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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론』 16 · 끝

기자명 법보신문

발생·소멸 관찰하면 ‘나’ 없는 지혜 형성

『청정도론』의 일곱 가지 청정 가운데 (6)행도지견청정(行道智見淸淨)은 21장에서, (7)지견청정(智見淸淨)은 22장에서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6)행도지견청정(行道智見淸淨)에서는 4. 발생과 소멸에 대한 앎(生滅隨觀智)의 본격적인 단계에 이르러 바른 수행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차례로 5. 소멸에 대한 앎(壞隨觀智), 6. 두려움에 대한 앎(怖畏隨觀智), 7.허물에 대한 앎(過患隨觀智), 8. 싫어해 멀리하는 앎(厭離隨觀智), 9. 벗어나고자 하는 앎(脫欲智),10. 되돌아 살펴보는 앎(省察隨觀智), 11. 모든 현상들에 대해서 초연한 앎(行捨智), 12. 벗어남에 이르는 관찰의 앎(出起觀智), 13. 진리에 따르는 앎(隨順智), 14. 종성(種姓:범부에서 성인으로의 변환)에 대한 앎의 순서로 지혜가 전개된다.(7)지견청정(智見淸淨)에서는, 15. 도(道)에 대한 앎, 16. 과(果)에 대한 앎, 17. 되돌아보는 앎, 18. 깨달음에의 몰입(果定), 19. 더 높은 단계의 도와 과로 깨달음의 단계라 전개되어 마지막 아라한의 깨달음의 결실이라는 최상의 목적에 이르게 된다.

발생과 소멸에 대한 앎(生滅隨觀智)의 본격적인 단계에서는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10 가지 번뇌(十觀隨染)이 나타나면 이 현상들이 사라질 때까지 마음챙겨 집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해야 한다. 수행을 지속해나가면, 수행자에게 더 이상 대상이 생겨나는 것은 분명해지지 않게 된다. 다만 아주 빨리 대상들이 사라지고, 그 대상을 알아차리는 마음도 빠르게 사라지게 된다. 대상과 알아차리는 마음이 짝을 이루어 순간순간 사라지는 것이 분명해질 때, 몸이니, 머리니, 손이니, 발이니 하는 것이 더 이상 파악되지 않고, 모든 것은 사라지고 소멸한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 단계가 소멸에 대한 앎(壞隨觀智)이다.

수행자는 이렇게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는 수행 도중에 두려움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이 두려움도 알아차려야 한다. 두려움을 알아차릴 때, 불행하다는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지만, 이 불행하다는 생각도 관찰해야한다. 그러면 사라지게 된다.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면, 슬픔이 강해지고, 두려움에 압도되고 만다. 하지만 강한 관찰을 통해 이러한 바람직하지 않은 두려움은 막을 수 있다. 두려움에 대한 앎이 생기면, 육체적, 정신적인 과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바람이 생긴다. 어떤 수행자는 관찰의 결과, 두려움과 불행함을 경험하게 되면, 현상을 관찰하는 일을 그만두기도 한다. 하지만 관찰을 멈추는 것이 두려움 등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님을 자각하고, 다시 대상에 대한 관찰로 돌아오게 되고, 무상, 고. 무아에 대해서 완전하게 이해하게 된다. 이 때 “모든 조건 지워진 현상(諸行)에 대해서 평정한 마음의 상태를 얻게 될 것이고, 이러한 현상이 소멸된 경지인 열반을 얻어 평온과 행복이 올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사유하면서, 그는 현상들을 계속 관찰한다.

조건 지워진 현상(諸行)에 대해 평정한 마음의 상태를 얻게 되면, 마음은 분명해지고, 현상들을 명료하게 알아차리게 된다. 그래서 아주 섬세한 현상들도 애쓰지 않아도 알아차리게 되며, 더 이상 사유를 하지 않아도, 무상, 고, 무아의 진정한 특징이 더욱 분명해진다. 이 상태가 되면, ‘나’ 라든가, ‘나의 것’이라든가,‘그 사람’이라는 것은 없다는 지혜가 생겨 마음은 만족하게 된다. 이처럼 수행해 나가면, 오근(五根: 信, 精進, 念, 定, 慧)이 더욱 균형 있게 향상되고, 머지않아 깨달음(道)과 결실(果) 그리고 열반에 도달하게 된다.

『청정도론』의 마지막 23장은 지혜 수행의 4가지 유익함에 대해 설명한다. 지혜수행을 통해, 1. 온갖 번뇌를 끊고, 2. 성인의 깨달음의 결실(果定)에 도달하며, 3. 사무색계정을 닦은 수행자는 지혜의 힘으로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갈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4, 아라한의 깨달음의 결실에 도달한다.

붓다의 실천체계인 계정혜의 삼학을 7청정으로 풀어쓰면서, 초기불교 및 상좌불교의 교리와 실천체계를 함께 소개하고 있는 『청정도론』에 대한 개략적 소개를 마치면서, 모든 독자들이 몸과 입과 마음으로 청정한 업을 닦아 최상의 행복을 바로 이생에서 얻기를 기원합니다.
 
김재성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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