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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모든 종교가 같을 수 있나

기자명 법보신문

지금처럼 많은 종교가 존재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우리나라의 종교를 보면 그야말로 종교백화점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종교지도자들은 종교간의 평화를 위해 여러 가지로 힘써 왔는데, 특히 불교의 타종교에 대한 관용은 주목받을 만하다. 그런데 일부 스님들 가운데 타종교에 대한 관용과 이해가 넘쳐서 불교와 타종교의 교리적인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모호한 상태로 설법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컨대 진리는 하나이므로 궁극에는 불교와 기독교가 도달하려는 점이 같다던가,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서이지 모든 종교의 내용은 같으며, 불성이나 신성이나 같다라고 하는 것 등이다. 율장에 의하면 부처님께서는 외도의 마음을 품거나, 외도를 찬양하고, 외도를 좋아하면서 승단에 머무는 비구를 적주비구라고 하시고 함께 거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외도에 있다가 스님이 된 후 다시 외도로 간 사람은 다시는 출가가 허락되지 않을 만큼 외도에 대해 엄격하게 금지되어있다. 또 불법보다 외도법이 좋다거나 외도에 대해 칭찬하며 삼보에 대해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비구는 그 즉시 사계하는 것이 되어 비구의 신분을 잃게 되는 것이다. 불교의 포용성으로 타 종교의 교주를 부처님과 동등하게 여기거나 불교적 시각으로 타종교를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만약 불교가 타종교와 같다면 왜 다른 종교에서는 불법을 자신들의 진리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가?

부처님께서는 다른 외도들과 화합차원에서 만나거나 그들의 주장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지 않으셨다. 부처님께서는 외도들이 가르치는 내용을 잘 알고 계셨지만, 그들의 교리가 삼독을 끊고 고를 벗어나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말씀하지 않으셨다. 또 외도들이 불교 교단이 번성하는 것에 질투심으로 모함하고 시비를 걸어온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에 상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 쪽의 손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처럼 불교가 화합을 외칠 때 타종교가 무심하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날 뿐이다. 교리적으로 유일신만을 인정하는 종교에서 불교를 인정하는 일은 곧 자신의 교리에 위배되는 모순을 가져온다. 그러므로 설령 화합한다하더라도 순간일 뿐이며 궁극에는 자신들이 믿는 교리에 힘을 주게 된다. 불교도로서 타종교인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바로 부처님께서 행하신 것처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들이 다가오면 불법을 설하여 법을 이해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불자에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다. 오직 부처님말씀만 잘 좇아 행하여도 보살도를 이루기가 힘이 드는데, 다른 곳으로 눈 돌리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송광율원 교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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