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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31

기자명 법보신문

불교에 타력은 없어…염불도 자력의 방편
정토-아마타는 법문 듣는 마음에 있는 것

부처님의 길을 가는 데는 자력의 길과 타력의 길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자력의 길은 참선을 말하고 타력의 길은 염불을 말하는데 어떤 분들은 아무리 염불을 해도 참선을 하지 않으면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말세에는 어려운 참선 보다는 쉬운 염불이 오히려 빨리 깨달음에 들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방법을 택해야 좋습니까?

답변을 하기 전에 질문 하신 분께서 잘 못 알고 있는 부분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질문 하신 내용 중에 부처님의 길을 가는데 타력의 길이 있다고 하셨는데 불교에는 타력은 없습니다. 불교는 철저히 자신의 힘으로 고통의 문제를 해결 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온에서 일어나는 중생의 모든 고통은 오직 자신만이 해결 할 수 있을 뿐 누구도 대신하여 해결 해 줄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부처님도 예외 일 수 없습니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고통을 해결 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시는 분이지 고통 자체를 없애 주시는 분은 아닙니다. 때문에 불교에서는 인간에게 길흉화복을 주재하는 하나님과 같은 절대 신을 인정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염불도 자력의 방편이지 타력의 방편이 아닙니다. 가령 아미타불을 열심히 찾는다 해도 염불한 자신의 힘에 의해 정토에 나는 것이지 아미타불이 기독교의 신과 같은 능력이 있어 그 능력으로 염불 한 사람을 정토에 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정토나 아미타불은 중생 마음 밖에 존재하는 저 세계가 아니요 대상적 존재가 아니기 때문 입니다. 경전에 극락세계가 서방으로 십만억 세계를 지나 있다고 하고 그 곳에 아미타가 계시다고 하지만 이는 다 방편입니다. 실제로 정토경에서도 저 극락이 이 몸에서 결코 멀리 있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육조 혜능도 말씀 하였듯 정토와 아미타는 법문을 듣고 있는 여러분의 마음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일체의 미혹을 버리고 번뇌를 깨뜨리면 극락과 아미타불은 여기서 그대로 나타나게 됩니다. 바로 자심미타며 유심정토인 것입니다.

다음으로 질문 내용에 수행에 쉬운 길이 있고 더딘 길이 있다고 하였는데 수행에는 빠른 길이 없고 더딘 길이 없습니다. 혹자는 참선은 어려운 난행도이고 염불은 쉬운 이행도이니 난행도를 버리고 이행도를 닦으라고 권합니다. 그러나 불경 어디를 보아도 수행에 대해 쉽고 어렵고를 설한 데가 없습니다. 굳이 수행에 길을 말한다면 올바른 길과 그릇된 길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참선은 어렵고 염불은 쉬우니 참선 버리고 염불하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참선이건 염불이건 바르게 해야 견성을 하든지 성불을 하지 그릇 되게 하면 몸에 병이나 얻고 마구니나 됩니다.

그리고 염불은 참선이 아닌 것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잘못입니다. 염불도 참선의 한 방법이지 염불 따로 있고 참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염불과 참선을 따로 말하는 것은 간화선의 입장에서 그런 것입니다. 이제 이러한 시각을 바꾸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초기경전에서도 염불은 선정을 얻는 중요한 수행법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염불로 삼매를 이루고 그 삼매가 지혜수행으로 연결이 되면 얼마든지 깨달음이 성취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말해왔듯 불교의 모든 수행은 계·정·혜 삼학의 기초위에 행해지고 있습니다.

참선과 염불이 모두 삼학에 근거한다면 여기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염불을 잘하는 사람이 곧 참선 잘하는 사람이지 참선이 어려워 염불을 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말세에는 염불이 맞는다고 하는데 요즈음 사람들의 근기가 부처님 당시의 근기만 못하지 않습니다. 아니 제가 보기에는 탐욕이 많아서 그렇지 요즈음 사람들이 훨씬 더 지혜로운 것 같습니다.

수행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면 여러분에게 말세란 없습니다. 수행방법에 쉽고 어렵고 더디고 빠르고를 논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수행에 대한 의지부터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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