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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구하면 원망을 산다”

기자명 법보신문

율장에는 지나치게 얻으려고만 하는 비구들에 대해 부처님은 나무라시면서 다음과 같은 설화를 말씀하셨다. 마치 오늘에 나를 말씀하신 것 같아서 옮긴다.

옛날 항하 강변에 나계범지(螺梵志)가 있었다. 항상 얼굴이 초췌하고 몸이 야위었다. 그때 부처님이 그에게 물었다.

“너는 어찌하여 몸이 그토록 야위고 얼굴이 초췌하냐?”

범지는 대답하되‘이 물속에 마니건대(摩尼捷大)라는 용왕이 있습니다. 그가 용궁에서 나와 항상 저의 몸을 휘감고 머리를 덮습니다. 그럴 때마다 용의 성질은 포악하고 급하다고 하는데, 혹시 목숨을 해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몸이 야위고 얼굴이 초췌합니다’라고 했다.

그때 부처님은 범지에게 물으셨다.

“너는 용이 항상 용궁에 있고 너에게는 오지 않기를 바라느냐?”

이에 범지는‘진정 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부처님은 다시 범지에게‘그 용이 구슬을 가지고 있던가?’고 물으니, 범지는 ‘턱 밑에 좋은 구슬이 있었습니다’고 했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용이 또 너에게 오거든 곧 일어나 맞이하면서 ‘턱 밑에 있는 구슬을 나에게 주십시오’라고 하라.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하라. ‘그대의 턱 밑에 있는 구슬이 지금 필요하니 그대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 구슬을 나에게 주시오’라고 하라.”

범지는 부처님의 말씀대로 용이 물에서 나와 그에게 오니, 맞이하면서 턱 밑에 있는 구슬을 달라고 했고, 용왕은 그 말을 듣고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모두 이 구슬 때문이거늘 어찌 그대가 그것을 달라하는가. 다시는 보러 오지 아니하리라. 단정하고 깨끗한 수행자가 구슬을 달라할 줄 몰랐네. 다시는 그대를 만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그대에게 구슬을 줄 수 있겠나.”

용왕은 용궁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구하는 것이 많은 이는 좋아하지 않고 지나치게 구하는 것은 원망을 사나니, 범지도 용의 구슬을 구한 까닭에 다시는 만나지 않으려 했네. 너희들, 비구는 잘 알아라. 축생들까지도 구하는 이를 좋아하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으로서 많이 요구하면서 만족할 줄 모르는 이를 미워하지 않겠느냐. 비구들이여, 구하는 것이 왜 그렇게 많았느냐?”고 하셨다.

이와 같이 지나친 욕심은 비구의 법(계율)을 어기고, 비구의 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이며, 부끄럼 없는 청정행이 아니며, 대중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된다.
 
파계사 영산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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