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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불교 이해 오류 많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7.08.20 13:49
  • 댓글 1

강병조 교수 ‘성철 스님의 고의 아닌 거짓말’서
“성철 법어 중 일부 불교·과학과 어긋난다” 주장
“영혼은 뇌의 기능적 단어에 불과…윤회는 없다”

성철 스님의 법문 중 영혼·윤회·깨달음과 관련된 상당부분이 불교나 현대과학과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병조 경북의대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부처님 당시 인도에서는 물론 현대 불교학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논란이 된 무아-윤회 논쟁 등과도 상당히 연관돼 있어 불교학자들의 상당한 반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강병조 교수는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린 ‘2007 교수불자대회’에서 발표한 ‘성철 스님의 고의 아닌 거짓말’에서 “성철 스님의 법문에서 불교가 아닌 힌두교의 내용과 시대에 뒤떨어진 비과학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성철 스님이 불교와 힌두교를 혼동했거나, 아니면 현대의 과학교육을 받지 못해 비과학적인 우를 범했거나, 혹은 우리나라 불교 교리나 시스템이 잘못된 것인줄 알면서도 혼자 힘으로 바로 잡을 힘이 없어서 이런 설법을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가 지적한 성철스님의 오류는 크게 네가지다.

◆영혼은 있다=강 교수는 성철 스님의 법어집 1집 제6권 『영원한 자유』에서 영혼을 ‘제8아뢰야식’ ‘무몰식(없어지지 않는 식)’, ‘장식(藏識)’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영혼이 있다고 하는 것은 힌두교 사상이며 석가모니께서는 무아와 연기를 통해 영혼이 없다고 말씀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영혼의 문제가 수천년전부터 철학의 주제가 돼왔으나 현대의학과 현대철학에서는 마음이니 정신이니 영혼이니 하는 것은 뇌의 기능이라고 말할 뿐”이라며 “마음, 정신, 영혼은 하나의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기능으로서 사용되는 기능적 단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성철 스님이 영혼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영혼 사진이나 영혼에 관한 설화, 『티베트 사자의 서』 또한 “근거가 희박한 하나의 전설 내지 가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윤회는 있다=성철 스님의 법문 중에는 전생에 관한 일화를 통해 윤회의 존재를 설명하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생에 대한 기억, 다른 사람의 몸으로 바꾸어 다시 살아나는 경우, 최면술을 이용한 전생회귀, 에드가 케이시의 전생투시 등이 그것이다.

강 교수는 “성철 스님의 예시는 모두 한때 흘러 다녔던 전설에 불과하다’며 “최면술을 통한 전생요법은 사기라고 현재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대 불교에서 믿는 윤회는 불교의 고유한 사상이 아니라 힌두교의 윤회사상이 대승불교에서 수용된 것”이라며 “(인간의) 심리적 윤회, 에너지의 흐름으로서의 윤회가 필자가 생각하는 윤회”라고 주장했다.

◆보살신앙=강 교수는 “성철 스님의 보살신앙이 대승불교에서 생긴 신앙이며, 어느 선각자가 신도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방편으로 보살이라는 의지처를 만들어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또 “이런 보살신앙이 힌두교의 여러 신들에 의지하는 것과 닮은 점이 많다”며 “죽음을 두려워하고 소원성취를 바라는 소원성취적 투사가 보살이나 신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깨달음=강 교수의 성철 스님 비판은 선불교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깨달음’의 문제까지 이어졌다.

성철 스님이 “대자유에 이르는 길, 곧 영겁불망(永劫不忘)인 생사해탈의 경계를 성취함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른 것이 참선”이라고 설법한 데 대해 강 교수는 “이는 우울증에 빠진 환자에게 모두 완쾌될 수 있다고 희망을 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선사들이 참선하는 동안 생기는 시공간을 초월한 몸의 상태나 지각의 변화, 화두의 의문이 풀리는 해답을 깨달음이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이러한 심리적 현상은 오랜 참선 후에 생길 수 있는 뇌의 상태에 불과한 것이라고 현대의학은 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깨달음은 자연법칙을 제대로 아는 것, 무지에 의한 고통에서 해방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상태가 바로 해탈이요, 열반이며, 깨달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지금까지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온 성철이라는 고승의 교리를 현대적·과학적으로 해석했다는 측면에서 나름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초기불교 당시부터 논의돼온 무아와 윤회, 아트만의 해석 부분에 있어서 불교학자들의 견해와 상당히 괴리되는 부분들이 많아 앞으로 더욱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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