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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에겐 밥 한 술이 따끈한 법문

기자명 법보신문
  • 복지
  • 입력 2007.02.14 17:34
  • 댓글 0

무료급식·밑반찬배달 10년 분당 마야회

매주 월-금요일 불우이웃에 도시락 전해
만난 인연마다 부처…절 밖이 수행 도량

<사진설명>분당 마야회는 10년 동안 한솔복지관에서 독거노인의 밑반찬을 마련해 왔다.

금요일 오전 10시.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이사장 종범) 한솔종합사회복지관(관장 성화) 조리실에 삼삼오오 모인 불자들. 능숙한 솜씨로 밥을 하고 기름을 붓고, 양념을 넣어 찬거리를 만든다. 오늘 반찬 메뉴는 마늘 쫑, 멸치 볶음. 점심을 먹으러 복지관을 찾는 노인들을 위한 따뜻한 밥 한 끼를 위해 오늘도 이들의 손길은 쉴 새가 없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밥 냄새처럼 맛난 불심을 조리실에 그득하게 채우고 있는 분당 마야회(회장 이정숙). 마야회는 1997년 분당 지역 첫 불자 신행단체로 출발해 이제는 분당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자원봉사단체다.

“처음에는 능인선원 가족법회의 인연으로 분당 불자들이 모였어요. 부처님 법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그 때 막 생긴 한솔복지관으로 무작정 달려갔죠. 일단 모두 여자들이다보니 밥부터 푸기 시작했는데 따뜻한 밥 끼가 법문이고 권선이고 전법의 길 아니겠어요.”

하지만 마야회 도반 30여 명이 모두 다 봉사활동을 실천하겠다고 나서지는 않았다. 이 소중한 인연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회장 이정숙(62·정견행) 보살. 이미 분당에선 ‘걸어 다니는 부처님’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보시행이 몸에 벤 이 보살은 마야회가 10년 째 쌓아 온 선업의 비결이 부처님 법이란다.

“보시는 특별한 일도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요. 부처님 말씀대로 물질이 있는 사람은 물질로, 시간이 있는 사람은 시간으로, 건강한 사람은 몸으로 베풀면 됩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무거운 짐을 든 노인을 도와보세요. 그게 보시랍니다. 그러나 밑바탕엔 부처님 법이 꼭 필요해요. 마야회는 작은 법회, ‘금강경’ 독경과 봉사 시작할 때 낭독하는 발원문 등으로 마음자리를 항상 굳건히 하고 있어요.”

마야회 도반들은 매주 금요일이면 복지관 무료 경로식당을 이용하는 노인 250여 분에게 밥 한 끼를 공양하고, 월요일과 목요일엔 분당 영구임대 아파트를 돌며 독거노인 10세대와 결식아동 30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한다. 한 달에 한 번은 장애인 가정 10가구에 밑반찬 만드는 것도 잊지 않는다. 화요일만 되면 국군수도병원에서 약솜 뜯기 등 의료소모품을 정리한다. 과거 몇 년 간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의 터전인 나눔의 집을 찾아 말벗도 해드리고 점심도 챙겼다. 그야말로 절 밖에서 행동하는 불자들이다.

“아쉬운 점은 각 지역에 이런 단체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불자들이 절에서 기도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그 곳에서 봉사활동이 주로 이뤄지고 있어요. 하지만 만나는 인연마다 부처님이고 그곳이 바로 부처님 도량이잖아요.”

지금은 분당에 생긴 사찰에 총무 소임 등을 살며 자리를 잡은 마야회 도반들은 하나 같이 걱정이 많다. 불자들이 절 밖으로 뛰쳐나와야 한다는 것.

“백천만겁토록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 법을 만난 인연으로 작은 선업이라도 실천함으로써, 대승보살의 길을 가고자 뜻을 모아봅니다. 적으면 적은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나눠 사는 보살이 되겠습니다.”

부처님 법이란 씨줄과 봉사활동이라는 실천의 날줄이 촘촘히 얽혀 있는 마야회. 도반들의 권선문과 발원문을 낭독하는 작은 목소리가 큰 울림이 되어 10년을 하나 같이 흐르고 있다.
 
분당=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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