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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혈 뚫고 나니 번뇌까지 내려요”

기자명 법보신문
  • 복지
  • 입력 2007.02.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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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주기 봉사 17년 공 덕 회

매주 화요일 수효사서 모여 주민에 봉사
성훈 스님이 정립… 군포교에도 효과적

<사진설명>지난 1월 30일 따주기공덕회 회원들이 따주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인로왕보살 나무지장보살 나무제불보살마하살…,”

지난 1월 30일 화요일. 사회복지법인 수효사 효림원(대표이사 무구) 6층엔 염불 소리가 그득했다. 염불 수행이라도 하나 싶어 살며시 들여다보니 나란히 앉은 보살들이 주민들의 손과 발, 머리를 따주고 있었다.

“아이고 따가워. 뭐가 이렇게 따끔따끔 해요?”

“조금만 참으세요 보살님. 금세 온 몸이 시원해진다니까요.”

한 쪽에선 따갑다는 엄살 섞인 볼멘소리가 나오면 한 쪽에서 곧바로 애교 담긴 응수가 날아든다. 주민들의 막힌 혈을 따주는 이들이 바로 따주기공덕회(회장 조재운, 이하 공덕회). 공덕회의 막힌 혈을 따는 침술, 성훈 따주기는 입적한 성훈 스님이 민간요법인 따주기를 체계화해 정립한 치료법이다.

공덕회는 성훈 스님 입적 후 1991년 스님의 원력을 잇고자 재가불자들의 모임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그 때부터 매주 화요일이면 수효사에 30~40명이 둘러 앉아 따주기 봉사를 시작했으니 벌써 17년째다.

“손과 발에는 오장육부가 다 들어 있어요. 주민들이 아픈 곳을 말하면 그 부분의 혈을 따 나쁜 피를 뽑아내지요. 체할 때 엄지손가락을 따면 체증이 싹 내려가시잖아요? 그렇게 아픈 곳도 시원해집니다.”

성훈 따주기는 사혈침을 이용해 어혈(타박상 등으로 살 속에 고인 피)을 제거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결리고 쑤신 곳에도 효능이 단박에 나타난다는 게 공덕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진정한 효능은 공덕회의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항상 중생의 고통이 나의 고통임을 알고 병을 관찰 따주기를 해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주민들의 속세 업장 소멸을 발원하며 염불을 왼다. 그러니 공덕회에겐 따주기 봉사가 자기 수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가 되어 있었다.

전영자(71·대덕화) 보살은 “성훈 따주기는 주민들의 번뇌 망상을 따주면서 자신의 번뇌 망상을 함께 따 놓아 버리라는 성훈 스님의 가르침이 스며 있다”며 “한 손가락 한 손가락 탐진치, 삼독심을 따주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 주민들의 아픈 곳도 쉬이 낫는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도반들을 매주 보니 반갑기도 하지만 주민들이 가까운 한의원에서 1500원이면 침을 맞으니 요즘은 한가한 게 도리어 걱정이다. 그래도 군장병들을 방문하는 일은 결코 쉬어본 적이 없다. 공덕회의 끈끈한 인연으로 화요일이면 꼬박꼬박 1천원, 2천원 등 회원들이 낸 보시금으로 합장주와 간식거리를 사들고 버스 1대를 대절해 군법당을 찾는다.

“젊은 나이의 군장병들이 어디가 아픈 데가 있냐고 하겠지만 의외로 손목과 발목을 삐거나 허리가 안 좋은 장병들이 많아요. 따주기가 여드름과 무좀에도 좋다보니 장병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손과 발을 내밀어요.”

이런 공덕회의 장점은 바로 자체 운영된다는 것이다. 지도법사 무구 스님은 “공덕회의 자랑은 회원들의 신심이 담긴 보시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라며 “합장주나 간식거리를 사들고 매월 군장병들을 찾아 부황, 마사지, 따주기 봉사를 17년 동안 이어오고 있으니 이들이 바로 참 보살”이라고 극찬했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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