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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41

기자명 법보신문

스스로 만든 개념에 집착하면서 마음 장애
일체의 相이 실체없음 아는 일이 수행기본

중생의 마음이 그대로 부처라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 중생들의 마음은 여러 가지로 뒤틀려 있으면서 장애를 받습니다. 왜 그런지 설명 해 주십시오.

이와 같은 질문을 만약 과거의 선사들께 드렸다면 한마디로 대답하셨을 겁니다. ‘그렇게 묻고 있는 그대의 혓바닥에게 물어라’라고 말입니다. 본래 우리들의 마음은 여러 가지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상에 대해 분별을 한다든가 감정을 일으킨다든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예측 한다든가 하는 등의 기능 등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마음의 기능을 잘 살펴보면 또 다른 측면에서 크게 두 가지의 성질을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마음이 지닌 창조성이고 또 하나는 자유성과 속박성입니다. 먼저 창조성이란 만물에 이름을 붙이고 개념을 만들고 가치를 부여하는 등의 능력으로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창조신과는 그 성격이 다르지만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되어 일체를 만들어내는 성질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들의 머리위에 있는 저 하늘에 대해 말해 봅시다. 우리들은 저 하늘을 두고 어떻게 생각 합니까? 하늘은 당연히 높고 푸르고 비어 있고 한없이 펼쳐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마음이 지닌 창조능력입니다. 왜냐하면 하늘은 스스로를 하늘이라 이름 한 적이 없으며 높다거나 푸르다거나 비었다는 등의 개념을 만들어내지 않았습니다.

본래는 이름도 없고 개념도 없는 저 무엇에 대하여 여러분의 마음이 개입을 해가지고는 하늘이라는 이름을 짓고 푸르니 비었느니 하는 등의 개념을 만들어 고정화시켜 놓은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름과 개념을 불교에서는 명(名)과 상(相)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비단 하늘뿐이 아닙니다.

다음은 마음이 지닌 자유성과 속박성입니다. 마음은 본성이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므로 어디에 장애를 받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즉 마음은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냄새 맡을 수도 없는 비 물질의 존재이기 때문에 걸릴 것도 없고 막힐 것도 없는 자유로운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음이 일체 법을 창조 할 수는 능력도 여기에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한 내용처럼 마음이 뒤틀리고 장애를 받는다고 하였지만 실제대로라면 마음은 뒤틀림도 없어야하고 장애도 없어야합니다. 무언가 보고들어도 그냥 보고 들어야 될 뿐 뒤틀림과 속박이 없어야 되는 게 마음의 속성 이어야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사님뿐만이 아니고 우리들은 현실적으로 갖가지 마음의 뒤틀림과 속박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즉 온갖 시비와 더불어 탐욕, 분노, 원망 등이 자신을 묶어 괴롭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이 왜 뒤틀림이 있게 되고 장애가 있게 되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즉 마음의 속박성은 어디서 오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앞에서 말한 마음의 창조능력과 연결하여 설명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일체는 마음에 의하여 만들어졌다고 말하였습니다. 마음이 이름을 만들고 개념을 만들었는데 문제는 어디에 있느냐하면 마음이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이름과 개념을 고정화 시키고 굳게 집착하는데서 일어난다는데 있습니다. 다시 말 해 걸림도 막힘도 없어야 할 마음이 스스로가 지어 놓은 경계들에 대해 실체가 있다고 여기고 가치를 고정화 시키는데 에서부터 마음이 왜곡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승자박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음에 창조 능력이 있어 온갖 법을 만든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온갖 법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 가치를 고정화시키기 때문에 마음은 그 자유성을 잃고 속박을 가져오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먼저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이름과 개념 즉 명과 상을 제 마음의 그림자로 여겨 고정화 시키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마음의 자유성을 회복 할 수 있습니다. 일체의 명과 상을 임시적인 것으로 보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여기는 일은 수행의 기본안목입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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