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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경』 ⑪

기자명 법보신문

태양은 스스로 뜨겁고 밝음 구분 않는다

누군가 어떤 인생을 사는지 알고자 한다면, 갖가지의 관찰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다른 어떤 방식보다 확실한 척도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그 또는 그녀가 누군가와 어울리고 있는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주위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포진하고 있거나 그러기를 바라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리라. 무슨 말이냐 하면, 세상살이에 대한 평가는 고정된 과거의 잣대에서 말미암기에 그렇다. 누군가 잘되고 못되고는 그 사람의 그릇에 따르는 결과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따라서 아무리 불행해 보이는 사람도 새로운 선택에 의해 다른 삶이 전개될 수 있는가 하면,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얼마든지 뒤틀린 삶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저 국토의 모든 보살들은 마땅히 일생보처에 이르게 되느니라. 그러나 본원(本願)에 따라 중생들을 위하여 큰 서원의 공덕으로 스스로 장엄하고, 널리 모든 중생을 제도하려는 보살은 제외한다”고 하시며 삶의 적극적인 의미를 드러내신다.

그리고 이어서 “두 보살이 가장 존귀하여 으뜸이니, 위신력의 광명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느니라.”고 하시면서, 자신의 참생명을 살아가는 보살이 어떤 모습을 갖추고 살아가는지를 말씀하신다. “한 분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시고, 다른 한 분은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라고 한다. 이 두 보살이 국토에서 보살의 행을 닦고 목숨이 다하면, 몸을 바꾸어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느니라”는 확실한 증언을 하신다.

본래 참생명 자리가 아미타불

그야말로 미타삼존불(彌陀三尊佛)을 모시는 이유다. 미타삼존불이란 아미타 부처님을 중심으로 해서 왼편으로는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오른편으로는 대세지보살을 모신 상태를 가리킨다.

관세음을 왼쪽에 끼고, 대세지를 오른쪽에 아우르는 아미타불, 즉 무한광명속에서 무한생명으로 살아가는 인생의 진실이 미타전이나 극락전에 모셔진 미타삼존불의 의미다. 혹시 미타삼존불을 보고 부처님과 보살님이 따로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기에는 부처님의 참으로 자상한 법문이 숨어있는 것이다.

태양은 뜨겁기도 하지만 동시에 밝기도 하다. 빛을 비침과 동시에 열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가지 모두는 태양의 속성이다. 물론 그런 평가 또한 받아들이는 쪽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태양 자신은 뜨겁거나 밝거나를 구별하지 않는다. 자신은 그냥 태양일뿐이다. 수소와 헬륨의 폭발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 아닌가? 우리가 보기에 폭발이 일어나는 걸 놓고 뜨겁다고도 하고 밝다고도 할 따름이다.

이런 태양의 경우에 빗대어 미타삼존불에 접근하여 보자. 본래의 참생명 자리를 아미타불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서 발산되는 열을 자비(慈悲)의 화신인 관세음보살로 보고, 눈부신 빛을 대세지보살이라고 여겨보라는 말이다.

운명의 선택권은 자신에게 있어

이렇게 했을 때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중 누가 더 좋으냐고 묻는 것은, 마치 열과 빛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좋으냐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혹스러움을 넘어 어리석기까지 한 질문이다. 추울 때는 열이 더 좋아서 햇볕을 쬐려고 하지만, 더울 때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늘에 숨으려고 한다. 하지만 책을 보려고 하면 조금이라도 창문 가까이 다가간다. 빛을 필요로 할 때는 열(熱)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지 않는다. 이와 같다. 열과 빛은 선(善)도 아니지만, 악도 아니다. 다만 자신의 필요에 따라 택한 결과일 따름이다.

부처님의 말씀처럼 운명의 선택권은 스스로에게 있다. 그리고 인생이란 자신이 가는 길이기에 스스로의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현장이다. 미타삼존이라는 현실 속에서 참생명을 아미타불로 사니, 주변은 온통 관세음보살이 아니면 대세지보살일 뿐이다. 나무아미타불!
 
여여 문사수법회 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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