대한 생각은 지극히 낮은 상황에 있습니다. 도쇼다이지(唐招提寺)의 장로 정도가, 독신을 지키는 정도입니다. 사이다이지(西大寺) 등 율종도 ‘정화(淨化)’운동에는 상당히 소극적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졸저(拙著, 계율의 책)와 같은 연구를 필요로 하는 것이겠지요. 한국불교계의 해방 이후의 역사는 온전히 알지는 못합니다만, 관심이 있는 것은 저뿐인지도 모릅니다. 졸저에 의해서, 비로소 한국불교의 해방 이후의 ‘정화’운동이 다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상 지극히 간략합니다만, 우선은 필요하신 데에 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실례합니다.
(2006. 9. 8. 松尾剛次)


마츠오 겐지(松尾剛次)는

1954년 나가사키현 출생. 동경대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박사과정 중퇴. 동 학과로부터 박사학위 취득(1994). 현재 야마가타(山形)대학 교수. 주요저서로는 『권진과 파계의 중세사』(1995), 『중세도시 가마쿠라를 걷다』(1997), 『가마쿠라 신불교의 성립』(1998),『불교입문』(1999), 『태평기』(2001), 『스님의 일본사』(2002), 『일본중세의 선과 율』(2003), 『에존(叡尊)·닌쇼(忍性)』(편저, 2004), 『닌쇼』(2004), 『계율의 책』(2006) 등. 논문 100여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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