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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아이에게 좋은 엄마란

기자명 법보신문

아이의 인생은 온전히 아이의 몫
따뜻한 관심-진솔한 대화가 필요

한 수험생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무엇을 전공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아이에게 무엇이 맞는지 잘 모르겠고요. 제가 무관심한 탓이라는 생각도 들고 구체적인 고민을 함께하지 않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아이와 공감하고 아이한테 도움이 될까요?

좀 놔두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만 무관심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따뜻하게 해 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엄마라고 다 알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요. 그러니 엄마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도 요즘 새롭게 인생에 대해 공부하고 있단다. 부처님 법 들으면서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길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중이지. 내가 살아온 경험으로 보면 지금 어떤 진로를 택하느냐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더구나. 어느 대학을 가고 어느 학과를 가느냐가 그 때는 대단히 중요한 것 같지만 이·삼십년 지나서 돌아보면 그게 그렇게 내 인생에 중요한 것 같지는 않더라. 어떻게 인생을 사느냐? 이게 더 중요한 거란다. 그러니 네가 아는 범위에서 성적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고 네가 좋아하는 몇 개 학과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가거라. 학과가 바뀐다고 해서 인생이 크게 바뀌는 것도 아니란다.”

이렇게 이야기해 주세요. 이 세상에서 자기 전공을 사회 나가서 그대로 쓰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됩니다. 대학 졸업하고 직장 다니다가 나이 사십이 되어서 새로 공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편안하게 받아들이세요. 내가 뭘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자꾸 힘든 것입니다.
가정에서 자녀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을까요? 예를 들어서 가정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아빠가 아이들을 다 불러 놓고 “아빠가 이번에 실직을 했다. 집안에 이런 손해가 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넉넉하게 살았는데 앞으로 수입이 줄어드니까 좀 절약해서 살자. 너희들도 함께 도와줘”하고 사정을 알리고 의논하는 게 좋습니다. 그럴 때 오히려 아이들에게 자발성이 생기지요.

만약 여러분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을 때 아이들을 위한다면서 아이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서 끙끙 안고가면, 나중에 자식과 원수가 됩니다. 부모 마음에는 ‘나는 나대로 얼마나 고생하면서 너희를 공부시켰는데’하는 생각이 들 것이고, 아이들은 그런 사정을 까마득히 모르기 때문에 부모에 대해 고마운 줄을 모릅니다. 마치 자연이나 농부, 노동자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마라톤 선수가 되겠다든지, 백 미터를 십 초안에 뛰겠다고 하는 목표는 달성할 확률이 너무 적습니다. 그런 것보다는 가능성이 있고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그런 가능성 있는 희망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은 아이를 내버려 두는 게 좋습니다. 팽개치는 게 아니라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됩니다. 그 다음 아이가 물어보면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히 인정하고 “네 인생은 온전히 네 몫이다”고 알려야 합니다.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함께 밥 먹고 얘기를 나누면서 아이가 이런 저런 걱정을 할 때 대화상대가 되어주면 됩니다.

“인생 살아보니 전공이 살려지면 좋지만 꼭 전공이 살려지는 게 아니더라. 그러니 네 성적에 맞게 네 취향에 맞는 것 중에 선택해서 가거라.”

너무 욕심내서 고민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하라고 조언해 주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애정을 가지고 진지하게 얘기해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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