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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론』 ⑤

기자명 법보신문

계율 지키지 않으면 탁발한 음식도 毒

<사진설명>태국의 벽화, 수행승들이 탁발을 통해 재가불자들에게 음식을 보시받고 있다.

『청정도론』은 앙구따라 니까야를 인용하면서 계를 더럽히는 것은 이익과 명성 때문에 계를 범하는 것과 잘못된 음행에 관련된 것이 7가지가 있다고 한다. 음행에 관련된 7가지란 ①여성과 직접 음행을 하지는 않지만 몸을 만지게 하면서 즐기는 것 ②함께 즐기고 노는 것 ③바라보면서 즐기는 것 ④여인의 목소리를 엿들으며 즐기는 것 ⑤이전에 여인과 즐겼던 일을 회상하는 것 ⑥다른 남자들이 감각적 욕망에 빠져 지내는 것을 보고 즐기는 것 ⑦ 천상에 태어나기를 바라면서 청정한 계행을 지키는 것이다.

음행을 포함한 일반적인 감각적 욕망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자세히 제시해 주고 있는 이 가르침을 통해서 감각적 쾌락에 빠져 살기 쉬운 우리들의 생활을 자제하려는 마음, 스스로 계를 지니고 몸과 마음을 보호해서 마음의 청정과 지혜의 청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청정도론』은 강조하고 있다.

쾌락은 불무더기를 안고 있을 때의 고통보다 더 격렬한 고통의 결과를 가져오는데 계를 지키지 않는 자는 이 쾌락을 버리지 않으니 어떤 행복을 느낄 수 있겠는가.

자제함이 없는 자가 옷을 수용함에 무슨 행복이 있을까. 탁발해서 얻은 달콤한 음식은 계를 지키지 않은 자에게는 독과 같다. 계를 지키지 않으면서 신자들이 신심으로 보시한 절에 머물 때 무슨 즐거움이 있을 것인가. 계로써 자신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사문의 옷을 걸쳤을 뿐이지 진정한 사문이 아니라고 까지 하면서 계를 지키지 않는 것은 자신의 선근(善根)을 파내는 일이라고 하며, 계를 지키지 않을 때의 결점을 소개하고 있다.

출가한 수행승들이 정말로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하는 계를 지키지 못했을 때의 결점이지만, 재가자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는 가르침이다. 재가자가 자발적으로 지녀야 하는 5계는 살생, 주어지지 않은 것을 취하는 일, 잘못된 음행, 거짓말, 음주는 자기 스스로의 행복을 일구는 선근(善根)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계를 지키는 마음에서 마음의 집중과 지혜의 싹이 빨리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리석음까지 뿌리 뽑으려면 육체와 언어를 정화하는 계를 바탕으로 해서 마음집중(선정)을 닦고, 마음집중의 힘을 바탕으로 해서 지혜를 닦아야 한다는 것이 초기불교와 『청정도론』에 전해지고 있는 수행의 단계이다.

부처님께서는 재가자들이 보시를 하고 계를 지키고 수행을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수행은 전문적인 출가승과 일상생활을 하는 재가자의 수행으로 나뉘며, 재가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행이 여러 가지로 제시되어 있다. 일반 재가자들이 생계를 놓고 수행에 전념하기는 어렵다. 절에서 참선하는 방법이나 기도하는 방법, 수행하는 방법을 배운 재가불자들이라도 매일매일 30분에서 1시간씩 정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살면서 돈 버는 일이 바쁘고, 돈 번 것을 모으고, 쓰기 바쁘기 때문에 정신적 향상의 길은 잊고 지내기가 쉽다. 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떤 때가 묻는지, 벗어나는지, 이런 것은 관심을 두고 살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재가자들에게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르침으로 자비희사의 사무량심 등을 제시해주신 것이다.

자비희사의 사무량심을 닦는 바탕에 5계를 지니려고 하는 마음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부처님과 『청정도론』의 가르침인 것이다.

출가자는 출가자로서의 계율을 지키고, 재가자는 재가자로서 최소한 5계를 지켜야 한다는 가르침의 원래 의미를 잘 이해하고 계를 지키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심신의 건강과 보다 지속적이며 가치 있는 마음의 행복을 경험하기 위해서, 자신과 타인을 위해서 계를 지니고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출가자의 경우 계행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소욕지족(少欲知足)하는 삶을 사는 방식을 두타행이라고 한다. 두타행은 『청정도론』2장에서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재가자의 경우는 검소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성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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