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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통청 ④

기자명 법보신문

삼보는 이전부터 법계의 성품으로 존재
중생의 분별에 관계없이 홀로 청정하다

앙유 삼보 대성자 종진정계 흥대비운 비신현신 포신운어 삼천세계 무법 설법 쇄법우어 팔만진로(仰惟 三寶 大聖子 從眞淨界 興大悲雲 非身現身 布身雲於 三千世界 灑法雨於 八萬塵勞): 우러러 생각하니 불·법·승 큰 성현은 진여의 청정한 세계에서 대비의 구름을 일으키어 삼천 세계 두루하고 몸이 아닌데 몸을 나타내시고 법이 없는데 법을 말씀하시어 팔만사천의 번뇌를 비가 내리듯 하여 씻어 주시옵니다.

유치는 삼보님을 초청하는 이유를 아뢰는 말씀이다. 여기서는 삼보가 세상에 어떻게 나타며 어떻게 존재 하는지를 밝힌다. 불교, 그 중 대승의 가르침의 입장에서는 삼보란 단순한 인간으로써의 부처나 말씀 그리고 스님들의 범주를 벗어난다. 대승의 가르침에 의하면 삼보는 부처님이 몸을 가지고 세상에 나타나시기 이전부터 법계의 성품으로 존재해 계셨다고 한다. 법계는 쉽게 말해서 우리가 인식하고 있고 살고 있는 이대로의 세계이고, 법계의 성품은 중생들의 오염된 마음으로 파악되기 이전의 법계가 지닌 본래의 성품이다.

우리가 세상을 보면 세상에는 온갖 모습들이 있고 온갖 가치들이 있으며 저마다의 차별이 있다. 법계의 성품은 이렇게 존재하는 온갖 모습과 가치들에 깃들여져 있는 한결 같고 동일한 성질로 중생들의 분별에 관계없이 홀로 청정하다.

그러므로 일체의 망령 된 중생의 분별을 떠난 법계의 청정한 성품 경계에서 보면 이 세상 모두는 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인연과 조건을 빌려 나타난 허망한 존재들이다. 법계의 성품에서는 우주 자체가 하나의 그림자로 있는 듯하지만 일체가 꿈같고 환 같고 번갯불 같아서 있어도 있는 게 아니다. 실로 법계의 성품에는 형상도 모습도 말도 생각도 실체로써 존재하지 않는다.

법화경 방편품에서 부처님은 마치 하늘에서 구름이 일어나 비를 뿌리어 땅위의 초목 들을 윤택하게 하는 것처럼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청정하고 진실 된 진여로부터 대비 심으로 몸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는 부처님은 본래 법계의 성품을 근본으로 하는 분이므로 몸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고 형상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닌데 중생을 제도 하려는 자비심으로 일부러 몸을 가지고 세상에 출현 했다는 것이다. 법계가 우주라면 법계의 성품도 우주 속에 있고 법계의 성품이 우주 속에 있다면 부처님 또한 우주에 두루하다. 삼보가 삼천 세계에 두루하다는 말은 이와 같은 이치에서이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한 바처럼 법계의 성품에서 보면 일체가 꿈같고 환 같기 때문에 이것이 진리다 할 만한 특별한 내용이 있을 수 없다.

중생도 세계도 괴로움도 행복도 모두 미혹한 마음이 만들어낸 허깨비 현상이다. 일체가 인연의 그림자요 망상의 조작이다. 진리가 있다면 이뿐이지 특별히 어떤 법칙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중생은 어떤 존재인가? 법계 그 자체이다. 중생 자체가 법이며 법계이며 법계의 성품으로 삼보와 더불어 차별이 없다. 그러나 중생은 갖가지 번뇌에 물들어 괴로움을 받고 생사에 윤회한다. 법이란 이러한 중생들 때문에 설해진 것으로 결코 부처에게 어떤 특출 난 법이 있어서 설법을 한 것이 아니다. 법계의 성품에서 보면 일체의 모습과 말과 생각이 모두 허깨비어서 삼보니 법이니 하는 것 조차 부질이 없지만 미혹한 중생의 편에서 보면 깨달음에 이르고 해탈에 이르는 갖가지 법이 필요하다.

형상이 있고 말이 있고 법이 있는 삼보는 이렇게 말이 끊어지고 형상이 초월 되고 법조차 세울게 없는 법계의 참 된 성품을 따라 중생에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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