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사람과 결혼을 못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원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에 주위 사람들의 반대로 인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게 되면 마음이 원수처럼 되기도 하고 또 원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서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마음을 조절해야 하나요?
원하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잘사는 사람도 있고, 원하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불행해지는 사람이 있으며, 원하지 않는 사람을 만났는데 뜻하지 않게 좋아지는 사람이 있지요. 모두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원하는 사람을 만나서 좋고, 원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서 불행해지는 법은 없습니다.
원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것은 바라는 것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바라는 것이란 재물만을 한정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해서 살다보면 열에 아홉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상대방에 대해 실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애해서 결혼하는 것이 중매결혼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말입니다. 이혼율을 조사해 보면 연애 결혼한 부부가 중매결혼한 부부의 이혼율보다 훨씬 높습니다. 연애해서 결혼했다는 것은 원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거니까 그만큼 실망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다음, 원하지 않은 결혼을 해서 실패하는 것은, 조금만 불만이 있어도 그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 하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결혼을 해서 결국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 아니냐’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은 사람하고 결혼했다는 이 한 가지 생각에 빠져서 그것을 붙들고 있기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이지 그 사람이 나빠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원하는 사람하고 결혼을 했을 때는 “부모가 그렇게 반대하는 걸 무릅쓰고 기어이 결혼했는데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며 다투기도 합니다. 결국 그것이 불씨가 되어 똑같이 못살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원하는 사람하고 이루어졌으면 ‘내가 그렇게 바라던 사람과 결혼했으니 내 소원이 성취됐다. 그러니 앞으로 내 인생은 당신을 위해서 다 바치겠다’고 마음을 내면 모든 일은 잘 풀리게 됩니다.
또 원하지 않은 사람하고 결혼을 했으면 당연히 그 사람한테 바랄 것이 전혀 없어야지요.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결혼을 했으니 미안하잖아요. 그러니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 사람을 위해서 아무 바라는 마음 없이 최소한의 예의만 지켜줘도 문제없이 잘살게 됩니다.
아무 것도 바라는 게 없으면 하는 일마다 고맙게 느껴질 것이고, 정도 들게 될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한테 잘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게 돼 있습니다.
남녀가 산다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니거든요.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여기 절에 함께 살면서 서로 아끼고 어려우면 돌봐주는 것처럼 부부가 살면서 그 정도만 하면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서로 죽도록 사랑해야 하고 너 아니면 죽는다는 식의 환상과 기대를 가지고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인생이 불행해지고,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그냥 사는 것입니다. 서로 따뜻하게 해주다 보면 정이 들고 고맙고 눈물이 나고 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입니다. 사는 것은 뭐 특별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면 거기서 정이 생기고 그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