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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24

기자명 법보신문

마(魔)는 중생들의 보편적인 심리상태
정견 갖추지 못했으면 이 순간에도 존재

수행을 하다보면 마군이 시험을 한다든가 방해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런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수행을 철저히 하지 못하여 저의 경험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말씀과 선지식들의 가르침에 비추어 본다면 수행하는 중에 경우에 따라 마장이 올 수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부처님도 보리수 아래서 성도 하실 때에 파순 이라는 천마로부터 협박과 유혹을 받으셨고 많은 선지식들도 마의 경계와 마의 일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능엄경에서는 마의 종류와 마에 사로잡힌 수행인들의 모습에 대해 자세하게 설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중생의 구조라 할 수 있는 색 수 상 행 식인 오온에 각각 열 가지씩 모두 오십 가지의 마가 붙는 일에 대하여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근대의 고승인 용성 선사는 각해일륜이라는 저서에서 이 능엄경을 근거로 하여 마의 현상을 소개 했습니다. 선사는 마를 크게 자신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내마와 마음 밖에서 침범하는 외마로 나누고 내마에 오음마, 번뇌마, 산란마, 음란마, 탐마, 진심마, 희마, 비마, 자족마, 지해마, 아만마, 음마, 천마, 희론마, 무인마, 사견마 등이 있고 외마에는 갖가지 귀신과 이매와 망량과 요괴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내마는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기 보다는 중생들의 보편적 심리 상태를 마로 표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간략히 설명하면 오음마는 색 수 상 행 식 오온에 집착하는 것을 말하고 번뇌마와 산란마는 마음이 미혹하여 어지럽게 일어나는 것을 말하며 음란마는 음욕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탐마는 탐내는 것을 말하며 진심마는 성내는 것을 말하고 희마는 들떠서 즐거워하는 것을 말하며 비마는 슬퍼서 비탄에 잠기는 것을 말하고 자족마는 수행을 하다가 조금 얻고는 스스로 만족하는 것을 말하며 지해마는 안다는 견해에 빠진 것을 말합니다.

또 희론마는 생각을 이리저리 돌려 자기를 합리화시키는 것을 말하고 무인마는 인과의 이치를 부정하는 것을 말하고 사견마는 갖가지 삿된 견해에 빠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마는 우리 들이 평소에 일으키는 마음으로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중생마음 가운데에 팔만사천 번뇌가 있으면 팔만사천의 마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내마는 그렇다 치고 그렇다면 천마나 악귀 혹은 이매와 같은 외마는 왜 침범하느냐하면 이도 역시 수행자 마음 밖에서 오는 듯하지만 실은 미혹한 마음이 저러한 모습으로 변화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능엄경에서일체의 마는 중생의 망상기운이 맺혀서 나타나는 것으로 실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수행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 중에 기특상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러분들 중에도 그런 경험 하신 분들이 더러 있을 줄 압니다. 수행이나 기도 하는 가운데 향내가 난다든지 종소리가 들린다든지 불보살의 모습이 보인다든지 힘이 솟는다든지 하는 등의 특별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현상도 그게 무엇이 되었건 결국은 마음의 작용 일뿐 제 마음을 떠나서 보이게 하고 들리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이 객관화 되어 일어나는 하나의 신비하지만 헛된 현상입니다. 조금도 집착 할 것이 못 됩니다.

제 개인적 견해로는 모든 마는 수행자가 정견을 갖추지 못하였을 때 나타난다고 봅니다. 정견을 갖추고 수행 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위에서 말한 현상들이 애초부터 발붙이지 못합니다. 우리들이 삿된 견해를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거나 수행한다면 내마와 외마는 이 순간에도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수행 할 때 찾아올지도 모를 마의 현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일은 수행 한다고 해서 꼭 일어나지 않습니다. 바로 현재의 마, 즉 여러분의 지금 마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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