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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38

기자명 법보신문

다라니 수행은 마음의 이치 깨닫는 방편
마음 맑히는 글자로 알고 암송하면 선정

저는 다라니나 진언에 대한 의미를 잘 알지 못한 채 관세음보살 육자대명왕진언인 옴마니 반메훔을 외우는 수행을 해 왔습니다. 다라니나 진언의 의미는 무엇이며 이 방법으로도 선정을 이룰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이 말씀 하신 경전들을 접하다보면 초기 경전에서는 다라니나 진언을 찾아 볼 수 없고 대승경전에서 여러 가지 다라니와 진언들이 나오는 것이 눈에 띕니다. 대승경전에서는 다라니와 진언이 지니고 있는 성격과 함께 그 다라니나 진언을 받아 지니고 암송하게 될 경우 얻게 되는 공덕에 대해 설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천수 다라니나 수능엄주 반야심경 등에서도 보듯이 다라니를 설하고 있는 경전 마다에서는 어떠한 다른 다라니보다도 그 경에서 설하고 있는 다라니가 최상이라고 하면서 적극적으로 신봉 할 것을 권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라니와 진언이라는 말에 있어 다라니와 진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라니를 다른 표현으로 진언이라고 하는 것이고 더러는 반야심경의 뒷부분처럼 주(呪)라고도 합니다. 거의 범어 문자로 이루어진 다라니와 진언은 해석이 가능 함에도 불구하고 불자들에게는 해석을 하기 보다는 범어음 그대로를 암송하게 하고 있습니다. 진언과 다라니를 이루고 있는 문자는 한자 한자 마다 오묘한 불법의 이치를 담고 있으므로 풀이를 하게 되면 그 의미가 변질되거나 공덕이 감소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본래 다라니(Dharani) 라는 말은 모든 것을 다 갈무리하여 지니고 있다는 의미에서 총지(總持)라고 해석 합니다. 글자 한자마다에 무량한 우주의 이치뿐만이 아니라 일체의 선법과 공덕이 다 깃들여져 있으므로 다라니라 한다는 것입니다. 옛 분들은 이러한 다라니들에 대해 몇 가지로 분류하는 법이 있습니다. 일자 다라니, 다자다라니, 무자다라니가 그것입니다. 여기서 일자다라니는 ‘옴’이나 ‘아’나 ‘비’처럼 한글자로 된 다라니를 가리키고 다자다라니는 신묘장구 대다라니나 광명진언 이나 수능엄신주처럼 여러 글자로 된 다라니를 가리키며 무자다라니는 문자로 나타내지 않은 다라니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중에서 무자 다라니입니다. 글자나 언어로 나타내지 않았지만 일체의 법을 다 수용하고 있는 이 무자다라니, 이 다라니야 말로 참된 다라니라 할 수 있는데 그게 무엇이냐 하면 바로 우리들의 마음입니다. 마음이야말로 문자로는 되어 있지는 않지만, 선과 악, 부처와 중생, 유위법과 무위법, 정토와 지옥, 번뇌와 보리, 무명과 지옥을 간직하고 있고 온갖 세계와 중생 그리고 일체의 언어와 문자들을 포함하고 있으니 다라니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자 여러분 중에 이렇게 제가 말하면 눈치가 빠른 사람은 다라니 암송의 진정한 의미를 문득 알아 챌 것입니다. 다라니 수행과 진언의 암송은 그 신비한 언어문자를 통해 마음 다라니를 깨달으려는 방편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언어문자를 통해 언어 이전의 마음의 이치를 깨닫게 하려는 행위가 다라니 암송, 주력 수행의 본질인 것입니다. 초기경전을 보면 부처님은 중생들이 세간에서 행하는 주문이나 진언 등에 의지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배격 하셨습니다. 중생들이 생사의 세계에 빠져 갖가지 괴로움을 받는 이유는 탐욕과 미혹에서 기인 된 것인데 주문은 중생들을 더욱 깊은 탐욕과 미혹의 구렁텅으로 빠지게 한다고 보셨기 때문 입니다. 이는 다라니나 주문을 귀신을 쫓는 글귀, 세상의 욕망을 이루는 글귀, 화를 피하고 길을 쫓아가는 글귀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어디 까지나 다라니나 주문을 통해 선정을 닦고 마음을 밝히는데 힘쓰라는 말씀입니다.

세간의 소원이나 이루어주는 괴이한 신통의 글자로 여기고 다라니를 암송한다면 무명 업장만 더할 뿐이요 마음을 맑히게 하고 깨닫게 하는 글자로 여기고 다라니를 암송한다면 선정과 지혜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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