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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환경, 그리고 인간

기자명 법보신문

청운 스님
표충사 주지

해마다 이맘 때 즘이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으로 송구영신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한해가 갈 때 우리는 오직 삶과 인생, 재물만을 대비시켜 올 한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하며 인간생명 그 자체만 판단해보고 살아온 터라 지나온 해를 빨리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 속에서 행복과 불행을 느끼며 살아가는 그 이면에 대자연의 순리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온 것이다. 대자연을 움켜쥐고 있는 그곳에는 자연환경 즉 공기, 햇볕, 구름,비,바람, 돌,나무, 습지, 갯벌등과 같은 자연을 이루는 생물과 무생물이 있다. 인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상태의 자연, 그 자연환경이 있어 우리 인간의 생명도 있고 아름다운 세상을 맞이한다는 송구영신이라는 말도 만들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대자연의 순리와 영향 속에 우리 인간이 조급하게 아니면 느긋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번 경상남도가 세계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제9차 람사총회 본회의에서 2008년 람사총회 개최지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국내 최대 습지인 창녕 우포늪과 창원 주남저수지, 재약산 사자평, 신불산 고산습지 등 크고 작은 습지를 보유한 경상남도는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자연 속에 인간의 생활환경을 가꾸어 간다고 했다. 그렇다. 대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아름다운 산천을 주고 환경을 주었지만 우리는 무의식속에 그 고마움을 모르고 지켜갈 줄을 몰랐다. 무한의 자연이 있는 줄 착각하고 살아온 것이다. 람사총회 유치가 늦은 감은 있지만 자연과 환경의 질서체계를 지켜간다는 점에 환영할만한 일로 보아야 한다. 인간이 아무리 나름대로 인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그 근원은 자연이 아닌가. 천지 만물 속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그 섭리에 맞도록 살아간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자연과 환경에 대한 사랑정신을 자비로 보고 있다. 자비는 곧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상관관계이며 지상의 모든 생물과 비생물적인 것을 포함한 자연의 상태를 아껴가는 것이다. 인간이 일생을 살아나감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게 인식하며 살아가야할 자연. 하지만 우리는 자연과 환경, 그 속에 예술같이 살아가는 인간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마음의 상실로 이어지고 자비심이 없어지게 된다. 현명하게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려면 대자연의 웅장함속에 우리인간의 본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자연과 인간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이를 고쳐가야 한다. 전 세계를 고통으로 몰아넣는 에이즈나 인간 광우병 등이 자연이 인간을 위해 그 이용의 대가로 벌을 주고 있는 것이다. 삼라만상의 자연을 인간이 파괴하고 믿음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당연한 응보이다. 불교 연기법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천지 속에 인간과 자연이 상생한다면 절대로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 결국 우리 인간의 휴머니즘은 자연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 아닐까. 아무렴 자연과 인간이 상호 연관성을 지울 때 천지만물은 훌륭한 조화로 탄생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인간의 마음부터라도 자연 속으로 환원시켜보자.

자연과의 화해를 시작으로 인간은 생명의 본체를 지켜가고 진정으로 환경적 생태적 평화 속에 열반과 윤회를 거듭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환경 속에 자연을 이해하고 또한 그 자연을 삶의 학습장이나 인생의 짐을 쌓아 놓는 하치장으로 여겨보자. 우리 인간은 삶의 종착역까지 지고 가는 짐이 무겁다고 하지 말라. 모래알처럼 많은 세월이 아니다. 벗어야 한다. 집착이나 쓸모없는 짐을 자연 속에 내려놓고 위대한 자연을 닮은 무소유의 삶으로 물처럼 바람처럼 그렇게 가야할 세상이거늘 그렇지 못하다. 천강에 떠있는 달 보며 우주공간을 메우고 있는 에너지 가득 가슴에 품고, 대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

묵은 한해 자연 속으로 훌훌 보내고 아름다운 금수강산 자연 속에서 힘찬 희망을 담은 새해 당연히 맞이 해보자. 나무, 숲, 돌, 바람, 구름, 물, 아껴가는 자연 속에 만물이 우리 인간과 함께 할 것이니 내년 정해년에도 대자연아 온갖 시름 다 가져 가고, 힘찬 희망을 담아 주려무나. 그래서 새해에도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북한산,한라산,재약산을 함께 어우러져 걸을 수 있도록 말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 속에서 우리 인간이 함께 할 때 그리움과 사랑이 별빛처럼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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