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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아끼고 위하면 그곳이 극락

기자명 법보신문

조계종 포교원장 혜 총 스님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 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 타야 훔’

저는 이 광명진언을 54년간 한 시도 놓은 적이 없습니다. 새벽에 눈을 떠 잠자리에 들 때까지 24시간 광명진언을 염송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광명진언의 공덕은 참으로 크고 큽니다.

우리는 흔히 부처님께 멥쌀을 공양 올립니다. 이 쌀로 밥을 지어 먹고, 가루를 내어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또 엿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식혜를 만들어 공양하기도, 아픈 사람을 위해 죽을 쑤기도 합니다. 이렇게 쌀 한가지로 여러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광명진언 한 가지를 염송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소원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진언에는 소원 이루는 힘 있어

진언이 됐건 염불이 됐건 열심히 하세요. 그 안에는 무궁무진한 부처님 법문이 들어 있고, 우리의 소원을 이루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는 분은 관세음보살을, 아미타부처님을 부르는 분은 아미타불을, 지장보살님을 부루는 분은 지장보살을 열심히 염송하세요. 진언을 하는 사람은 열심히 진언을 외기만 하세요. 단 소원하는 바가 이뤄질 수 있음을 확신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옛날 청담 큰스님이 출가해 공부를 해보니 이 세상에 불법밖에 없음을 깨닫고, 이 좋은 공부를 혼자만 할 수 없다며 속가의 부인에게 보낸 편지가 있어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도성 보살 귀하.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그 동안 염불공부 잘하셔서 죽을 때에 귀신한테 끌려 삼악도로 가지 아니하고 극락세계의 아미타불님 회상으로 가실 자신이 섰습니까? 모진 병 앓고 똥이나 싸버리고 정신없이 잡귀신들에게 끌려가 무주고혼이 돼서 밤낮으로 울고 천만겁으로 돌아다니면서 물 한 그릇도 못 얻어먹는 불쌍한 도깨비 귀신이나 면해야 될 것 아닙니까?

다 늙어서 서산에 걸린 해와 같이 금방 쏙 넘어가게 될 형편이 아닙니까? 살림걱정, 아이들 걱정 이 걱정 저 걱정 다 해봐야 보살에게는 쓸데없는 헛걱정이오. 죄업만 두터워질 뿐이니 다 제쳐놓고 염불공부나 부지런히 하시오. 앞날이 급하지 않습니까? 나나 보살이나 얼마 안 있어 다 죽어 업에 따라 제각기 뿔뿔이 흩어지고 말 것이 아닙니까?

부디 쓸데없는 망상은 다 버리시고 염불만 부지런히 하셔야지요. 곧 떠나게 될 인간들이 제 늙은 줄도 모르고 망상만 피우고 업만 지으면 만겁의 고생을 어찌 다 감당할 것이오?
극락세계만 가놓으면 우리가 만날 사람은 다 만날 수 있을 것이 아닙니까? 다 집어치우고 자나 깨나 나무아미타불, 급했습니다. 부탁입니다. 절하고 빕니다.
늙은 중 합장.

편지를 읽는 동안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제도하게 돼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같이 수행하던 다섯 비구를 먼저 제도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주위의 사람들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또 마음씀씀이,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돌이켜 봐야 합니다. 자신의 모습과 위치는 부처님이나 어떤 신이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업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다른 곳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모습은 내 업의 결과

공양을 먹기 전 기쁜 소식을 들었으면 밥맛이 좋겠지요?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면 밥맛도 별로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밥맛이 정말 다른 것입니까? 사실은 모두 같은 맛입니다. 그러면 그 맛은 어디에서 오는 것입니까? 바로 내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이겁니다. 날마다 먹는 밥을 기분 좋게 먹을 것인지, 나쁘게 먹을 것인지, 나에게 약이 되게 먹을 것인지, 독이 되게 먹을 것인지 모두가 바로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같은 물을 마셔도 소는 젖을 만들고, 뱀은 독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똑같은 밥을 먹지만 삼보에 귀의하고 염불을 하며 남을 위해 일한다면 그 사람은 사회의 약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회의 독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평균 수명은 80세 정도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얼마만큼 더 살고 싶습니까? 10년, 30년 혹은 100년을 더 살길 바라십니까? 그러면 무엇 때문에 더 살기를 원하는 것입니까? 원을 세워야합니다.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냥 살아도 되지만 그래도 원을 세우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 하겠습니까.

죽음은 두려움 아닌 극락의 길문

석가모니부처님은 500개의 원을 세웠고, 약사여래부처님은 12대원을, 보현보살은 10대원을 발원했습니다. 스님들은 공양하기 전 게송을 읊습니다. 내용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음식에 대한 감사와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려 열심히 정진하겠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되 그냥 먹는 것은 불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육체는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주 삼라만상은 서로 둘이 아닙니다. 부처님과 여러분은 다르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본래 깨끗한 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번뇌·망상이라는 더러움을 씻어내면 곧 부처인 것입니다. 그 때를 벗겨내는 방법을 우리는 참선이다, 염불이다, 참회다, 육바라밀이다고 부릅니다. 또 본래의 면목을 찾아 다시 깨끗해지는 과정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몸을 받았을 때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부처님 법에 따라 열심히 생활하면 다음 생에는 좋은 세상에 태어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살아 있을 동안 마음씀씀이,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잘했는지 못했는지 두려워할지언정 죽음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법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어차피 이 몸은 물질이기 때문에 사용할 만큼 사용하고 나면 없어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다음 생에 좋은 데로 갈 것인 말 것인지가 염려스러울 뿐입니다. 그래서 청담 스님이 대도성 보살님께 구구절절 편지를 보낸 것입니다.

‘세상일 다해봤자 업만 지을 뿐이니 모든 걱정 다 버리고 염불공부나 부지런히 하라.’ 일을 하지 말란 말이 아닙니다. 일을 하되 원을 세워 원 데로 하란 말입니다. 법대로 살면 이생도 다음 생도 좋을 것입니다. 죽을 때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른 채 귀신에 끌려가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열심히 공부하면 광명이 비춰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법회를 마친 후 뿔뿔이 헤어져 집으로 가듯 이생은 살다가 업대로 헤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업에 따라 다시 태어나니 살아생전 업 노릇을 잘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죽은 후 극락세계에 가기를 바랍니다. 왜 극락세계로 가려 합니까? 그 세계는 좋은 일을 많이 한 사람들, 오로지 선한 일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아미타부처님께 법문을 듣고 열심히 공부해 부처님이 될 분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부처님은 이웃과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남편을 아내를, 형제를, 이웃을 위해 살라는 말입니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이 행복해지도록 서로 아끼고 위한다면 그 곳이 바로 극락세계인 것입니다.

관음재일을 맞아 여러분은 관세음보살님께 열심히 기도를 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의 고향이 어디입니까. 강원도인가요, 중국인가요? 아닙니다. 관세음보살님의 고향은 극락세계입니다.

중생들의 고통을 거두기 위해 고향을 떠나 사바세계에 오신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머리에 아미타부처님을 모시고 계십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부처님을 생각하면 부처님을 모시게 되는 겁니다. 남편이 아내를 생각하면 아내를 모시는 것입니다. 관음재일을 모시는 것은 가정이 행복하고 이웃이 행복하며 나라가 행복해져 이 세상에서 극락세계를 만들겠다는 발원을 세우는 것입니다.

나와 가족, 이웃과 나라를 위해 많이 기도하고 발원하기를 당부하는 것으로 법문을 마치겠습니다.
 
정리=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이 법문은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이 관음재일을 맞아 조계사에서 대중에게 설법한 내용을 요약 게재한 것이다.

혜총 스님은

1953년 양산 통도사에서 출가해 1956년 자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3년 동산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이후 통도사, 표충사, 동화사, 해인사, 선암사, 범어사선원에서 9안거를 성만했고, 해인사승가대학과 범어사승가대학을 졸업했다.

대한불교신문을 창간해 사장과 발행인, 편집인 등을 역임했으며 어린이포교와 복지 분야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어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대표이사, 용호종합사회복지관장, 부산불교사회복지청소년기관협의회장, 대한불교사회복지연구원장 등을 맡아 활동해 왔다. 지난해 11월 제5대 조계종 포교원장으로 취임해 특히 어린이와 군 포교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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