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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선생의 사불수행]사경의 보존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명 법보신문

청정한 장소에 법단 마련해 봉안해야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는 법사리 신앙과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법사리 신앙은 부처님의 진리에 대한 신앙으로 불교의 근본신앙에 다름 아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사경을 통해 널리 전파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전은 신심을 배가시키고 정법을 확인하는 기준이었습니다. 따라서 사경은 승속을 망라한 모든 불자(佛子)들의 가장 중요한 수행덕목이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법사리도 여법하게 보존이 되지 않는다면 그 가치가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전에서는 법사리를 여법하게 장엄하지 않고 소홀히 하는 일이 죄가 된다고 분명하게 설하고 있습니다. 법사리의 여법한 장엄은 수지(受持)와 관련을 갖습니다. 그래서 사경하고 수지하며 독송하고 널리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라고 했던 것입니다.

사경을 소각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상(相)을 내지 않기 위해서라 할 수도 있겠으나 사경을 귀히 여김은 상을 내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사경은 수지로 인하여 후대에 전해지고 부처님 법이 널리 퍼집니다. 여법하게 수지하는 일 또한 수행인 것입니다.

사경이 마음에 흡족하지 않더라도 사경수행에 최선을 다 한 후 얻어지는 사경은 가장 값진 법사리입니다. 세간의 미추에 대한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빈자일등(貧者 一燈)이 가장 고귀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사경수행을 하기 전에 미리 깨끗한 경보(비단보자기)나 청정한 경함을 하나 마련하여 사경을 사성한 날짜를 쓴 후 순서대로 차곡차곡 넣어두면 됩니다. 정성으로 사경을 한다면 결코 함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인 물건은 누구나 함부로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렇게 사성한 사경에는 부처님의 법력이 깃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법력은 가정과 이웃에게 맑은 기운을 전함으로써 사람을 비롯한 만물을 변화시킵니다.

그래서 사경수행을 할 때에는 후에 조금이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처음부터 느린 걸음으로 완벽을 기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보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에 가장 청정한 장소를 택하여 법단을 따로 마련하고 그 곳에 봉안하길 권하고자 합니다. 이후 인연이 닿게 되면 탑이나 불상의 복장에 봉안토록 합니다. 

한국사경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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