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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론』 ⑫

기자명 법보신문

좋은 마음은 선정·지혜에 의한 깨달음

지혜는 무엇을 바탕(토양)으로 자라는가?

지혜가 자라는 토양으로 제시된 여섯 가지 법의 범주(蘊, 處, 界, 根, 諦, 緣起)는 초기불교의 핵심적인 교리 내용이다. 지혜의 토양인 이 법들에 대해서 교리 공부(聞慧), 사유(思慧), 실제 수행을 통한 체험적 이해(修慧)가 있어야 지혜의 몸체(慧體)가 얻어진다. 지혜의 몸체는 지혜가 향상되는 다섯 단계의 과정을 말하며 『청정도론』 18장에서 22장까지 해설되어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설명한다.

다섯 가지 무더기는 지혜가 자라는 토양의 처음으로 제시되었으며, 초기경전에서 아라한이 되기까지 체험적 사유의 대상으로 제시되어 있는 경전을 확인할 수 있다. 계를 지닌 비구가 집착된 다섯 무더기(五取蘊)의 무상(無常), 고(苦), 질병, 부스럼, 화살, 통증, 아픔, 다른 것, 파괴되는 것, 비어있는 것(空), 자아가 없는 것(無我)으로 이치에 맞게(자신의 직접적인 체험에 따라) 사유하면 수타원이 되고, 수타원에서 아나함까지 같은 방식으로 다섯 무더기를 무상 등으로 이치에 맞게 사유할 때 아라한이 될 수 있다고 『상유타 니카야』(SN III 167.17-169.4.)에 설명되어 있다.

다섯 무더기는 물질·육체(色), 느낌(受), 지각(想), 형성·지음(行), 의식(識)을 말한다. 의식 있는 존재를 구성하는 구성요소로 간단하게는 마음과 육체(nama-rupa, 名色)라고 한다. 물질로 되어있는 육체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의 4가지 근본요소(四大種)와 24가지 파생된 물질(所造色)로 구성되어있다. 육체·물질은 업, 마음, 음식, 열이라는 네 가지 원인에서 생겨난다. 이 가운데 업과 마음은 육체의 정신적 원인이 된다.

의식(識)은 마음(心)과 의(意)와 동의어이며, 89가지로 분류된다. 좋은 마음(善心) 21가지, 좋지 않은 마음(不善心) 12가지, 결과의 마음(異熟心) 36가지, 작용만 하는 마음 20가지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대림스님 역 『청정도론』 2권, 441쪽 도표 참조) 좋은 마음이란 기쁨, 평온, 지혜 등의 긍정적인 심리작용과 결합된 욕계의 마음과 색계 선정의 구성요소와 결합된 색계의 마음, 무색계 선정의 마음, 네 가지 출세간의 깨달음(四道)이 있다. 좋은 마음은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되는 기본적인 심리작용과 선정과 지혜에 의한 깨달음을 말한다. 좋지 않은 마음은 탐욕, 분노, 무지(貪瞋痴)라는 근본 오염원(煩惱)과 결합되어 괴로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마음으로 극복해서 제거해야 하는 마음을 말한다.

결과의 마음은 과거의 행위의 결과로 생겨난 욕계의 마음, 색계선정, 무색계선정, 4성인의 마음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작용만 하는 마음은 아라한에게만 있는 마음으로 업이 되지 않지만 중생을 교화하는 등의 순수한 마음의 작용만이 있는 것을 말한다. 좋지 않은 마음을 다스리고(諸惡莫作), 좋은 마음을 기르고(衆善奉行) 자기 마음을 깨끗이 하면(自淨其意), 궁극적으로는 좋은 마음에 의해 작용만이 있는 마음을 쓰고 사는 흔들리지 않는 행복을 영원히 얻은 자유인(阿羅漢)이 되는 것이다.

느낌(受)에는 괴로운 느낌, 즐거운 느낌, 중립적인 느낌이 있는데, 이 느낌들은 좋은 마음이나 좋지 않은 마음, 결정되지 않은 마음과 연결되어 일어난다. 따라서 좋지 않은 마음과 결합된 느낌의 근원에 있는 탐진치를 다스려야 한다. 즐거운 느낌은 탐욕, 괴로운 느낌은 분노, 중립적 느낌은 무지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나가는 것이 바로 느낌을 통한 탐진치의 소멸로 가는 길이다.

지각(想)은 6 감각기관과 6 감각대상을 근거로 해서 생겨나기 때문에 6가지가 있다. 지각도 느낌과 마찬가지로 세 가지 마음과 결합되어 일어난다.

형성(行)에는 52가지 마음에 속한 법(心所法)가운데 느낌과 지각의 2가지를 제외한 50가지가 있다. 형성은 의도 등의 마음작용이 포함되어 있고, 좋은 마음과 결합된 형성을 닦아야 출세간에 이르게 된다.

김재성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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