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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울산 정토사

기자명 법보신문

우리말 의식-쉬운 불교로
‘기도-공부 열풍’ 일으키다

<사진설명>평일인데도 울산 정토사 불교대학에는 100여명이 넘는 불자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백일 동안 일념으로 관음기도를 하고 있었다. 사찰을 건립하기 위해 허가 신청을 내놓은 터라 잡념이 비집고 들어올 틈은 없었다. 일심으로 기도에 진력하던 중 절터에서 맑은 샘물이 콸콸 솟아오르는 게 아닌가. 비몽사몽간 본 그 모습, 예감이 좋았다. 백일기도를 마칠 무렵 절터에 많은 스님들과 불자들이 운집한 것을 보는 꿈을 다시 꾸었다. 그리고 사흘 뒤 건축 허가가 나왔다.”

울산광역시 남구의 은월산 초입에 자리한 정토사를 창건한 주지 덕진 스님의 옛 설화와도 같은 불사 이야기, 스님의 꿈속에서 솟았던 맑은 샘물은 이제 감로수로 변했고 꿈은 현실이 되었다. 오매일여(寤寐一如)라 했든가. 옛 선사들의 신명을 다한 구도행각, 움직일 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꿈을 꾸거나 깊은 잠을 잘 때에도 화두가 성성한 상태에 이를 정도로 고된 정진에 정진을 거듭해 덕진 스님은 신흥도량 정토사를 울산을 대표하는 교육, 포교 도량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미 재단법인 울산공원묘원이 자리를 잡은 은월산의 초입에 정토사를 건립하기 위해 불사의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1988년 4월, 공원묘원의 사장이 1000평의 부지를 보시해 도량 건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산자락에 부지만 있었을 뿐 그 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쉬운 불교, 생활 불교를 슬로건으로 목탁 공양을 올린 지 올해로 18년, 산자락에는 4000여평의 부지에 대웅전(40평)과 명부전(60평), 삼천불전(지상 3층 300평), 설법전(지상 2층 90평), 범종각 등 정토사가 그 동안 걸어 온 길을 그대로 보여주는 법당과 요사채들이 알차게 들어서 있다.

어린이 포교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 온 정토사의 첫 번째 성공 키워드, 그것은 투자다. 어린이 불자를 한국 불교의 미래다, 희망이다 라며 추켜세우지만 각 사찰의 어린이 법회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면 참담한 수준인 게 우리의 현실이다. 2007년 4월 현재 사찰 1717곳 가운데 180곳(10.8%)만이 어린이 법회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니, ‘어린이 포교를 포기했다’는 말이 정확할 듯하다.

불교대학, 2천 엘리트 불자 육성

그러나 정토사는 다르다. 매주 토요일 오후 100여평에 달하는 정토사의 설법전은 어린이 불자 50여명을 위한 놀이터로 변한다. 덕진 스님의 친절한 법문 30분에다 택견과 다도, 생일법회, 간식 등 재미를 더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버무려져 천진불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연꽃 어린이 법회는 정토사의 중등부 학생회 출신인 김수연(도안성, 41) 대표와 대학생 불자 등 7명의 교사가 맡고 있으며 간식 후원과 생일법회는 어린이 법회 회원들의 부모나 신도회 봉사자들로 구성된 연모회(蓮母會)가 전담한다. 정토사는 매주 토요일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어린이 법회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어린이 불자들을 실어 나르는 차량 2대(12인승 봉고와 25인승 버스)의 운영비와 교사 보시금 등 100여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든든한 후원은 연간 교육 계획안은 물론 매월 교육 기획표와 법회 교재, 출석부, 전용 법요집까지 두루 갖춘 체계적인 어린이 법회로 성장하게 한 밑거름이 됐다. 김수연 대표는 “어린이 불자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도량이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믿음을 정토사 어린이 법회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토사는 ‘쉬운 불교’를 지향한다. 쉬운 불교란 각 계층의 눈높이에 맞아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가르침을 일컫는다. 한자 문화와는 거리가 먼 요즈음 세대들을 위해 정토사는 주련을 한글로 썼다. 덕진 스님은 ‘독송하며 바로 이해한다’는 수식어를 달아 『우리말 의식집』을 펴냈으며 경전 공부를 위한 『불교천자문』과 기도마다 다른 발원의 예를 상세하게 제시해 놓은 『발원문 108선집』 등 불서를 출간했다. 이들 책들은 초보 불자들을 쉬운 불교로 이끄는 길라잡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며 격월마다 타블로이드판형으로 발간되는「정토회보」는 정토회 불자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 고리가 되고 있다.

“이젠 불교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아요.”

울산에서 ‘공부하는 불자상, 엘리트 불자상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토사 불교대학 학생들의 말이다. 이들 역시 입학 전만해도 “수십 년 불교를 믿어왔지만 불교가 무엇인지 통 몰랐다”고 입을 모으곤 했다. 1997년 3월 27일 설립된 정토사 불교대학은 덕진 스님을 학장으로 모시고 종단의 대덕 스님들과 종립대학 및 일반 대학의 교수 등으로 교수진을 꾸렸다. 그리고 매주 2시간씩 불교 교리 및 경전 등 이론과 참선, 명상, 문화기행, 일일출가체험 등 과목을 교육하고 있으며 야간반을 별도로 운영, 젊은 직장인 불자들의 교육 창구로서의 역할도 소화하고 있다. 1999년 11월 조계종 포교원으로부터 전문교육기관으로 인가를 받았으며 개교 이래 2000여명(4700여명 입학)에 달하는 엘리트 불자들을 육성하는 성과를 일구어 냈다. 금년 봄학기에는 대학원도 개설, 100명의 신입생을 받았다.

정토사는 이제 대외적으로도 공인받은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했다. 통찰 명상과 요가 수행 등에 관한 교육의 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005년 울산 교육청으로부터 특수 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불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투자는 곧바로 사회를 위한 이타행으로 나타났다. 1999년 불교대학을 졸업한 불자 500여명이 자발적으로 총동문회를 결성했으며 이들은 2004년 3월 20일 무료급식소 공양원을 개원, 무의탁 노인과 독거 노인들의 허기를 달래는 보시행을 실천하고 있다. 

창건 초 초하루 법회에 동참하는 불자라고 해봐야 50여명에 불과했던 정토사는 이제 부처님오신날이면 3500여명의 불자가 연등을 밝히고, 매월 초하루 법회에는 400여명에 달하는 불자들이 동참해 거대한 수행공동체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 이런 성장을 위해 불자들의 바른 신행과 정진을 덕진 스님이 이끌고 제시해 왔다면 신도회 불자들은 정토사의 주인이 되어 발전을 위한 밑거름을 자처했다. 모든 정토 불자들이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게 된 것은 불자들이 직접 사중의 살림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불자들은 기획실을 비롯한 총무, 재무, 관리, 헌공, 홍보 등 사중 전체의 살림을 맡고 있는 각 부서에 속해 정토사 법회는 물론 불단에 공양을 올리고 회보를 편집하고 기도 접수를 받고 불교 용품을 판매한다.

토요 어린이법회엔 50여 동심 모여

정토사의 정토(淨土)란 사명에는 ‘정토 세상을 일구겠다’는 원이 담겨 있다. 현세의 정토와 내세의 정토를 일구어 가려는 정토사의 원력은 덕진 스님이 개산을 위해 기도하면서 꾸었던 꿈이 현실로 나타났듯이 원만하게 성취될 것이다. 400여 정토 불자들이 정토사의 주인으로서 기도와 정진을 일상으로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www.jungtosa.com, 052)258-9944

울산=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어린이 불자는 미래 아닌 바로 지금”
동심 포교 25년 정토사 주지 덕 진 스님

어린이 마음을 닮았다. 여느 사람들이 어린이 불자를 한국 불교의 미래라고 말하지만 어린이 불자는 ‘바로 지금’을 의미하기에, 울산 정토사 주지 덕진 스님〈사진〉은 어린이 불자가 많은 도량의 미래는 밝다고 확신한다. 지난 25년간 한국 불교의 어린이 포교를 견인해 왔을 만큼 스님의 어린이 포교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정토사는 포교 프로그램을 테스트해 보는 거대한 실험법석과도 같다. 늘 새로운 포교 프로그램을 시도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유아를 등에 업은 어머니가 법회를 볼 수 있도록 유리로 칸막이를 한 모자 법회실을 운영했으며 90년 대 중반 어린이 여름불교학교에 숲속 생태 체험 마당을 처음 연 것도 바로 정토사 연꽃 어린이 법회다. 어린이 포교를 위한 포교프로그램 연구모임인 선재연구모임과 청소년 불자들을 위한 소책자인 월간 『속삭임』 역시 스님의 포교 열정이 담긴 작품들 중 하나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노력은 바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정진일 뿐입니다. 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정토사 어린이 법회에는 150여명이 왔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들이 공부를 최우선으로 여기다 보니 어린이 불자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 없겠지요.”

끊임없는 도전과 투자 그리고 연구, 덕진 스님은 “기다림과 투자 없이 포교도 없다”고 강조한다.

정토사의 어느 불자는 스님을 ‘수퍼맨’이라고 불렀다.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 청년, 군포교, 불교대학 등 팔방으로 뛰어 다니면서 포교에 매진하기 때문이란다.

10년 뒤 정토사의 청사진을 여쭈니, “지금 열심히 하겠다”는 답이 돌아온다. 전문 포교사를 기획실장으로 임명, 포교의 전문화를 꾀하고 있는 덕진 스님은 6년 전부터 조계종 포교사단 부산 경남지역단 문수팀을 지원, 53사단 000연대의 예하 본부대를 비롯한 5개 군법당의 격주간 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스님은 군법당 법회에 필요한 재정 80여만원을 매월 보시하고 있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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