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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이세규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한여름 땀 흘리며 100일…게으름 극복
우곡선원서 정진 통해 스스로 운명 바꿔

곧바로 선원에 100일 정진 입재를 하고보니 8월 30일이 100일 정진 회향 일이었다. 그야말로 한여름 내내 수행을 하면서 더위와 싸워야 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한번 하겠다고 결심한 나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기에 비가 오는 날이나 무더위로 밖에 나가기 싫을 때도 선원을 찾았다. 기왕에 한번 시작한 정진, 가능하면 선원에서 하는 것이 올바르고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가기 싫어 ‘집에서 할까?’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결국 게으름을 극복해야하는 나 자신과의 싸움임을 느끼며 ‘그래, 선원에 가자’하면서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수행을 하는 동안 내내 ‘일이 생겨 중도에 못하게 되면 어쩌지?’하는 조바심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지방에 갈 일이 있거나 저녁에 약속이 있을 때면 미리 선원을 찾아 혼자서 정진을 했다. 100일 정진을 하는 과정에서 수행은 결코 즐거움이나 복을 구하고자 함이 아니라 끝없는 수련을 통한 자기성찰과 무심 지혜로 다가가기 위한 몸부림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깨달음의 세계로 한걸음씩 다가가지 않으면 결국 중생의 희노애락에 맛 들여진 삶을 살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전 처음 해본 100일 정진은 살아온 인생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깨우침은 그 몇 배에 이르는 가치를 나에게 안겨주었다. 다시 초발심으로 돌아와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마음에 항상 수행을 간직하고 오로지 끊임없는 수행만이 나에게 빛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뒤돌아보면 26여년의 공직생활을 접고 새로운 사회 속에 내 던져진 나 자신은 망망대해 속 조각배 그 자체였다. 보험설계사로 첫출발을 시작한 나는 공직생활과는 전혀 다른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러한 생활을 1년 6개월 남짓 하면서도 얼굴엔 웃음과 여유를 가지며 활동 한 것은 수행을 통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라고 생각된다. 2007년에 접어들면서 내 인생에 또 한 번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면접을 보게 된 곳은 유망한 중소 코스닥 등록업체의 팀장이었다. 면접 후 드디어 입사가 결정되었고 50이 넘은 나이에 이처럼 새로이 회사생활을 하고 있으니 부처님 법을 토대로 꾸준한 수행을 해온데 대한 보너스가 아닌가 싶다. 면접 시 사장님 첫 말씀이 “인상이 참 좋다”였다. 아마도 수행을 통해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의 조그만 결과가 아닐까.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생각의 변화를 통해 결국 자신의 운명을 바꾼다는 것이다. 끊임없는 수행을 통해서 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바꾸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30여년의 세월 속에 접해진 불교의 가르침은 그저 마음 내키거나 소설을 음미하는 즐거움이다보니 깨달음과는 전혀 먼 길이었다. 비록 아직도 중생의 훈습이 많이 남아있어 고심하지만 부처님의 세계에 닿을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신 우곡 법사님께 항상 감사를 드리며, 정진하는 과정에 많은 가르침과 격려를 해 주신 도반님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법을 수행하는 모든 분들이 무심지혜로 깨달음을 이루기를 발원 드린다.

회사원(50·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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